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인터뷰 인물 탐방
이진우 기자 인터뷰

‘손에 잡히는 경제’는 2011년부터 햇수로 8년째 진행하고 있는데요. 올해부터 시작한 팟캐스트 ‘신과 함께’는 경제 부문 1위로 대박을 쳤습니다. ‘신과 함께’ 콘텐츠를 제작한 의도는 무엇인지, ‘손에 잡히는 경제’와 차이가 있다면요.
그동안 경제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는 콘텐츠는 별로 없었죠. 기사도 길어야 원고지 10매 내외였고, 방송도 길어야 10분 정도였습니다. 누군가로부터 충분한 시간 동안 경제 이슈에 대한 설명을 들을 여유가 별로 없었다는 것이죠. ‘손에 잡히는 경제’를 오랫동안 진행하다 보니 경제 현상에 대해서는 그 원리와 사연을 바닥까지 내려가 들여다봐야 어떤 사안을 오해없이 이해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설프게 알면 편견만 생기거든요. 그래서 ‘신과 함께’를 기획하게 되었지요. ‘손에 잡히는 경제’는 라디오 생방송이고 30분이 주어집니다. 질문에 대한 사전 설계도를 미리 마련해 두고 있지요. 30분 안에 끝내야 하니까요. 하지만 ‘신과 함께’는 사전 질문지가 없고, 언제까지 끝내야 한다는 제한도 없습니다. 3명의 진행자와 패널의 시간이 맞는 대로 녹음하면 됩니다. 일요일 자정을 넘겨서까지 녹음한 적도 있지요. ‘손에 잡히는 경제’도 시간적인 제약 때문에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경제콘서트라는 행사를 별도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기자보다 방송인이라는 호칭이 더 익숙하겠네요. 기자를 하다가 어떤 계기로 방송을 하게 되었는지요.
처음 방송을 시작하게 된 것은 돈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기자 월급 외에 추가 수입을 준다고 하니 ‘잘리지 말아야지’ 생각하고 열심히 했습니다(웃음). 방송에는 진행자가 있고, 패널이 있습니다. 하지만 진행자로 바로 시작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대개 패널을 거쳐 진행자가 되곤 합니다. 저 역시 ‘손에 잡히는 경제’를 시작하기 전에 다른 방송에 패널로 약 10년 가까이 출연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새 진행자가 필요한 프로그램이 있어서 저에게 제안을 해왔습니다. 패널로 출연하는 것보다 출연료가 좀 더 많길래 하겠다고 했어요.

전공은 재료공학부인데요. 어떻게 기자가 된 건지요.
FAQ(frequently asked questions)네요(웃음). 기자라는 직업은 전공의 영향을 거의 안 받습니다. 물론 신문방송학과라는 전공은 있지요. 하지만 그 전공은 산업군에 관한 것이지, 기자의 업에 관한 것은 아닙니다. 기자는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 보통 사람의 눈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취재를 하는 것입니다. 아주 고학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요. 특별한 전공이 요구되는 것도 아니죠. 그래서 신문이나 방송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전공이 다양한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제가 다닌 공대 쪽에는 보통 커리어 패스가 정해져 있었습니다. 동기들은 엔지니어, 과학자 혹은 교수의 커리어를 밟았습니다. 심지어 공대생들은 병역을 대체할 수 있는 혜택까지 있었죠. 그런데 애석하게도 대학교에 다닐 때 할 일이 참 많았는데요. 개인적인 사정이지만 집안의 생계 중 일부를 책임져야 했습니다. 생활비나 학비 정도는 스스로 벌어야 하는 상황이었지요. 하지만 그것이 고통스럽다거나 힘들다는 느낌은 별로 없었습니다. 오히려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벌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절박한 상황까지는 아니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동기들은 ‘(공부 외에) 다른 일할 시간이 어딨어?’라고 말할 때 저는 ‘공부할 시간이 어딨어?’라고 얘기할 정도였지요(웃음).

제가 취업을 할 때 IMF 한파가 몰아쳤습니다. 회사에서는 아무도 안 뽑았고, 집에 용돈을 달라고 할 수도 없고 지금처럼 편의점 알바가 많은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서류전형에도 많이 탈락했는데요(물론 고스펙이어서 그랬을 수도 있긴 합니다(웃음)). 그러다가 광고를 만드는 일이 재미있어 보여 광고동아리에도 가입하고 광고회사의 인턴으로 일했습니다. 더 큰 광고회사에 가고 싶어서 삼성그룹 공채 시험에 합격했는데요. 저를 광고회사로 보낼 줄 알았는데 보험회사로 보내더라고요.

