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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감사의 지위 확정 시기에 관하여대법원 2016. 3. 16. 자 2015모2898 결정
  • 서울지방변호사회
  • 승인 2018.03.06 13:31
  • 호수 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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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머리에

주주총회에서 이사 또는 감사로 선임되었지만, 회사의 대표이사가 선임결의를 무시하고, 임용계약 체결을 거부한 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 피선임자는 어떤 지위를 갖게 되는 것일까? 주주총회의 선임결의만으로 이사 또는 감사의 지위를 취득하게 되어, 회사의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대표이사가 피선임자에 대하여 임용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이상 이사 또는 감사로서의 지위를 얻지 못하는 것일까?
대법원 2017. 3. 23. 선고 2016다251215 전원합의체판결(이하, ‘대상판결’이라 한다) 이전까지 대법원은 이사 또는 감사에 대한 주주총회의 선임결의는 회사의 내부적 결정에 불과하고, 별도로 회사 대표이사와의 임용계약을 체결하여야 비로소 이사 또는 감사의 지위를 갖는다고 보았다.

그런데 회사 내 경영권 분쟁이 있는 상황에서, 주주들이 경영에 관한 의사표시로 주주총회에서 이사 또는 감사를 새로이 선임하였음에도 회사 경영진이 그 선임결의를 무시할 경우 이러한 부작위는 어떻게 구제되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에 대상판결은 ‘주주총회에서 선출된 감사나 이사의 지위는 선임 결의와 당사자의 승낙만 있으면 그 지위를 취득하고, 대표이사와의 임용계약이 필요하지 않다’고 하여 종전의 판례를 변경하였다.

 

사실관계

원고들 측 주주 3인은 ‘이사 및 감사 해임의 건, 신규 이사와 감사 선임의 건’등을 회의 목적사항으로 하는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신청을 하여 법원으로부터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허가받았다.
원고들 측은 법원의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결정에 따라 2014. 12. 1. 피고 회사의 임시주주총회(이하 ‘이 사건 주주총회’라 합니다)를 개최하였다.
이 사건 주주총회에서 기존의 이사 및 감사를 해임하고, 원고 A를 후임 이사(사내이사)로, 원고 B를 후임 감사로 선임한다는 내용의 결의가 이루어졌으나, 피고 회사 대표이사는 이 사건 주주총회 결의에 하자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이사 및 감사 임용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였다.

 

사건의 쟁점

대표이사의 임용계약 체결 거부에 대하여 원고들은 이 사건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피고 회사의 이사 및 감사지위를 취득하였다며, 피고 회사에 대하여 이사 및 감사 지위확인 등의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주주총회에서 이루어진 사내이사 및 감사 선임결의가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그 후 원고들이 피고회사의 대표이사와 임용계약을 체결한 바 없는 이상, 위 결의만으로는 원고들이 피고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의 지위를 취득하였다고 할 수 없다고 다투었다.
즉 이 사건 소송의 주된 쟁점은 주주총회에서 이사 또는 감사로 선임된 경우에 이사 또는 감사의 지위를 취득하기 위하여 주주총회의 선임결의와 피선임자의 동의 외에 별도로 임용계약의 체결이 필요한지 여부이다.

 

각 법원의 판단

가. 1심 : 원고들 주위적 청구 인용
제1심은, 피선임자인 원고들과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사이에 임용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고 하여 이사 또는 감사의 지위를 취득할 수 없다고 한다면, 회사의 대표이사에게 이사 또는 감사 선임에 대한 거부권을 주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고, 주주총회에 이사 및 감사의 선임권을 부여하는 주식회사 지배구조의 본질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를 인용하였다.

나. 2심 : 1심 판결 취소
제2심은, 이사와 감사의 선임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는 회사 내부의 결정에 불과한 것이므로, 주주총회에서 이사와 감사의 선임결의가 있었다고 하여 바로 피선임자가 이사나 감사의 지위를 취득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주주총회의 선임결의에 따라 회사의 대표기관이 임용계약의 청약을 하고 피선임자가 이에 승낙을 함으로써 비로소 피선임자가 이사나 감사의 지위를 취득한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제1심 판결을 취소하여 원고들의 피고 회사에 대한 주위적 청구를 기각하였다.

