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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명의신탁과 취득세 납세의무대법원 2017. 7. 16. 선고 2012두28414 판결

 

 

 사안과 쟁점

원고는 공동주택 신축사업을 추진하였는데, 그 사업부지에 포함된 이 사건 토지는 대부분 농지여서 법인인 원고 명의로는 이를 취득할 수 없었다. 이에 원고는 그 대표이사 및 이사들(이하 ‘본건 명의수탁자들’)과 업무약정을 체결하여 사업부지 매입에 필요한 초기 자금은 본건 명의수탁자들이 조달하되, 지구단위계획결정이 고시되면 원고가 본건 명의수탁자들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매입하기로 하였다.


본건 명의수탁자들은 그들 명의로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여 2003. 7. 23.부터 2004. 12. 13.까지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그 무렵 본건 명의수탁자들 명의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취득세 및 농어촌특별세가 납부되었다. 그 후 원고는 이 사건 토지를 담보로 대출받은 돈으로 이 사건 토지의 매입을 위하여 본건 명의수탁자들 명의로 빌린 차용금을 변제하였다.


원고는 공동주택 신축사업에 관한 도시관리계획결정이 고시된 후 본건 명의수탁자들로부터 이 사건토지에 관한 등기를 이전받으면서 취득세 등을 신고·납부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본건 명의수탁자들 명의로 잔금이 지급될 당시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사실상 취득’하였음을 이유로 원고에게 취득세 등을 부과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

 

대법원판결 요지

계약명의신탁에 의하여 부동산의 등기를 매도인으로부터 명의수탁자 앞으로 이전한 경우 명의신탁자는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아니고 명의수탁자와 체결한 명의신탁약정도 무효이어서 매도인이나 명의수탁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는 지위를 갖지 못한다. 따라서 명의신탁자가 매매대금을 부담하였더라도 그 부동산을 사실상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명의신탁자에게는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지 않는다.


본건 명의수탁자들은 명의신탁약정에 해당하는 업무약정에 따라 직접 계약당사자가 되어 자신들 명의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알 수 있고, 명의신탁자인 원고에게 계약에 따른 법률효과를 직접 귀속시킬 의도로 위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도 보이지 않으므로, 이 사건명의신탁관계는 계약명의신탁에 해당한다. 따라서 명의신탁자인 원고가 그 매매대금을 사실상 부담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토지를 사실상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원고에게는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지 않는다.

 

판례 평석

이 사건 원고는 토지에 관한 원고 자신 명의로의 移轉등기 시점에 이미 취득세를 신고 및 납부하였는데, 과세관청은 원고가 그 以前 시점에 매매대금을 지급하여 토지를 사실상 취득하였다는 이유로 동일한 토지에 관한 취득세를 다시 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유는 원고가 移轉등기를 마치기 以前에 이미 명의신탁 및 대금지급을 통하여 이 사건 토지를사실상 취득하였다는 것이다.
직관적으로 원고가 공동주택 신축사업이라는 단일한 목적하에 명의신탁약정을 통하여 매매대금을 부담하면서 취득세를 납부하여야 하고, 다시 명의신탁약정에 기한 이전등기를 하는 시점에 취득세를 납부하여야 한다는 과세관청의 주장을 선뜻 수용하기 어렵다. 원심이나 대법원은 원고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토지의 매매대금을 부담한 시점에 취득세 납세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동일한 결론을 내렸으나, 대법원은 문제된 명의신탁이 계약명의신탁이라고 판단한 다음 원고가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아니고, 매도인이나 명의수탁자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여 토지를 사실상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근거를 제시하였다.


만일 이 사건이 현행 지방세기본법에서 허용하는 5년의 경정청구권이 인정되는 사안이었다면, 원고는 이전등기 시점에 신고 및 납부한 취득세를 뒤늦게라도 환급해 달라는 경정청구를 할 수 있을 것이고, 이 때에는 과세관청의 주장이 옳다면, 환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일한 물건에 대하여 동일한 납세자인 원고가 실질에 있어서도 공동주택 신축사업을 위하여 이 사건 토지를 한 번 취득하였다고 보는 것이 맞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건은 구 지방세법(2010. 3. 31. 법률 제1022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이 시행되던 시기이고, 그래서 원고는 이 사건 토지의 이전등기 시점에 신고 및 납부한 취득세를 환급받을 수 있는 절차상 권리를 갖고 있지 못하였으므로(불복기한인 90일이 경과하였기 때문이다), 부득불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절차만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원고와 본건 명의수탁자들 사이의 업무약정이 3자 간 명의신탁으로 판단되었다면, 원고는 매도인인 지주들과 사이에 매매계약을 체결하여 매매대금을 지급한 때에 취득세 납세의무를 부담하게 되고(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두28151 판결), 그 이후 원고가 이전등기 시점에 중복하여 신고·납부한 것으로 여겨지는 취득세를 환급받을 수 없어, 결과적으로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는 불가피한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즉 본 판결에 따르면, 3자간 등기명의신탁의 경우 명의신탁자는 사실상 이중 또는 삼중으로 취득세를 부담할 위험이 여전히 있다. 이러한 부당한 결론을 해소하기 위하여 원심은 대금지급 단계에서의 담세력과 소유권이전등기 단계에서의 담세력이 별개가 아니어서 이미 이전등기 단계에서의 담세력이 포착되어 취득세 납세의무가 이행된 이상 대금지급 단계에서의 담세력이 별개로 포착되어 원고가 취득세 납세의무를 또다시 부담하지 아니한다는 독창적인 이론을 구성하였다(물론 원심판결은 3자 간 명의신탁의 경우 취득세 납세의무 성립에 관한 위 대법원판결 선고 전에 선고되었다).


이에 관하여 대법원은 원고와 본건 명의수탁자들 사이의 업무약정은 계약명의신탁이고, 그래서 원고는 매매대금을 부담하였다 하더라도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아니고, 매도인이나 명의수탁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아니므로, 이 사건 토지를 사실상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고(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2두14804 판결), 따라서 원심판단이 결론에 있어 정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추측컨대 이 사건에서 판결 선고까지 장기간이 소요된 사정을 보면, 원심의 결론은 정당한데, 대법원이 이를 뒷받침하는 법리를 원심처럼 새로이 전개할지 여부를 고민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종국적으로는 사실관계 확정의 문제로 해결하여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한 것으로 이해된다(계약명의신탁에 관한 위 대법원판결도 원심판결 선고일 전날 선고되었다). 본 판결에서 대법원은 명의신탁이 계약명의신탁인지, 아니면 3자 간 명의신탁인지에 대한 구체적 사실관계 확정을 제대로 하여 그에 따른 명의신탁자의 취득세 납세의무의 성부를 판단하여야 하고, 한편으로 소송당사자 및 대리인에게는 그에 관한 주장 및 입증을 제대로 하여야 함을 새삼스럽게 일깨워 주었다.


즉, 본 판결이 선고됨으로써 3자 간 명의신탁, 계약명의신탁에 있어 명의신탁자의 취득세 납세의무 성립시기가 더욱 명확하게 되었는데, 특히 조세사건에서 해당 명의신탁을 납세자가 이중 혹은 삼중의 취득세를 부담할 가능성이 있는 3자 간 등기명의신탁으로 보는데에는 더욱 엄격한 증명을 요구할 필요가 있음이 간접적으로 시사되었다고 생각된다.

 

 

 

 

 

 

 

 

전영준 변호사
●법무법인(유한) 율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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