보험회사에서 제가 하는 일 중 하나는 보험모집인들에게 정보를 제공해 주기 위한 신문스크랩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상사로부터 신문스크랩하는 데 너무 시간을 쏟는다며 ‘너는 신문 보러 회사 다니냐’는 꾸지람을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주 옳은 말이죠(웃음). ‘신문을 읽어야 스크랩이 될 거 아냐’라고 생각하며 화가 좀 나던 차에 신문에서 기자를 뽑는다는 광고를 보았습니다. 그것이 서울경제신문이었는데요. 당시에는 그런 신문이 있는지조차 몰랐습니다. 사실 경제신문이 있다는 것도 잘 몰랐지요. 일단 무작정 지원했습니다. 그렇게 기자가 된 것이지요. 그 이후 이데일리라는 신생 인터넷 신문사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경제 기자로서 책도 여러 권 냈더라고요. 몇 년 전에 출판하신 ‘친절한 경제 상식’에는 무슨 법, 몇 조라고 구체적으로 쓰여 있지는 않지만, 생활 법률상식이 쉽게 잘 녹아 있었습니다. 생활법률 책이라고 봐도 될 것 같은데요.
법은 일상생활을 규율하는 원리고 상식의 일부분이기도 합니다. 경제는 보통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인데, 법은 그곳에서 생길 수 있는 분쟁을 규율하고 있는 것일 뿐이에요. 그것이 법인지 경제인지 묻는다면, 법이기도 하고 경제이기도 합니다. 제 책은 그것을 쉽게 풀어서 설명할 뿐입니다. 제가 방송을 시작할 때 청취자들이 경제용어만 물어볼 줄 알았어요. 하지만 청취자들의 궁금증은 의외로 다양하더라고요. 그것들이 어느 정도 쌓여가자 정리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몇 권의 책을 쓰게 된 것이지요.

많은 변호사가 신문에 기고도 하고 방송에도 출연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변호사들의 글이나 말은 대체로 어렵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그 점에서 기자님의 방송과 책은 좋은 귀감이 될 것 같은데요.
글을 쉽게 쓰고 말을 쉽게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본질을 꿰뚫고 디테일까지 모두 알아야 합니다. 적당히 이해해서는 쉽게 쓰기 어렵죠. 그런데 본질을 이해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써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누가 읽고 들을 지에 따라 다른데요. 생각해 보면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나보다 이해의 수준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독자로 글을 쓸 일이 거의 없습니다. 학교 다닐 때 내 답안지를 채점하는 사람들은 대개 선생님 또는 교수님이죠. 그들은 대충 써도 알아듣습니다. 그들에게 내가 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할 이유가 전혀 없죠. 단지 내가 알고 있음을 입증하면 족합니다. 오히려 쉽게 쓰면 그들을 무시하는 느낌을 줄 수도 있죠. 회사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작성한 보고서를 읽는 사람들은 상사입니다. 웬만하면 다 알아듣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일반인이 알아듣기 쉽게 써 보세요’라고 하면 매우 어렵습니다. 그런데 기자가 되고서는 그런 교육을 계속 받습니다. 굉장히 어려운 교육인데요. 모르는 사람에게 그 사람의 눈높이에 맞춰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설명하기는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변호사님들이 쓰는 서면들과 말의 독자 내지 화자는 대개는 동료 변호사, 검사, 판사들이지요. 하지만 요새는 하소연하러 오는 고객들에게 쉽게 설명해 줘야 하는 경우도 많을 것 같은데요. 예전처럼 ‘제가 다 알아서 하겠습니다’라고 응대할 수 있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수임료를 지불해 가면서 사건을 궁금해하는 고객들에게 전후좌우 다 친절하게 설명해 주어야 할 일이 많을 텐데 변호사님들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셔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흔히 기자님을 ‘비유의 달인’이라고 하더라고요.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비유는 매우 효과적일 수는 있겠지만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말씀하신 대로 어떤 사안을 비유로 설명하는 것은 상당히 효과적이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합니다. 위험하다는 의미는 어떤 사안의 본질이 반드시 비유와 1:1로 매칭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죠. 예를 들어 금리의 변화를 설명할 때 ‘변동금리 대출은 코픽스 금리에 연동된다’라고 흔히들 말하죠. 하지만 쉽게 와닿지 않습니다. 그걸 짬뽕집에서 짬뽕을 주문하는 경우로 설명하면 쉽습니다. 코픽스 금리를 밀가루 가격, 제조원가라고 볼 수 있고, 변동금리를 짬뽕 값, 판매가라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런데 짬뽕 값이 항상 밀가루 값에 연동해서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밀가루 값은 그대로라도 종업원 인건비가 오르거나 손님이 많으면 짬뽕 값을 올릴 수도 있고요. 반대로 밀가루 값이 올랐어도 손님이 없어서 싸게 팔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짬뽕 값이 내릴 수도 있습니다.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핵심개념을 차용해서 쓰다 보니깐 완전히 같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이 아주 같은 것은 아니라는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이해 못 하는 분들에게는 그렇게라도 이해시켜드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선택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모든 경제 현상들을 빗대서 설명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세상의 모든 일은 대개 다 비슷합니다. 짬뽕집에서 짬뽕 가격을 결정하는 것도, 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것도 다 마찬가지죠. 변호사님들이 수임료를 결정하는 것의 본질도 결국에는 다 같습니다. 예를 들어 보죠.

