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전략 컨설턴트로 근무하다가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변호사가 되었는데요,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전략 컨설팅 회사에서 M&A, 구조조정 등 여러 일을 하면서 법률가의 역할이 중요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변호사가 된 후 M&A나 IB 전문 회사를 창업하겠다는 꿈도 있었기에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업무를 하게 되면 시너지 효과와 함께 제 꿈을 이루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법률가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전략 컨설턴트로 근무한 경력이 변호사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었나요?
제가 사내변호사로 커리어를 시작하다 보니 특히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전략 컨설턴트의 역할이 회사의 경영자인 CEO에게 조언하고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인데, 사내변호사는 회사의 입장에서 판단할 일이 많아서 전략 컨설턴트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전략 컨설턴트로서의 경험을 가진 제가 아무래도 법률적 이슈만 파악하는 변호사보다는 전략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파악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즉, 사내변호사는 회사 내에서 업무를 처리하면서 Issue Finder가 되기보다는 Problem Solver가 되어야 하는데 그간의 경험들이 이러한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국내회사 및 외국계 회사의 준법감시인으로서 사내변호사로 근무했는데 준법감시인의 역할과 주요 업무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준법감시인은 내부 통제 부서를 총괄하는 자리로서 회사 내에서 일반 법률이나 내부 규정을 잘 준수하는지를 감시하는 사전 예방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준법감시인은 정기적으로 내부 통제 점검 및 모니터링을 하고 회사가 규정을 잘 준수하도록 임직원의 준법의식을 함양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준법감시인은 사전 예방을 한다는 점에서 사후 통제를 하는 감사와도 차이가 있습니다. 최근 회사의 윤리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현재 도입된 준법지원인제도를 더욱 확대하고자 하는 법 개정의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준법감시인으로 일을 하는 동안 특별히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준법감시인이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회사의 최상위 임원, 때로는 CEO까지도 통제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데, 법률상 그 임기나 지위가 보장되어 있긴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 준법감시인 혹은 준법지원인의 직급 혹은 상대적으로 낮은 지위로 인해 실제 이러한 역할을 하기가 쉽지 않은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의사결정권자에 대한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 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이런 점을 제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준법감시인의 역할을 강화시킬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금융회사의 사내변호사로 근무했는데 금융회사 사내변호사로서 특별히 신경을 쓸 점이 있나요?
금융회사의 경우 다양한 금융상품이 있는데 변호사가 이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면 적절한 법률적 검토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파생상품 및 새롭게 쏟아져 나오는 상품들도 그 수가 많아 기본적인 내용을 파악하여야 법률자문업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 증권회사 사내변호사로 입사한 직후 흔히 3종세트로 불리는 자격증을 비롯하여 2년 사이에 7개가 넘는 자격증을 취득하였고, 이러한 저의 열정에 영업직원들도 마음을 열어 다양한 상품의 구성단계부터 회의에 참가를 요청하는 등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최근 변호사 출신 1호로 변호사 전문 헤드헌터가 되어 Agent X를 설립하었는데 Agent X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주세요.
취업난 문제는 변호사 시장도 예외가 아니어서, 변호사들이 갈 곳이 많지 않은 상황인데 그 대안의 하나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사내변호사 시장입니다. 기존에 채용하던 기업들을 포함해 다른 기업들도 점점 사내변호사의 필요성을 느껴서 채용을 하고 있는데, 적합한 인재를 찾기 어려울 때 이른바 헤드헌터에게 사내변호사 소개를 의뢰하기도 합니다.
