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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단상 30년 만에 찾아간 올림픽

먼 훗날의 일로 여기던 동계올림픽이 다가왔다. 예매한 것은 2018. 2. 9. 저녁 8시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시작되는 개막식, 2018. 2. 11. 오전 11시 정선 알파인스키 경기장에서 있는 알파인스키 경기, 같은 날 오후 4시 강릉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있는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이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에 다녀온 추억이 있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생이었다. 초등학생 시절이지만 그때의 올림픽 분위기를 지금도 기억한다.
이번 동계올림픽을 맞이하는 분위기는 그때와는 사뭇 달랐다. 세간의 이슈가 되는 각종 수사와 재판, 가상화폐 규제, 제천 스포츠센터와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6월 지방선거, 개헌 등이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새 동계올림픽이 찾아온 것이다.
올림픽과 관련하여서도 많은 뉴스가 나왔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 발표, 남북한 공동입장, 한반도기 사용 문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이다. 대표팀 선발에 있어 여자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에 대한 코치의 폭행, 행정착오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 노선영 선수의 출전이 무산될 뻔한 사건 등이 터졌다.
종편TV에서는 국정농단을 일으킨 사람들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관한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하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평창 등 올림픽 개최지에서 상인들이 지나치게 웃돈을 붙인다는 뉴스, 바가지요금으로 인식이 퍼지면서 올림픽 개최지 숙박업소, 식당, 술집 등에 대한 이용이 예상보다 저조하여 상인들이 울상이 되었다는 소식 등을 접하였다.
개막식 3시간 정도 전에 차량을 운전하여 평창으로 갔다. 대관령 IC에서부터 차량이 늘어났고 대관령 주차장까지 경찰관의 안내에 따라 일방통행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대관령 주차장에 승용차를 주차한 후 주최 측이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약 10분 정도 타고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 도착했다.
올림픽스타디움 입구에서는 검문이 철저히 이루어졌다. 88올림픽 때와 달리 24개월 이상의 어린이는 반드시 입장권을 구매해야 했다. 올림픽스타디움에 들어가 시중보다 비싼 간단한 간식을 먹으려고 굉장히 긴 줄을 서야 했다. 올림픽경기장에서는 VISA카드로만 결제가 되었고 VISA카드 팻말을 들고 광고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은 당초 돔구장으로 계획되었으나 활용도가 떨어질 경우 해체가 가능하도록 철제조립식으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화장실 역시 임시로 만들어진 것이다. 개막식 행사는 예산을 많이 지출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흔적을 볼 수 있었다.
개막식은 저녁 8시부터 시작되었다. 관중석에 있는 LED등으로 카드섹션을 대체하였다. 경기장이 어두우면 각자 나눠준 볼펜 뒤 불빛을 켰다. 미리 연습하여 실시하는 것은 아니었다. 개막식 행사는 조명쇼, 불꽃놀이 위주로 벌어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온이 내려가 매우 추웠고 강풍을 느낄 수 있었다. 개막식 행사는 특별히 준비된 것이라기보다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볼거리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이틀 후 2018. 2. 11. 일요일 오전 11시에 있는 정선 알파인스키 경기장을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출발하였다. 동계올림픽 직전에 확장 개통되었다는 정선-평창 국도 42호선을 타고 정선으로 갔다. 그러나 알파인스키 경기는 강풍 때문에 2. 15.로 연기되었다. 연기된 경기를 원하지 않으면 환불해 준다고 안내하였다.
그래서 예상보다 이른 시각 정선에서 강릉으로 이동했다. 강릉으로 가는 길은 굽이굽이 고개를 넘어야 했다. 앞서 횡성으로 갈 때는 제2영동고속도로를 탔고, 평창을 거쳐 정선으로 가고, 정선에서 다시 강릉까지 강원도 일대의 먼 길을 달린 것이다.


강릉시는 강원도 주요 도시 중 하나이다. 강릉 시내에서 가까운 곳에 빙상경기장이 있다. 강릉 올림픽 파크는 예전에는 쓰레기 매립장이었다고 한다. 그러한 곳에 피겨·쇼트트랙 경기장,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강릉하키센터 등 빙상경기장 3개가 생겼다.
강릉 올림픽 파크는 근처에 주차장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북강릉 주차장에 주차하고 셔틀버스를 타고 가야 했다. 그곳에서 이승훈 선수가 출전하는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0m 경기를 관람하였다. 이승훈 선수가 전반전에 역주하면서 벨기에 선수, 일본 선수를 따라잡을 때 경기장은 축제 분위기였으나, 후반전에 네덜란드, 캐나다, 노르웨이의 선수들이 좋은 기록으로 이승훈을 추월할 때는 아쉬워했다.
저녁 6시 반 경기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은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이용하였다. 인제군과 양양군을 잇는 길이 10,996m에 이르는 국내 최장터널을 통과할 때는 일행들 모두가 놀랐다. 서울로 오는 길에는 약간 과장하면 지금까지 운전하면서 지난 터널보다 많은 터널을 지난 듯하다.
서울-강릉 KTX 노선은 이번 올림픽에 맞춰 개통된 것이라고 한다. 횡성군 둔내에도 KTX역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같은 일시적인 이용에 그칠 가능성이 있는 시설보다는 장기적으로 시민생활에 편의를 가져다주는 인프라에 많은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기간 중에도 올림픽에만 온 국민의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주제에 관심이 갔다. 물론 올림픽 자체는 큰 이벤트이지만, 온 국민이 올림픽에만 몰입하도록 하기에는 힘든 것이 현실이 되었다. 이는 우리 사회의 관심사가 그만큼 다양해졌다는 것을 반증한다.
우리나라는 하계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여러 국제스포츠행사를 치른 경험이 있다. 우리의 발전된 문화를 언제든지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도 하다. 올림픽이 경제발전, 경기회복에 유리하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분석하여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아들과 조카는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보면서 추운 날씨에도 뛰고 소리치고 하였다. 어린이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바라본 것이 예전의 올림픽이라면, 고도 경제성장기를 거친 후 선진국에 진입한 2018년에 맞이한 동계올림픽은 한 세대를 지나 성숙한 모습으로 맞이하게 되었다. 이제 올림픽은 여러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하는 행사가 되었다.
올림픽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아들의 말을 들었다. 나도 1988년 서울올림픽이 끝나면 허무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 적이 있었다. 이번 동계올림픽은 성숙한 올림픽, 동원되고 보여주기 식으로 특별히 준비하는 올림픽이 아니라 편하게 즐기는 올림픽, 올림픽 이후의 활용도 또한 차분하게 생각하는 올림픽이 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성승환 변호사

● 정부법무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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