대박 사업아이템이 있다는 친한 친구에게 100만 원을 꼭 빌려줘야 한다는 상황을 가정해 보죠. 100만 원을 투자해서 버는 돈의 10%를 달라고 할 수도 있고요. 아니면 5%의 이자만 잘 갚아 달라고 할 수도 있죠. 그런데 여러 번 돈 빌려준 분들은 대개 후자를 선택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업이 잘될지도 모르고, 설사 사업이 잘되더라도 그 친구가 나에게 사업이 잘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려줄지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은행도 마찬가지죠. 은행 직원들이 돈을 빌려준 회사에 수시로 가서 회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없습니다. 그런 이유로 은행은 투자하지 않고 대출만 합니다. 그런데 경제학자들은 이 현상을 ‘대출자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단에 투입되는 비용이 회수 가능한 예상 투자 수익에 비해 높기 때문에 은행은 확정금리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못 믿어서 그런 거죠’ 그런데 경제학자들은 그렇게 잘 설명하지 않죠. 멋이 없어 보이거든요.

기자님이 그렇게 쉽게 풀어 설명하는 방송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글쎄요. 어머님은 제가 보험회사에 다니실 때는 주변에 아들이 국내 굴지의 보험회사에 다닌다고 하시면서 매우 좋아하셨는데요. 제가 그 보험회사를 때려치우고 이름도 못 들어본 신문사에 들어갔다고 하니 상당히 불안해 하셨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그 신문사마저 때려치우고 신생 인터넷신문사에 들어간다 하니까 무슨 다단계 회사로 들어간 줄 아시더라고요(웃음). 그러다 제가 라디오나 TV에 출연하니 안심하셨습니다. 어머님께서 빠짐없이 들으셨죠. 그런데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들이 나와서 듣긴 들어야 하는데 이해가 안 돼서 답답해하셨죠. 그래서 어머님이 이해하실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죠. ‘너처럼 쉽게 설명해 주는 사람은 처음이야’라고 하면서요(웃음). 그래서 제 딴에는 ‘그래? 그럼 또 해줄까?’라고 하면서 계속하면서 그렇게 됐습니다. 물론 저 역시 쉽게 말하는 사람이 좋습니다.

전문가 패널도 많이 섭외하셨죠. 혹시 전문가 섭외 시 정해 놓은 원칙도 있나요.
거꾸로 제가 여쭤볼게요. 서울지방변호사회 회보편집위원회는 어떻게 섭외하시나요? (회보의 취지와 시의성을 고려해서 위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여러 위원의 동의를 거쳐 섭외합니다) 그러면 항상 섭외가 잘 되나요? (안 될 때도 있죠). 그러면 회보는 한 회 쉬나요? (물론 그럴 수 없죠. 다른 필자를 섭외합니다) 아마 그래서 제가 지금 인터뷰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웃음).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저희도 최선을 다해 섭외합니다만 안 될 경우도 많죠. 그리고 섭외만 되면 대박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실망스러운 경우도 많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평소에 다른 방송이나 글들을 유심히 보는데, 그것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어떤 이슈를 잘 모르면 청산유수로 말하는 사람이 실력자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말은 좀 어눌해도 정확하게 진단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중 누구의 멘트를 딸지를 잘 선택하는 것이 저널리스트의 실력입니다.

저 역시 꾸준히 시사와 트렌드를 연구하고 다른 사람들의 글과 방송을 많이 봅니다. 남들은 우스갯소리로 하루에 25분만 일해서 좋겠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 외에도 할 일이 참 많습니다.

