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회원 여러분께,

안녕하십니까, 서울지방변호사회 국제이사를 맡고 있는 권대현 변호사입니다. 박종우 회장님과 함께 제95대 집행부가 출범한 지도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임기의 반환점을 막 지난 이 시점에 지난 1년과 앞으로 1년간 국제이사로서의 회무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국제이사로 보낸 1년 내내 저를 사로잡은 화두는 “회무의 연속성”입니다. 국제이사로 취임하자마자 우리 회가 그간 해외 변호사회와 어떤 교류 및 제휴 사업을 해 왔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회원 여러분의 이익을 위해서는 일회적이지 않고 실질적으로 지속가능한 사업과 교류를 전개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것에 모든 집행부가 공감하였습니다.

그에 따라 지난 1년간 우리 회는 해외 변호사회와의 교류를 통하여 각국의 법제를 벤치마크하고 우리 회의 위상을 높이는 것에서 한 걸음 나아가 회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공동사업이 가능한 해외 변호사회와의 교류에 역점을 두어 왔습니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 청년변호사 해외 파견 및 교환 프로그램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하여 우리 회는 청년변호사들이 상호 국가의 로펌에서 파견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국제법률 실무 경험을 축적하고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여 해외 법률시장 진출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대상자는 만 40세 미만 및 경력 5년 이하의 청년변호사입니다. 항공비 및 체류비 등 경비 일부도 지원해 드릴 것입니다. 지난 1년간 새로이 체결한 싱가포르, 홍콩, 상해, 산동성, 뉴욕주변호사회 간 MOU에 추상적인 우호 증진 목적보다 이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이 강조되어 있는 이유입니다.

대망의 첫걸음은 싱가포르변호사회와 함께 시작하였습니다. 프로그램의 취지에 공감하는 많은 청년변호사들이 지원하여 현재 대상자를 선발 중에 있습니다. 지원해 주신 청년변호사 회원분들 모두를 파견하지 못하여 안타까울 뿐입니다.

아프리카 동쪽 해안 탄자니아 말리디항 바로 앞에 잔지바르라는 섬이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지상낙원, 인도양의 숨은 보석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섬입니다. 천년 해양 무역의 중심지라고도 합니다.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돌아 인도까지 진출한 것으로 유명한 포르투갈의 항해가 바스쿠 다가마가 이곳에 도착한 때는 1498년입니다. 이후 유럽인들의 대항해시대가 열리게 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보다 무려 84년 전에 이곳에 원정을 왔던 명나라 정화가 있었습니다. 정화는 희망봉의 바스쿠 다가마나 세계일주의 마젤란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대규모 함선과 인원을 이끌고, 말라카해협과 인도양을 거쳐 페르시아만과 아프리카 동해안까지 진출한 위대한 대항해가였습니다. 정화는 서아시아와 동아프리카로 가는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여러 나라와 문화적·경제적 교류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나, 정화의 제7차 원정을 끝으로 명나라는 바다로 나가는 문을 닫는 해금과 쇄국을 선택하였고, 계속 해상무역을 추구한 유럽과는 상반된 운명의 길로 나아갔습니다.

우리 회의 금번 청년변호사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정화의 잔지바르를 떠올려 봅니다. 정화의 항해 정신은 시대를 읽지 못하고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관료들이 국고 낭비라는 비판을 쏟아부어 결국 역사의 바닷속에 가라앉았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이 되려면 청년변호사 회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싱가포르변호사회를 필두로 올해 내에 홍콩 및 뉴욕주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청년변호사 여러분의 의견을 수렴하여 중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등 그 외 지역으로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Well begun is half done!! 청년변호사 회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0. 2.
제95대 서울지방변호사회
국제이사 권대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