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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자가 여럿인 신탁에서 수익자들의 의사결정 방법서울고등법원 2015. 12. 24. 선고 2015나2025011 판결1)

 

01 사건의 개요

(1) 시행사는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범전동 386-64외 68필지(이하 ‘이 사건 토지’) 지상에 주상복합 아파트 신축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을 위하여 2006. 10. 23. 금융기관(12개 저축은행이며, 이하 ‘대주단’)과 시공사 그리고 피고 사이에 사업 및 대리사무약정(이하 ‘대리사무약정’)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시행사는 대주단에 대한 대출금채무 및 시공사에 대한 공사비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대리사무약정에 따라 2006. 10. 24. 피고와 부동산 담보신탁계약(이하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신탁등기를 마쳤는데, 신탁계약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시행사를 위탁자 겸 수익자, 피고를 수탁자, 금융기관을 제1순위 우선수익자, 시공사를 제2순위 우선수익자, 이 사건 토지를 신탁부동산으로 정하였다.
(2) 그런데 시행사가 대출금채무에 대한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자 대주단 중 일부 저축은행들이 피고에게 신탁계약에 따른 이 사건 토지의 환가처분을 요청하였고, 이에 피고는 이 사건 사업의 정상적인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토지의 공매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래서 피고는 2013. 12. 10.부터 신탁계약에 따라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공매절차를 진행하였으나 공매절차는 모두 유찰되었고,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수의매매계약이 가능한 상태에서 ㈜○○종합건설이 2014. 1. 28. 이 사건 토지를 약 430억 원의 가격으로 매수하여 잔금 납부 및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3) 그 후 피고는 2014. 4. 7. 매매대금을 신탁계약에 따라 정산·배분하였는데, 신탁계약에서 정한 신탁보수의 하나인 환가처분보수 173,800,400원과 대리사무약정에서 정한 대리사무미수보수의 50%에 해당하는 위약금 1,957,500,000원을 신탁계약에서 제1순위로 정산할 수 있다고 규정한 ‘신탁계약과 관련된 비용 및 보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를 선공제한 후 나머지 금액을 대주단에게 채권액의 비율대로 정산하여 주었다.
(4) 피고는 2014. 4. 7. 대주단에게 이와 같은 정산결과를 통보하면서 정산결과에 이의가 있으면 10일 이내에 피고에게 이의를 제기하라는 내용을 함께 통보하였는데, 대주단 중 S저축은행만이 2014. 4. 10. 이의를 제기하여 그 이의가 2014. 4. 11. 피고에게 도달하였고 나머지 저축은행들은 현재까지 피고에게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5) S저축은행을 포함한 대주단 전원은 2014. 5. 21. 피고를 상대로 대리사무 미수보수는 신탁계약에서 제1순위로 정산할 수 있다고 규정한 ‘신탁계약과 관련된 비용 및 보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에 대한 정산을 요구하는 정산금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02 판결의 요지

(1) 제1심법원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4. 16. 선고 2014가합531721 판결
원고의 청구에 대하여 제1심법원은 “대리사무약정에서 정한 대리사무미수보수의 50%에 해당하는 위약금 1,957,500,000원은 신탁계약에서 제1순위로 정산할 수 있다고 규정한 ‘신탁계약과 관련된 비용 및 보수’인 ‘미지급재산관리수수료에’해당하며, 이는 손해배상의 예정으로 추정되고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 법원이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지만, 제출된 서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배당받은 위약금이 부당하게 과다하여 감액을 명해야 할 정도라고 볼 수는 없다.”라고 판시하여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2) 제2심법원 : 서울고등법원 2015. 12. 24. 선고 2015나2025011 판결
① 원고의 항소에 대하여 제2심법원은 “이 사건 신탁계약에서 신탁보수는 담보관리보수와 환가처분보수로 구분되는데 재산처분수수료는 환가처분보수를 미지급재산관리수수료는 담보관리보수를 의미하며, 위약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므로 대리사무약정에서 규정된 위약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하는데 그 문언과 법적 성질상 손해배상액 예정이 담보관리보수에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하여 원고의 항소를 모두 인용하였다.
②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피고는 2014. 4. 7. 대주단에게 정산결과를 통보하면서 정산결과에 이의가 있으면 10일 이내에 피고에게 이의를 제기하라는 내용을 함께 통보하였는데, 대주단 중 S저축은행만 2014. 4. 10. 이의를 제기하여 그 이의가 2014. 4. 11. 피고에게 도달하였고 대주단의 대표인 H저축은행을 포함한 나머지 저축은행들은 현재까지 피고에게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므로 그 정산내역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으며 설령 S저축은행의 이의 제기를 인정하여도 그 효과는 S저축은행에 국한되어야 한다고 항변하였다.
③ 이에 대하여 제2심법원은 “수익자가 여럿인 신탁에서 구 신탁법(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63조에서 규정한 신탁이 종료한 경우의 계산승인권의 행사방법에 대하여 살펴보면, 수익권은 크게 자익권과 공익권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자익권은 통상 신탁재산으로부터의 일정한 급부를 수령할 권리인 급부수령권을 의미하고, 공익권은 단체적 법률관계인 신탁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단체법적 권리를 의미한다. 그리고 공익권은 신탁감독적 권능과 신탁운영권으로 나누어지는데 그 중 신탁운영권에는 신탁재산의 관리방법의 변경, 신탁약관의 변경 기타 신탁의 구조조정, 신탁위반 처분행위에 대한 취소 여부, 신탁의 해지결의, 신탁의 해지청구, 신탁종료 시 계산의 승인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수익자가
공익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각 수익자가 단독으로 권리를 행사하여도 수탁자의 신탁사무처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권리(서류열람청구권, 신탁사무에 대한 설명요구권 등), 수익권의 행사가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형태로 되어 있어 단독행사를 인정하여도 폐해가 없는 경우(법원에 대한 수탁자의 해임청구, 필요한 처분을 구하는 경우 등), 신탁재산의 보전을 위한 공익권의 경우(신탁재산에 대한 손해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권, 신탁재산의 변경을 이유로 한 원상회복청구권, 분별관리 위반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권, 원상회복청구권 등)에는 각 수익자가 단독으로 행사할 수 있으나, 신탁종료의 계산의 승인과 같이 예외적인 상황에서 수익자가 신탁운영을 결정하는 신탁운영권은 수익자 전원의 만장일치로써 행사하지 아니하면 아니 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신탁계약은 수익자가 여럿인 경우의 의사결정방법에 관하여 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우선수익자인 대주단이 계산의 승인을 하기 위해서는 대주단 전원이 승인을 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우선수익자 중 S저축은행이 10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한 이상 수익자 전원이 일치하여 계산의 승인을 한 것으로 볼 수 없어 계산 승인의 효과가 발생하지 아니한다.”라고 판시하여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였다.

