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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하급심 판례에서 제시된 시간 외 근로수당 인정요건에 관한 법리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1. 7. 선고 2013가소5258885 판결

사안의 쟁점

본 사안은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피고 소속 원고 근로자들이, 피고 점포에서 근무하면서 연장근로·야간근로를 하였으나 관련 수당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자, ‘야근시계’ 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측정한 야근 시간을 기초로 야근수당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피고가 정한 연장근무 매뉴얼 규정에 따라 연장근로를 하기 전에 회사의 승인을 신청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연장근로의 경우에는 피고의 지시, 감독하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므로 연장근로수당을 청구할 수 없다고 다툰 사안이다.

판결 요지 및 사건의 경과

대상사건의 1심 법원은, 피고는 근로기준법에 정한 바와 같이 1주간 12시간 이상의 연장근로를 허용하지 않고 있고, 가급적 근무시간 내에 일을 마쳐 연장근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자들에게 주지시키고 있고 원고들이 근무하는 매장에는 설과 추석 같은 명절은 물론 정기 차고정리 등과 같은 이벤트 행사를 할 경우에는 연장근로가 사실상 필요한 사실, 그런데 이와 같은 연장근로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근로자 중에는 회사에서 연장근로의 발생을 달가워하지 아니하므로 연장근로 신청을 하지 아니하는 경우가 있는 사실을 관련 증거에 의해 인정하고 이 사건 원고들도 2012~2013년 일정 기간 동안 연장근로 신청을 하지 아니한 사실에 대해서는 다툼이 없다고 정리한 뒤,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현실적으로 연장근로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측이 싫어하기 때문에 사실상 연장근로 신청을 포기하는 분위기에 있는 직장이라면 연장근로에 대한 사용자의 승인을 얻지 않았다거나 연장근로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연장근로한 시간에 대하여는 그에 상당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항소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나9327판결에서는, 항소심 변론과정에서 원고 근로자들이 연장근로 내지 야간근로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야근시계’애플리케이션의 기록들 다수가 피고 사업장 밖에 소재하는 기록들이 있었고, 위치 조작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실행시킬 경우 퇴근 장소를 임의로 조작시킬 수 있음이 확인됨에 따라, 원고들이 제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연장근로 내지 야간근로를 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아 원심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으며, 원고들이 상고한 대법원 2015다236578판결은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의 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이 확정되었다.

판례평석

‘시간 외 근로(연장근로)’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준 근로시간(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일 8시간, 1주 40시간 등)을 초과하여 노사 간의 합의 또는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 등에 의하여 정해진 연장근로를 실제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노사 간에 약정된 근로시간을 초과하더라도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고 근로한 경우인 ‘법내(法內)초과근로’와는 구별이 되며, 근로기준법에서는 일정한 한도 내에서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여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시간 외ㆍ야간ㆍ휴일 근로수당의 총액을 근로자마다 실제로 일한 시간 외ㆍ야간ㆍ휴일 근로 시간 수에 근로기준법 소정의 기준 할증률 또는 그 이상의 약정 할증률을 곱하여 산정하는 것이 원칙이기는 하나, 실무에서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여 계산의 편의 등을 고려해 제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 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수당으로 지급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있다. 판례는 기본적으로 포괄임금제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포함하는 등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으면 유효(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다91046판결 등)하다는 입장이지만, 근로기간의 산정이 어려운 등의 사정이 없음에도 포괄임금제 방식으로 약정된 경우 그 포괄임금에 포함된 정액의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하는 때에는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 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므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판결 등)고 보고 있기 때문에, 포괄임금제가 존재하더라도 시간 외 근로수당 가부는 별개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근로시간’과 관련하여서는 사용자의 지휘감독(지휘, 명령)에서 완전히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하는 ‘휴게시간’과는 달리, 외형상으로는 휴게시간과 유사하게 근로자가 휴식 등을 취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다음의 작업을 위해 기다리면서 사용자의 지휘감독권(지휘명령권)이 배제되지 않은 ‘대기시간’일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50조 제3항의 간주규정에 따라 근로시간으로 보게 되는데, 이에 더 나아가 최근 하급심 판결인 대상판결에서는, ‘시간 외 근로수당’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①현실적인 연장근로의 필요성, ②사용자 측이 싫어하기 때문에 사실상 연장근로 신청을 포기하는 분위기, ③실제로 연장근로한 시간 산정의 요건 등 3가지 요건에 관한 법리를 제시하였다.

