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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사건에서 변호사의 역할

변호사법 제1조는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변호사는 사실을 왜곡하여 사적 이익을 추구하거나 범죄를 은폐하거나 불의와 타협하고 사회의 부조리를 조장하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변호사에 대한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은 학교폭력과 관련해서도 예외는 아닌 것 같습니다.

최근 학생들 간의 다툼이 소송으로 비화되며 변호사가 이를 조장한다는 내용의 부정적인 기사가 자주 보도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을 담당하는 교사들이 학교폭력 업무에 대한 고충을 이야기할 때 매번 등장하는 이야기는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가해학생이나 피해학생 모두 변호사가 개입하여 사건을 교육적으로 원만하게 처리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국회에서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을 주제로 토론회를 하는데 제 앞에 발표하신 중학교 생활지도부장님께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양쪽 부모들이 다 변호사를 대동하고 참석하는 경우가 많은데 변호사가 개입하면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진흙탕 싸움을 만들고 학교의 처리 과정에 트집을 잡아 절차상의 하자를 주장해서 학교를 너무 힘들게 한다는 이야기를 하셔서 얼굴이 화끈거린 적도 있었습니다.

학교폭력 사건은 법리적 다툼보다는 사실관계를 다투는 사건이 대부분이고 서로의 주장이 상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일방적인 가해-피해 관계보다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쌍방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하는 사건이 많고, 그 순간에는 가해-피해 관계일지라도 기간을 넓게 보면 가해-피해가 얽히고설켜 있는 경우도 상당수입니다. 이에 사건의 주된 쟁점인 관련학생의 행위 또는 학교폭력 자체보다 부수적이고 지엽적인 사실을 부풀리거나, 학교의 사안 조사 과정을 문제 삼으며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심지어 담당 교사를 형사고소 하면서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집요하게 학교의 절차를 방해하는 쪽으로 사건을 진행하는 일부 변호사들의 행위가 위와 같이 학교 측의 변호사 기피와 변호사가 학교폭력 사건에 개입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언론보도의 원인이 되는 듯합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객관적인 근거가 없는 일방의 주장만으로 가해학생이 행한 행위의 책임범위를 넘는 가혹한 결정을 한다거나, 피해학생의 아픔과 상처를 충분히 보듬어 주지 못하는 미흡한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단위학교에 구성되어 있다보니 전문성이 없고 다양한 사건들을 접하지 못하여 결정이 학교마다 편차가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단계에서는 변호사가 복잡한 사실관계를 명료하게 정리해 주거나, 사건의 쟁점을 명확하게 짚어 주고, 감정을 앞세운 학부모들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표현해 주고, 비슷한 사건의 판례를 제시하여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들이 타당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또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잘못된 결정을 재심, 행정심판, 소송 등의 권리구제절차를 통하여 바로잡도록 도와줄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변호사들이 노력하여 학부모들의 감정싸움으로 얼룩진 지금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변호사가 대리인으로 참석하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학교가 오히려 학부모들에게 변호사 선임을 권유하고, 변호사가 학교폭력 사건에 개입하여 학생의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에 도움이 되었다는 기사를 보는 날을 기대합니다.

 

 

 

 

 

전수민 변호사
●법무법인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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