최근 종영했지만 MBC ‘판결의 온도’라는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하셨습니다. 이슈화된 판결의 각 분야 전문가 패널들이 토론하는 콘셉트였는데, 어떠셨나요.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요.
‘판결의 온도’는 매우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하지만 시청률이 잘 안 나왔습니다(웃음). ‘판결의 온도’에서 다루는 사건들은 선과 악이 애매한 것들이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버스회사가 버스요금 2400원을 횡령한 기사를 해고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고작 2400원 때문에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1심은 그렇게 판결했죠. 반면 버스 기사는 버스회사와의 신뢰를 깼기 때문에 해고당해도 마땅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항소심과 상고심이 그렇게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결론을 못 내리겠더라고요.

대개 해고당한 버스 기사는 불쌍하고 해고하는 버스회사 사장은 나쁘다고 생각하죠. 버스회사 사장은 힘이 세고 돈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안을 언론이 보여주는 프레임대로, 힘 있는 사람이 유도하는 대로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그것은 시민으로서 상당히 중요한 덕목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고작 2400원 가져갔다고 해고까지 하는 것은 나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문을 차근차근 읽어봤는데, 금액의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버스회사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버스 기사가 버스회사에 요금을 제대로 가져다줘야 합니다. 그것을 깬다는 것은 신뢰를 깨는 것이고 버스회사는 그런 버스 기사와는 계약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사람들이 왜 버스회사가 나쁘다고 생각할까 고민해 봤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해고를 당하는 것은 너무나도 가혹합니다. 해고당한 사람은 새로 직장을 얻기도 어렵고 살길이 막막해집니다. 가족들도 함께 힘들어지죠. 그것은 그렇게 퉁겨져 나오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 너무나 큰 비용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언론은 그 시스템에 대해서는 말을 안 합니다. 오히려 그런 해고의 가혹성을 버스회사를 비난하는 것으로 퉁 쳐버리죠. 그리고 비슷한 상황이 나오면 또 다른 버스회사 사장이 비난받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하지만 버스회사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 생각거리를 줄 수 있도록 기획된 좋은 프로그램이었는데 종영해서 아주 아쉽습니다.

내년 우리나라 경제 전망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데 그리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경제 전문 방송인으로서 올해 경제를 어떻게 보시나요.
글쎄요. 안 좋을 거라는 것이 대세적인 의견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경제를 맞출 수 없습니다. 제가 길에서 파는 핫도그를 사 먹을지 안 먹을지는 저도 지금 알 수 없죠.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전망 자체가 사람들의 심리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저는 많은 사람이 어떻게 경제전망을 하는지 관찰하며 전망을 합니다. 물론 틀린 전망이라도 참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많은 분들의 예상대로 경제가 위축되면 그로 인해 삶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어지는 분들을 어떻게 보호할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그래야만 나와 내 가족을 지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영역에 진출하려는 변호사들, 특히 청년 변호사들에게 조언을 주실 수 있을까요.
글쎄요. 야채 장수가 열심히 일하다 보면 장사가 잘 될 수 있습니다. 야채 장수가 싱싱한 야채를 남들보다 더 빨리 가지고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요, 재수 없게도 싱싱한 야채를 파는 또 다른 가게 옆에서 장사하면 아무리 열심히 장사를 해도 안 됩니다. 그때는 그 야채 가게에서 안 파는 게 뭐가 있는지 빨리 알아보고 그걸 가게에 들여와야 합니다. 우리가 개발도상국이었을 때는 뭐를 해도 시장이 있었습니다. 웬만하면 수요가 맞았죠. 심지어 냉수만 떠놓고 팔아도 팔렸습니다. 그런데 선진국이 되면 뭐를 해도 어지간해선 수요에 안 맞습니다. 1, 2등 사이에 별 차이가 없으니, 1등이 조금만 가격을 높게 부르면 곧바로 2등에게 가는거죠.

변호사라는 직업은 그 자체로 희소하기도 하고 유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변호사 일만 잘하겠다는 마음을 가지면 기존과 별 차이가 없죠. 그것은 어떤 직업이든지 마찬가지인데요. 지금은 희소성의 가치는 올라가고 보편성의 가치는 떨어지는 시기입니다. 물론 그것을 감수하겠다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달리 생각해야 합니다. 살아가면서 변화와 기회를 잡아야 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분들은 그런 기회를 잘 안 잡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청년 변호사님들께서도 좀 더 열린 마음을 가지고 그런 기회를 잘 잡으셨으면 합니다.

● 본보 2018년 12월호 인물탐방 윤영미 아나운서 인터뷰 본문(23p) 중 “바꿨어요”가 틀린 말이라고 기재한 부분은 인터뷰 내용에 포함되지 않은 부분이기에 이를 정정합니다.

● 인터뷰/정리 : 김용우 본보 편집위원

김용우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 글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