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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변호사 인터뷰

인터뷰/정리 : 김용우 본보 편집위원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지방변호사회의 요청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지요. 

 

6년간 대형로펌에 다니다가 유학심사를 앞두고 갑자기 IT회사를 차리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요? 

저는 현재 함께 근무하는 박효연 변호사로부터 ‘법률시장을 바꿔보자’는 간곡한 제안(웃음)을 받고, 변호사 6년 차인 2015년 6월, 몸담고 있던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을 퇴직하였습니다. 제가 어떤 식으로 바꿔볼 건지 물었는데 박 변호사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법률서비스를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다른 유형의 서비스를 제공하자’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다소 실현 가능성이 있을까? 고민되는 제안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취지가 마음에 들어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송무와 자문 업무에 익숙한 변호사들이 전혀 다른 분야의 일을 하기에 많은 시행착오도 겪었을 것 같은데요. 

물론입니다. 박효연 변호사와 2015년 6월부터 두 달간 사업구상만 했는데요, 추상적인 사업목표만 있었지 구체적인 사업 아이템은 없었습니다. 그 때 박 변호사와 함께 찾아간 곳이 선릉역 근처에 있는 D-Camp(은행권 청년창업재단) 사무실이었는데요, 도서실처럼 생긴 창업보육공간에서 일정에 따라 투자유치방법, 기업설명서(Investor Relations) 작성요령 등을 교육 받았습니다. 그곳에서 스타트업에 있는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그들의 법률적인 문제를 상담해주고 그들로부터 창업에 대한 조언을 받았습니다. 

 

혹시 초기 펀딩을 받으셨나요? 

아닙니다(웃음). 초기 비용은 저와 박효연 변호사의 사재를 고스란히 털어 시작했습니다. 

 

불안하진 않으셨는지요? 

불안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요. 사실 제 아내(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재직 중)가 없었더라면 창업에 뛰어들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로펌을 몇 년 더 다니고 유학까지 다녀오게 되면 가진 것이 많아져 나오기가 힘들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헬프미’가 추구하는 사업방식 또는 영역에 대해 설명 해주시겠습니까?

사람들은 법률적인 문제가 발생했다고 바로 법률사무소를 찾아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당장 해결해야 하는 법률적인 문제는 상당히 많지요. 그렇다고 그럴 때마다 변호사를 선임할 수는 없습니다. 50만 원의 임금이 체불된 상황에서 40만 원을 지불하고 변호사를 선임할 수 없는 것이지요. 저희는 그 부분이 ‘법률서비스의 사각지대’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럴 경우 ‘자동화된 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함으로서 법률 문턱을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는 앞으로 도입될 인공지능(예를 들면, IBM사의 WATSON 등)을 통해서도 가능해질 수 있는 부분이지요. 

다만 법률상담은 반드시 유료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점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PROVIDER, 즉 변호사들은 지치게 마련입니다. 어떤 법률적인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흔히 포털 사이트를 검색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다양한 변호사들의 전문적인 답변을 찾을 수 있지만 실제로 그들과 연락을 해 상담을 받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무장들이 사건화 되지 않을 사건들은 미리 차단하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사건화 여부와 관계없이 변호사와 직접 상담하되 그 상담비용을 반드시 받는 사업 모델을 구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헬프미는 현재 ‘지급명령신청’, ‘변호사 매칭 서비스’에서 최근 ‘등기 대행 서비스’도 추가하신 것 같습니다. 헬프미는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지요. 향후 어떠한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으신지요? 

네. 헬프미가 만든 플랫폼에서 다양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최근에는 스타트업에 있는 사람들이 필요한 법률 이슈에 대한 해결책을 지원하는 사업모델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만나 본 스타트업 사람들은 최소한의 법률적 조력조차 받지 못한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예를 들면 직원을 고용했는데 근로계약서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일을 잘 하는 직원에게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주어야 하는데 어떤 절차(정관,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스타트업에 있는 사람들이 필요한 법률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인공지능의 자가 학습(딥러닝)을 통해 (극단적인 예지만) 핸드폰에 대고 ‘이혼하고 싶어’라고만 이야기하면 기존의 저장된 개인 정보(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혼을 해야 하는지, 재산분할은 어떠한지 즉석에서 대답을 들을 수 있는 사업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헬프미의 지급명령신청 테스트를 해 보았는데 ‘제소전 화해를 하였는지’, ‘소멸시효가 도과하였는지’를 묻는 문항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용어는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처음에 문항을 쉽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질문이 상당히 많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서비스에 접근하실 수 있는 분들이라면 ‘제소전 화해’나 ‘소멸시효’의 법률적인 의미 정도는 충분히 검색할 수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희가 5천 만 국민 모두를 이해시킬 수는 없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고, 이 방법이 서비스 편의도를 개선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하여 선택하였던 것입니다. 

 

헬프미에는 몇 명이 근무하고 헬프미의 기업 문화는 어떤지요? 

