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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창 변호사 인터뷰새로운 법조인의 길을 묻다 - 법률과 IT를 뒤섞다.

인터뷰/정리 : 남중구 본보 편집위원

 

법률가들이 다양한 직역에서 활동하는 경향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적이다. 법률가 특유의 논리력과 사회제도에 대한 폭넓은 이해는 기업 운영 등 다른 직무에서도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법률가 수의 증가로 인하여 전통적인 송무, 자문 영역이 아닌 분야에서 법률가의 약진이 눈에 띈다. 구인구직을 혁신하는 IT 스타트업 ‘원티드(wanted)’의 허재창 변호사(변호사시험 2회)는 그 대표주자라 할 수 있다. 

 

 

 반갑습니다. 법률가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분을 만나뵈어서 영광입니다.

- 아이고, 과찬이십니다. 아직 아무 것도 이루지 못했는데 회보에 인터뷰까지 하게 되어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선배 법조인들게 어떤 내용으로 인터뷰 내용이 나갈지 벌써 걱정되려고 합니다.

 

 후배든 선배든 새로운 길을 보여주는 분들은 항상 환영이지요.(하하) 지금 몸 담고 있는 회사와 사업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를 해주십시오.

- 저는 ‘(주)원티드랩’이라는 회사를 동료들과 창업하였고, ‘원티드(wanted)’라는 앱을 개발하여 서비스 중입니다. ‘원티드’는 구인구직을 연결하는 온라인 어플리케이션입니다. 독특한 점은 구직자의 지인들이 기업에 추천하는 구조라는 겁니다. 기업은 구직자를 채용하면 구직자와 추천자 모두에게 채용보상금을 지급합니다. 구직자를 잘 아는 사람들이 추천하므로 채용의 신뢰성이 높아지고, 추천자에게는 금전적 보상이 이루어져 윈윈하게 됩니다. 

 

 당장 변호사 업계에도 도입해야 할 훌륭한 사업이네요. 사업 얘기는 잠시 후에 하기로 하고, 경력이 특이하다고 느껴지는데 법률가가 되고 나서 IT 스타트업을 창업한 과정이 궁금하네요.

- 많은 분들께서 제게 경력이 특이하다고 말씀하시는데, 사실 제 개인적으로는 한 번도 방향을 바꾼 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였고, 병역특례기간을 포함하여 7년 동안 IT기업에서 근무도 했습니다.

- 그러던 중 석사학위를 통해 좀 더 특화된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공학으로 석박사를 하기에는 너무 깊이 파고드는 것 같고, 주로 대기업의 경영을 고민하는 MBA도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러다가 IT 관련 분야 법률이 발전할 여지가 많은 블루오션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IT기업가이자 법률가가 되면 희소성도 있을 거라 판단했습니다. 3년은 긴 시간이지만 이미 평균수명이 80세를 넘어서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법 공부를 하면서 처음엔 낯설어서 상당히 힘들었지만 즐거웠습니다. 하나하나 실전에 투입된다고 생각하니 크게 힘들지도 않았습니다. 로스쿨을 마치고 몇 년간 변호사 경험을 해보고 싶기는 했지만, 사회 경험도 꽤 있고 나이가 적지 않아서 바로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처음에 1인 창업을 하였다가 지금 팀을 만나 ‘원티드랩’을 창업하였습니다.

 

 

사업을 하면서 주로 어떤 때에 법률가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던가요?

- 법률지식은 일반 회사보다 창업하고 사업을 할 때 정말 많이 필요합니다. 법인설립, 주주총회, 이사회 등 지배구조에 대한 것부터 투자계약 등 일반 계약도 정말 많이 맺고 고용 관련 법무도 중요하다는 경험을 했습니다. 실제로 작은 회사에서 법률자문이 많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 원티드랩에서 법무가 필요할 때 제가 나서는데 외부 변호사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나갈 때도 많습니다.

 

IT 분야의 변호사로서 크게 성장하실 것 같은데 변호사로서 지향하는 방향이 있나요?

- 저는 컴퓨터공학과 출신이고 IT 개발 업무를 꽤 오랫동안 해왔고 당분간도 할 생각입니다. 저의 차별점은 ‘공학 위에 법률을 얹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IT 분야 변호사님들께서 ‘법률에 공학을 얹은 것’과 좀 다르겠지요. 현재 IT 분야 변호사들께서는 꽤 깊은 IT, 공학 지식이 있으시지만, 여전히 법률 지식이 기반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물론 제가 지향하는 변호사가 되려면 IT, 법률 모두 많이 공부해야겠지요. 갈 길이 멉니다.

 

송무나 자문을 하는 변호사로 활동할 생각은 없으신가요?

- 아뇨 있습니다. 사실 지금 사업에 매진하면서 또 IT 분야 변호사로서의 커리어나 경험도 쌓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번 실전에서 IT 스타트업의 법률 문제를 몸으로 느끼고 해결해나가는 것도 아주 즐겁습니다. 꿩먹고 알먹는다고나 할까요? 실전 속에서 배우는 법률 경험은 정말 귀하게 느껴집니다.

- 외부 변호사님들과 협업을 많이 하는데 법조 경력이 많지 않은 제게 큰 배움이 됩니다. 그분들의 지식을 쏙쏙 흡수하는 재미도 있고요. 제가 가진 IT 지식과 법무 경험이 융합되는 경험은 아주 즐겁습니다. 

 

변호사 개업도 일종의 ‘창업’이라고 볼 수 있는데, 아이템(item)을 정하고 팀을 만들어 사업을 잘 꾸려나가는 노하우를 몇 가지 알려주세요.

- 많은 개업 변호사님들께서 성공적으로 창업하고 계시니 오히려 제가 배워야 하겠지요. 다만 짧은 경험 중에 느낀 점으로 대신하겠습니다.

- 팀(team) : 1인 창업을 하고 정말 1년 열심히 했지만 성과가 없었습니다. 분석을 해보니 근본적인 문제로서 팀(team)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같은 사업을 하기 위해 팀이 모이는 것이 아니라, 팀원이 모이는 것을 우선으로 놓았습니다. 결국 우리 팀 모두 자신의 기존 아이템을 버리고 새로운 아이템으로 ‘원티드’를 창업하였습니다.

- 팀원 구성 : 이상하게 들리실 수 있는데, 저는 가장 좋은 팀원은 개인 사업을 하다 잘 안 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자신있게 창업했다가 사업의 어려움을 겪은 분들은 겸손하고 성실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창업 경험이 없고 안정적인 직장인은 웬만한 오퍼(offer)에도 설득되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이전 회사에서 높은 연봉을 받았던 능력자라도 본인이 직접 창업하여 길을 닦아 나아가는 것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팀은 개인 창업을 했다가 잘 안 풀렸지만 뛰어난 분들이 뭉친 팀입니다. 아주 좋습니다.(웃음) 

 

짧은 인터뷰였지만 새롭고 신선한 이야기여서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회보를 보시는 변호사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는지요.

- 아직 크게 이룬 것이 없어서 제가 변호사님들께 말씀을 드린다는 게 어색하고 부끄럽네요. 요즘 IT 창업을 하는 변호사로서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은 자주 합니다. 제가 온 몸으로 공동창업자 계약이나 투자계약. 서비스의 보호 등에서 직접 당사자로서 겪었거나 고민했던 부분을 공유하면 작은 도움이라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선배, 동기, 후배 변호사님들께서 IT 창업에 눈을 돌리시리라 믿습니다. 저도 많이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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