특히 시간 외 근로수당 청구에 있어 ‘시간 수’는 근로자가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실제의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어야하는데, 대상 판례에서는 ‘야근시계’라는 어플을 통해 실제로 연장근로한 시간 수를 산정하고자 시도하였으나 위 ‘야근시계’ 어플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근로자인 원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대상판결이 제시한 시간 외 근로수당 청구요건에 관한 법리까지 부정된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대상판결에 설시된 법리는 향후 ‘시간 외 근로수당’청구 요건과 관련하여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사료된다.

참고로 시간 외 근로수당의 인정 방법론과 관련한 국내의 판례들은 많지 않으나, 근로기준법과 비슷한 ‘노동기준법(労働基準法)’을 두고 있는 이웃 일본의 경우, 노동시간의 인정은 ‘타임카드’에 따른 입퇴관 시의 기계적인 타각시간을 기초로 노동시간으로 추정한다는 것이 주된 일본 하급심 판례의 추세(H会計事務所事件 : 東京地判平22年6月30日労判1013号37頁 등)로써, 특히 사용자의 명시 또는 묵시의 지시가 있었다면 “일반적으로 노동자가 사업장에 있는 시간은,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노동에 종사하고 있다고 추인될 수 있다(一般論と労働者が事業場にいる時間は、特段の事情がない限り、労働に従事していたと推認すべきと考えられる)”(京都銀行事件;大阪高判平13年6月28日労判811号5頁, ヒロセ電機事件:東京地裁平25年5月22日労判2187号3頁 등)고 보면서, 이에 더 나아가 최근에는 시간 외 근무로 인정받기 위해서 회사에서 정한 취업규칙에 따라 사전 소속장의 승인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규정은 부당한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고안한 것을 정한 것에 불과할 뿐 업무내용에 근거하여 실제로 시간 외 노동이 행해진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도 사전의 승인이 행해지지 않은 경우에는 시간 외 수당의 청구권이 실효된다는 것으로 해석되지 않는다(この規定は不当な時間外手当の支払がされないようにするための工夫を定めたものにすぎず,業務命令に基づいて実際に時間外労働がされたことが認められる場合であっても事前の承認が行われていないときには時間外手当の請求権が失われる旨を意味する規定であるとは解されない。)”고 본 사례(昭和観光事件・大阪地判平成18年10月6日労判930号43頁)도 있으며, 이와는 달리 잔류의 필요성이 없어 체류 중인 회사에서 빨리 돌아가도록 퇴근을 종용했다는 사정이 있을 경우 잔류시간은 근로시간에 해당되지 않는다거나(乙山事件 : 東京地判平成24年3月23 日労判1054号47頁), 노동시간 관리를 엄격히 하고 시간외 노동을 금지한 경우로써 사용자의 명시적인 지시에 반하는 잔업은 지휘 명령하에서의 노동이 아니므로 노동시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재판례(神代学園ミューズ音楽院事件 : 東京高判平成17年3月30日労判905号72頁)등도 있다.

이러한 점을 비교해 볼 때 대상판결의 결론을 바꾼 항소심 및 상고심은, 시간 외 근로와 관련보유한 자료가 상대적으로 약자의 입장에 있는 근로자보다 사용자 측에 관련 자료가 편재되어있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명시적ㆍ묵시적 잔업 요구에 따라 사업장에 남게 될 경우 추가 수당요구를 위해 자신 있게 매번 사전에 시간 외 근로 신청을 할 수 있는 근로자가 많지 않다는 현실이 고려될 필요가 있었으며, 이에 비례하여 사용자 측도 적절한 업무분배를 해 왔는지, 업무 시간 중 관리ㆍ감독을 철저히 함으로써 불필요한 근로자들의 시간 외 근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 왔는지 여부에 관해서도 사용자 측에게 반증하도록 유도했어야 공정한 판단이 가능했을 것이고, 이에 더 나아가 1심에서 제시된 시간 외 근로수당 인정요건 법리와 관련된 심도 있는 논의가 가능했던 기회였음에도 이를 살리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사례라고 할 것이다.









권오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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