Agent X(www.agentx.co.kr)는 회사의 구인 의뢰를 받아 변호사의 구직을 도와주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전략 컨설턴트 및 변호사로 일하며 수백 건의 면접과 인터뷰를 했었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검토한 경험이 있어 저희 회원에게는 자기소개서 등을 검토해 주고, 면접 준비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진행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지속하기 위해 멘토-멘티를 원하는 분들의 연락을 받아 서로 매칭해 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으며, 추후 많은 변호사들이 찾을 수 있는 콘텐츠들을 개발해 더 많은 변호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Agent X를 설립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많은 후배 변호사들의 직장 및 직업 관련 여러 가지 고민을 들어주다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Agent X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해서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로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저 자신을 발견하여 더욱 보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유관 단체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이를 통해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의 변호사 수요를 확충하여 변호사시장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에 변호사 전문 헤드헌터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선 어떤 일을 하든지 그 분야에 대한 경험이 있고, 이를 잘 아는 사람이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사 출신 제1호 헤드헌터로서 수년간의 경험을 통해 사내변호사의 회사 내에서의 역할 및 사내변호사의 업무환경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한국사내변호사회의 창립 멤버 및 이사, 그리고 IHCF의 회원으로서 1,000여 명의 회원들과 수년간 쌓아온 직접적인 네트워크는 구인을 원하는 회사 측에서나, 이직을 하고자 하는 변호사 모두에게 효율적이고,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내변호사로 성공하기 위한 팁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내변호사는 변호사로서의 지위도 있지만 회사원으로서의 지위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회사에 처음 입사하는 사내변호사의 경우 변호사라는 프라이드를 강조하기보다는 회사 조직에 융화되고자 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회사 내외의 여러 활동을 통해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다양한 직원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한편 요즘 기업들에서 변호사들의 업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현업부서에 배치하는 경우도 많아 사내변호사는 회사의 업무에 대해 더 심도 깊은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전문지식을 축적할 수 있도록 회사에서 일반직원들에게 공개되는 각종 강좌를 수강하는 등 부단히 노력한다면, 어느덧 직원들이 먼저 찾는, 그리고 탄탄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변호사로서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사내변호사회 이사로 재직 중인데 한국사내변호사회에서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최초에는 같은 지역 내 동일한 직종의 사내변호사들끼리 점심을 먹으며 친목을 도모하는 모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 후 사내변호사들이 늘어나면서 사내변호사들 간에 정보도 교환하고 멘토링 활동을 통해 선배들의 노하우도 전수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각 지역의 모임을 통할하여 한국사내변호사회라는 법인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한국사내변호사회에서는 운영 분과, 컴플라이언스 분과, 학술 분과, 문화 분과 등 각 분과별로 나누어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사내변호사로서 꼭 필요한 지식을 체득할 수 있는 학술행사,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는 워크숍, 기본적인 업무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각종 교육 등을 통하여 사내변호사들의 능력을 함양하고 사내변호사들의 권익과 지위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타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Agent X를 설립하여 경력관리와 이직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하게 되면서, 후배변호사들의 고민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격변하는 법조시장과 사회에 변호사가 된 후배들이 향후 진로를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5년 후, 10년 후, 20년 후의 모습을 자꾸 고민해 보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이것이었는지 스스로에게 계속 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업무가 과중하여 바쁠지라도, 자신에게 부여하는 시간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많은 정보와 교육 프로그램이 자신의 꿈을 찾아갈 수 있는 데 용이하게 해 주는 시기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출퇴근 시간에 핸드폰만 봐도 TED나 각종 강좌로 세계 석학과 유명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다양한 책을 통해 자신이 꿈을 펼칠 수 있는 많은 분야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함과 동시에, 후배변호사들은 주저하지 말고 선배변호사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스스로의 나아갈 길과 꿈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선배변호사들도 이러한 후배들을 챙겨주며 서로 멘토 멘티가 되어 서로의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목성을 가는 꿈을 이루기 위해 Space X를 만든 Elon Musk처럼, You Only Live Once.
 

[정상훈 변호사 약력]
1993 대원외국어고 졸업
2002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2003-2004 I&S Strategics 전략 컨설턴트
2006-2010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상법전공 석사 수료
2007-2009 사법연수원 제38기 수료
2009-2012 SK증권
2012-2014 KB 금융지주
2014-2016 ARA Korea limited 상무/준법감시인
2016- 한국사내변호사회 이사
2016- Agent X 공동창업
2017- Ecoeye 사외이사
2017- 대한변호사협회 국제위원회 위원
2017- 대한변호사협회 스타트업규제혁신위원회 위원
2017-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위원회 위원
2017- 서울지방변호사회 국제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