03 판례 평석

수익자가 여럿인 신탁에서 수익자들의 의사결정 방법에 국한하여
(1) 구 신탁법에서 “수익자가 여럿인 경우 수익자의 의사결정방법”에 대한 명문의 규정은 없으며 또한 수익권을 학문적으로 ‘자익권’과 ‘공익권’으로 구분하고 다시 ‘공익권’을 ‘신탁감독권’과 ‘신탁운영권’으로 구분하여도 수익권의 성격에 따라 복수의 수익자의 의사결정방법을 달리하는 명문의 규정이나 대법원 판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신탁법상 “수익자가 여럿인 신탁에서 수익자들의 법률관계”는 민법상 분할채권관계이므로 ‘자익권’과 ‘공익권’에 대한 구분 없이 수익자의 권리는 개별적으로 행사가 가능하다.
(2) 그리고 ‘수익자의 승인’은 “신탁종료에 대한 승인”이 아니라 신탁사무의 최종계산을 위하여 “수탁자가 집행한 신탁사무처리 비용”에 대한 승인이며 “잔여 신탁재산의 귀속”에 대한 개별적인 동의의 표시이다. 대법원도 ‘수익자의 승인’이 “신탁종료 후 신탁사무의 최종계산에 대한 승인”이라는 점을 명백히 하였고, 이러한 점에서 ‘신탁종료에 의한 계산’에 대한 수익자의 승인권은 공익권이 아닌 자익권에 해당하는 권리이다.
(3) 신탁부동산에 대한 공매요청은 수익자가 개별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고 하면서 공매를 통한 처분대금의 정산은 수익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한다면 실질적으로 우선수익자의 신탁부동산에 대한 공매요청권을 형해화 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구 신탁법 제63조의 ‘신탁종료에 의한 계산’에 대한 수익자의 승인권도 신탁계약 등 신탁행위에서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수익자가 개별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4) 또한 대법원은 부동산 담보신탁의 공매절차에서 처분대금을 정산할 경우 신탁계약에서 달리 정함이 없으면 저당권에 관한 민법 제368조의 법리가 유추 적용된다고 판시하였는데, 부동산 담보신탁의 공매절차와 유사한 근저당권의 임의경매 절차를 살펴보면 구 신탁법 제63조의 ‘신탁종료의 계산’은 ‘집행법원의 배당표 작성’과 ‘신탁종료의 계산승인’은 ‘배당이의 절차’와 유사하고, 이러한 “배당이의”는 채권자가 자기의 이해에 관계되는 범위 안에서만 행사할 수 있고 상대적 효력을 가지므로, 개별 수익자가 단독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5) 한편 현행 신탁법상 수익권의 포기는 신탁행위로도 제한할 수 없고 수익자가 단독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데(신탁법 제61조 제5호), ‘신탁종료 후 계산의 승인’은 “수탁자가 집행한 신탁사무처리비용”에 대한 승인으로서, 수익자가 이전받을 잔여 신탁재산의 일정 부분에 대한 자신의 수익권을 일부 포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러한 수익권의 포기는 어떠한 경우에도 제한될 수 없으므로 각각의 수익자가 개별적으로 행사하여야 하는 것이 현행 신탁법의 해석으로도 타당하다. 만약 제2심법원의 판단대로라면 복수의 수익자 중 1인이 최종사무의 계산에 대하여 계속 이의한다면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나머지 수익자들 전원은 1인의 반대로 인하여 신탁을 종료할 수 없고 그에 따른 잔여 신탁재산을 귀속 받을 수 없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되므로, 제2심법원의 판단은 이의를 한 우선수익자에 한하여 그 청구를 인용하는 방향으로 변경되는 것이 결론에 있어서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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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항소심에서 패소한 피고가 대법원에 상고하였으나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이 내려졌으므로, 항소심 법원의 판결에 국한하여 관련 논의를 진행하도록 하겠다(대법원 2016. 5. 23. 선고 2016다204585 판결).
2. 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다50415 판결.
3.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다59795(본소), 2011다59803(반소) 판결.
4. 대법원 2007. 2. 9. 선고 2006다39546 판결 등 다수의 판결.

 

 

오상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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