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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안전사고 및 학교폭력의 경우 과실상계의 문제에 대한 고찰대법원 2016. 10. 19. 선고2016다208389 전원합의체 판결

01 사안과 쟁점

이 사건은 소외인이 2014. 2. 21. 등교하여 자율학습 중이던 14:00경 3층 학교 안 화장실에 들어가 있다가 앞으로 쓰러진 후 119구급대가 학교에 도착하여 심정지, 호흡정지 상태이던 소외인을 구급차에 실어 흉부압박을 하면서 대학교병원 응급실로 후송하였으나 병원 응급실에서 사망하였는데, 학교안전법상 학교안전사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소외인의 뇌전증(간질)에 영향을 미쳤거나 위 질병과 겹쳐져서 이 사건 사고를 일으켰고, 이 사건 사고와 소외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학교안전법에 따른 공제급여의 지급액 산정에 기왕증을 참작하고 과실상계를 허용하는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이 모법인 학교안전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인지 여부이다. 이 문제는 결국 학교안전법에서 정하는 유족급여 등의 ‘지급기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과 ‘장해급여액의 산정 및 지급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에 시행령 제19조의2에서 정한 기왕증이나 과실상계가 포함되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02 판결요지

[다수의견]
학교안전법의 입법 취지와 공제급여의 성격 및 학교안전법 제36조 내지 제40조의 위임의 취지, 그리고 모법인 학교안전법에서 공제급여의 지급제한 사유를 제43조에서 한정적으로 열거하여 규정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만약 기왕증과 과실상계에 의한 지급제한 사유를 규정한 시행령 조항이 학교안전법 제36조 내지 제40조에 의하여 위임된 사항을 규정한 것이라면 이는 위임의 범위를 넘는 것이고, 그 밖에 달리 학교안전법 시행령에서 지급제한 사유를 추가하여 정할 수 있도록 모법에서 위임한 규정을 찾아볼 수 없으므로, 결국 시행령 조항은 법률의 위임 없이 피공제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으로서 무효이다.

[대법관 조희대의 반대의견]
학교안전법 시행령 제19조의2 제1항은 학교안전법 제36조부터 제40조까지에서 예정하고 있는 공제급여의 제한에 관하여 필요한 내용을 구체화한 것으로서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무효의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대법관 이기택, 대법관 김재형의 반대의견]
공제급여의 산정에 피공제자의 기왕증을 참작하고 과실상계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시행령 조항은 학교안전법 제36조 내지 제40조가 예정하고 있는 공제급여의 액수 및 범위를 정함에 관하여 필요한 내용을 구체화한 것으로서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박병대, 대법관 박보영의 보충의견]
학교안전법에 의한 공제급여는 그 본질적 성격이 손해배상책임과는 달라서 민사상 불법행위 등에 관한 과실상계나 기왕증을 사유로 한 책임제한의 일반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별도의 영역이다. 따라서 그 근거 법률에 명시적이고 명백한 권리제한 규정이나 적법한 위임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권리제한이 허용되는 범위를 확대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 사건 시행령 규정은 공제급여의 근본 성격과 조화되지 않을 뿐 아니라, 모법의 위임 없이 규정하거나 위임범위를 일탈하여 규정한 것이므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03 판례평석

가. 대상판결 후 법률개정안
대법원판결에 따라 현재 시행령에 규정된 기왕증 참작 및 과실상계에 의한 공제급여 지급 제한 조항의 상위 법률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현재 시행령에 규정된 기왕증 참작 및 과실상계 규정을 법률에 규정(제43조 제4호, 제5호 신설)하는 법률개정안을 마련하였다.

나. 대상판결에 대한 검토
학교안전법에 의한 공제급여 제도는 근본적으로 손해배상제도가 아니라, 학교안전사고로 인하여 생명·신체에 피해를 입은 학생·교직원 및 교육활동참여자에 대한 보상을 하기 위하여 교육감이 실시하는 학교안전사고보상공제사업에 따른 특수보상제도이다. 손해배상이 아니라 학교안전사고로 인하여 피공제자가 입은 피해를 학교 교육과정의 안전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법률에 의하여 창설된 학교안전공제회로 하여금 직접 전보하게 하는 일종의 근거 법률에 의한 일종의 법정책임이라고 보아야 한다.

만약 공제급여가 손해배상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라면, 기왕증으로 인한 책임제한이나 과실상계의 법리가 적용되는 것이 당연할 수 있으나 손해배상이 아닌 특별법에 의한 법정책임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라면, 공제급여의 범위와 제한은 모두 그 법에 규정된 바에 따라야 하는 것이지 민법상의 일반 손해배상제도에 의하여 재단할 것이 아니다. 손해배상제도라면 손해의 공평한 분담과 형평이라는 이념이 작동할 것이지만, 학교안전법의 보상 구조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규정 체계를 살펴보면 급여의 종류, 급여의 제한 사유, 부당지급된 급여의 환수 체제 등 여러 면에서 흡사한 점이 많고, 기왕증이나 과실상계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학교안전법을 개정하여 과실상계나 기왕증을 참작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그런 규정을 두는 것은 단순히 공제급여의 금액 산정방법을 정하는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학교안전법 및 그에 의한 급여의 근본 성격을 바꾸는 것이 된다. 그렇게 되면 학교 공간의 사고로 인한 학생 등의 피해에 대하여 적정하고 신속한 보상을 하고자 하는 제도의 근본 성격이 손해배상 내지 이에 대한 책임보험으로 바뀌는 것이다. 기왕증이나 본인의 과실이 사고 발생이나 피해 정도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지급금액을 정하는 데 있어서는 고려사항이 아니다.

학교안전법에 의한 공제급여는 그 본질적 성격이 손해배상책임과는 달라서 민사상 불법행위 등에 관한 과실상계나 기왕증을 사유로 한 책임제한의 일반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별도의 영역이다. 따라서 그 근거 법률에 명시적이고 명백한 권리제한 규정이나 적법한 위임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권리제한이 허용되는 범위를 확대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 사건 시행령 규정은 공제급여의 근본 성격과 조화되지 않을 뿐 아니라, 모법의 위임 없이 규정하거나 위임범위를 일탈하여 규정한 것이므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다수의견 중 보충의견이 타당하다고 본다.

한편 위 대상판결 후 법률개정안은 과실상계와 기왕증을 참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대상판결 당시 시행령에 규정된 기왕증 참작 및 과실상계 규정을 법률에 규정(제43조 제4호, 제5호 신설)하도록 개정하고 있지만, 학교안전법에 의한 공제급여는 그 본질적 성격이 손해배상책임과는 달라서 민사상 불법행위 등에 관한 과실상계나 기왕증을 사유로 한 책임제한의 일반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별도의 영역이므로 개정안은 위 대상판결의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개정안으로서 문제가 있는 개정안으로 생각된다.

 

김용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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