헬프미는 현재 12명의 직원(3명의 변호사, 9명 엔지니어ㆍ디자이너)들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상호간 직급이 없는데 서로 ‘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합니다. 심지어 인턴도 저에게 ‘님’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스타트업계에서는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변호사 사무실에서는 드문 일이겠지만요. 만약 사장, 부장 등 직급을 만들게 되면 상호 소통할 수 있는 관계가 될 수 없고, 상급자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관계가 될 위험성이 생깁니다.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이고 창의성을 발현하기 위한 나름의 방안이랄까요. 직급 체계가 고착화되면 효율적인 업무 수행도 어려워진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수평적인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동화된 법률서비스가 상용화된다면 가뜩이나 경쟁이 심해진 변호사 시장에서 일거리가 더 없어지게 되는 것 아닌지, 나중에는 변호사라는 직업이 없어지게 되는 것 아닌지,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는데요, 어떠신가요? 

오해입니다. 자동화된 서비스가 제공된다고 해서 10명의 변호사가 할 일을 1명의 변호사가 하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저희는 10명의 변호사가 전보다 수준 높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역은 기존의 변호사들이 해오던 영역이 아닌 법률 사각지대의 영역입니다. 변호사 수를 늘리면 법률 사각지대의 영역에도 변호사가 진출할 것 아니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변호사 숫자가 늘어난다고 해서 법률서비스의 서비스를 질이 높아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로스쿨이 도입되고 변호사 수는 늘어났지만 여전히 무변촌은 존재합니다. 반면 서초동 변호사의 숫자는 매년 급증하고 있지요. 결국 현재 법률시장이 겪고 있는 문제는 단순히 ‘변호사 수’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소 예민한 질문인데 현재 수입은 어느 정도인가요? 로펌에서 근무할 때에 비해서 어떠하신가요? 업무 강도는 어떠한가요? 

벌이요? 나쁘지 않습니다(웃음).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근무 시절보다 나쁘지 않지요. 하지만 업무강도는 로펌에 있을 때보다 더 센 것 같고, 그때보다 부담하는 리스크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큽니다.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히 10명 이상의 직원들의 월급을 매달 챙겨주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려는 변호사들, 특히 스타트업에 있는 변호사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힘들다는 것은 부인할 수는 없지만 하면 할수록 많은 것들이 보이는 세계가 바로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뛰어난 소수의 사람들만 도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다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다른 기라성같은 선, 후배 법조인들보다 나은 점이 하나라도 있는지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보통 더 빠르게 가기 위해 경쟁을 하고, 법조인은 특히 사법연수원과 로스쿨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주로 피라미드의 정점에 서는 방법을 교육받습니다. 그래서인지 법조계에서는 누가 더 빨리 가나 늘 경쟁만 하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다른 곳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회사를 직접 차리고 일을 해보니 빨리 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 곳에 가다 보면 이런 방법도 있는데 왜 남들처럼 똑같은 길을 걸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재미도 있고요. 약간만 방향성을 달리하면 새로운 길을 걸어갈 수 있습니다. 매일 정장을 입고 살다가 캐주얼을 입고 사무실을 꾸리니 좀 살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변호사는 결국 자신의 능력으로 시장에서 평가받게 됩니다. 자신이 지금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누가 그런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지 항상 고민해야 합니다. 노인정에서 장난감을 파는 것은 이상한 것처럼 보이지만 발상을 전환하면 노인들은 손자, 손녀들을 위하여 장난감을 살 수 있으므로 생각보다 좋은 판매처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가장 많이 쓸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 대체 가능성이 있는지 고민을 해야 할 것입니다. 미래에 무엇을 해야 할지는 누구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또한 어떤 아이템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아이템으로 버틸 수 있는지, 시장에서 자생력이 있는지는 시장에 출시한 후 1년 반은 지나야 알 수 있습니다. 그때까지는 버틸 수밖에 없지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제가 이 사업을 구상하면서 1,2년 차 저년 차 변호사님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점점 열악해지는 신규 변호사들에 대한 대우를 체감했습니다. 한 명의 전문가로 대우받지 못하고 비용과 자원으로 이용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개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분, 로스쿨을 졸업하기 위해 수천만 원의 학자금 대출을 받고도 6개월의 연수기간을 채우기 위해 서울로 올라와 월 100만 원이라는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대우를 감수하며 어렵게 생활하는 분도 만났습니다. 변호사단체의 선거기간 동안 많은 분들이 청년변호사의 생존문제를 논하시지만 선거가 끝나고 나면 관심이 줄어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적어도 이런 청년변호사들의 생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고, 최소한의 근로조건이 준수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기를 우리 시대의 법조인분들께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이상민 변호사 약력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제49회 사법시험 합격

제39기 사법연수원 수료

2010.02 ~ 2015.06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2015.06 ~ 현재 헬프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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