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 원심 파기

대상판결은, 상법이 소유와 경영의 분리라는 주식회사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주주가 회사의 경영에 관여하는 유일한 통로인 주주총회에 이사·감사의 선임 권한을 전속적으로 부여하고 있다고 하면서, 이사·감사의 지위가 주주총회의 선임결의와 별도로 대표이사와 사이에 임용계약이 체결되어야만 비로소 인정된다는 것은 이사·감사의 선임을 주주총회의 전속권 권한으로 규정한 상법의 취지에 배치된다는 등의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주주총회에서 이사 또는 감사로 선임하는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고, 피선임자들이 선임결의에 승낙하였음이 분명한 이상,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와 별도의 임용계약을 체결하였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피고 회사의 사내이사 또는 감사의 지위를 취득하였다고 본 것이다.

 

평석

주주들이 주주총회에서 이사 또는 감사의 선임을 의결하면 별도로 회사 대표이사와 사이에 임용계약을 체결할 필요 없이 피선임자의 승낙만으로 이사 또는 감사의 지위를 갖게 된다는 대상판결의 취지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상법은 이사와 감사를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고 규정하여 이사와 감사의 선임권을 주주총회의 고유한 권한으로 정하고 있으며, 정관이나 주주총회의 결의에 의하여도 그 선임권을 대표이사나 제3자에게 부여할 수 없다. 그런데 회사의 경영진이 주주총회의 결의를 무시하고 피선임자인 이사 또는 감사와의 임용계약 체결을 하지 않을 경우, 주주총회의 결의에도 불구하고 이사 또는 감사의 지위를 취득하지 못한다고 한다면 이는 회사의 대표이사에게 이사 또는 감사 선임에 대한 거부권을 주는 결과가 된다. 결국 이사 또는 감사를 선임할 최종적인 권한이 주주총회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표이사에게 있는 셈이 되며, 이사와 감사를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는 상법의 규정에 정면으로 배치되게 된다.
또 회사 내 경영권 분쟁이 있을 경우에, 종전 대법원 판례의 입장처럼 이사 및 감사의 선임에 있어서 회사의 대표이사가 임용계약을 체결하여야 그 지위를 취득할 수 있다고 한다면, 주주총회에서 다수 주주의 지지를 얻지 못한 기존 경영진일지라도 피선임자에 대하여 취임의 청약을 하지 않는 단순한 부작위만으로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무기를 갖게 된다. 이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원칙으로 하는 주식회사의 본질에 반할 뿐 아니라, 경영권 분쟁이 있는 상황에서 주주들이 회사의 경영에 관하여 의사를 표시하고 권한을 행사할 효과적인 구제책이 없게 된다.
또한 상법은 감사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3을 초과하는 수의 주식을 가진 주주는 그 초과하는 주식에 관하여는 감사 선임에 있어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제409조 제2항), 대표이사가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감사와의 임용계약 체결을 거부할 수 있다고 한다면, 사실상 상법 제409조 제2항은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는 무의미한 규정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감사는 이사의 직무집행을 감사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인데 감사의 취임 여부를 감사의 대상인 대표이사에게 맡기는 것 역시 모순이라 할 것이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대상판결은 상법의 취지에 부합하고, 주식회사 지배구조의 본질에도 부합하며, 상법이 추구하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 개념에도 부합하는 합리적인 판결이라 할 것이다.

결론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는 주식회사에서 회사 경영에 관한 주주의 관여는 주주총회를 통한 이사 또는 감사의 선임을 통해서 확보할 수밖에 없는바, 대상판결로 인하여 이사, 감사 선임을 통한 주주의 경영참여 및 경영감독권한이 보다 폭넓게 보장되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조현욱 변호사

● 더조은 종합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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