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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의원 인터뷰

Q 5선 중진 의원으로서 21대 국회를 시작하시는 각오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21대 국회가 출범한 지 한 달이 되어가는데,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송영길입니다. 어느새 이렇게 5선 의원이 되었습니다(웃음). 지금 국회에 5선 의원이라고 하면 몇 명 없을 텐데. 세월이 이렇게나 흘렀습니다. 그러면서도 5선을 하다 보니까, 역시 헌법개정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국회가 이른바 ‘비토 권력’이랄까, 형성적인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도 없고, 3권분립이다 뭐다 하지만은 정부가 주도할 수밖에 없는 지금의 체제는 문제가 많습니다. 헌법 제40조에서 입법권을 정하고 있지만, 사실 정부가 법안을 다 제출해 버리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도 이상합니다. 그렇다고 책임 정치가 제대로 실현되어 온 것도 아니고. 대통령이 국정의 최고 책임자임에도 불구하고 국회에 나와서 대답할 의무도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이러한 점들을 생각하다 보면 국회의원으로서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정책결정권의 크기는 민주적 정당성의 크기와 비례해야 한다는 말도 있습니다만, 대통령이 임명했다는 것만으로 장관이 국회보다 더 큰 권한을 가지는 현실이기도 하고, 뭔가 체계상도 맞지 않는 느낌입니다. 국회가 함께 책임을 가지고 국가 정책을 정부와 동반자적 지위에서 고민하는 위치인 것이 아니라 항상 대선을 앞두고 권력투쟁만 벌어진다는 점에서도 그렇습니다. 얼마 전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께서 “여당이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가도 대선에서는 나쁘지 않다”는 취지로 말씀을 하셨는데, 대선의 유불리는 정치집단의 문제일 뿐이죠. 국민들은 당장 국회가 일을 잘하고, 국가가 발전하기를 바라는데, 대선을 생각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당대표가 되어 많은 걸 바로잡아야겠다 싶었는데, 꿈을 일단 접게 되기도 했습니다.

Q 21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도 맡게 되셨습니다.

네. 이번에 외통위원장을 맡았습니다. 5선 상임위원장은 국회에서 처음이라고도 해요. 5선을 하면서도 상임위원장을 사실 한 번도 못해 봤더라고요. 사실 보통 3선 의원부터가 상임위원장을 하게 되는데, 제가 3선이 되었을 때에는 나이가 어리다고 상임위원장을 못했었고. 다음에는 인천광역시장을 하고, 그러다 보니 이제서야 제가 상임위원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관심을 가져온 분야이기 때문에 상당히 의욕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아동성착취물 근절을 위해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하셨는데, 이에 대한 내용을 듣고 싶습니다.

손정우에 대한 인도 거절이 이루어지고 사회의 공분이 상당했습니다. 아동성착취물이라니. 또한 해당 범죄 자체가 초국가적으로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내용을 자세히는 알 수도 없이 보도로만 접했습니다만, 유아에 대한 범죄까지도 있었다고 하는데 1년 6개월 형을 받은 것도 사실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게 처벌을 가볍게 받아 출소한 것도 국민 법감정이 나쁜데 심지어 인도거절이라니. 이걸 사법주권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래서 법무부의 인도거절 결정에 즉시항고를 해서 불복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소급적용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절차법에 관한 것이니까. 불복절차는 반드시 필요하고 비단 이번 경우뿐만 아니라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도할 이유가 없는데 타국만의 정치적 목적으로 인도 요구를 할 경우도 있을 수 있거든요. 이번 일을 계기로 불복할 수 있는 절차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Q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 자구 심사권 폐지에 대한 의원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 자구 심사권은 필요하다는 것이 제 생각이에요. 운용상의 문제가 좀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발목잡기로 비춰져서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옵니다. 그러나 다른 법과의 상호 충돌이나 헌법적인 관점에서의 문제도 그렇고 필요하죠. 순기능이 분명히 있습니다. 법사위가 회기 종료 시까지 법안을 잡아두지 못하도록 심사기간을 정해서 기간을 도과하면 소관 상임위에 법사위 의견을 명시해서 보내고, 수정보완해서 오도록 한다든지 여러 방법을 좀 강구해서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듭니다. 악용되지 않도록 하는 통제조항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Q 인천에 고등법원을 신설하는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공동 발의하셨는데, 이에 대한 내용을 듣고 싶습니다.

인천에 고등법원은 신설될 필요가 있어요. 물론 수원에도 최근 고등법원이 설치되었습니다만, 인천광역시를 비롯해서 국토 서쪽에 위치한 많은 지역들이 여전히 소외되고 있습니다. 법원행정처가 소극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인천이 벌써 300만 도시이기도 하고. 파주까지 해서 서북부를 포괄해 준다면 국민들의 사법접근권도 높아지고 여러모로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얼마 전 UN 안보리에 대북제재 완화 요청을 하겠다는 인터뷰를 하셨는데요, 대북정책 관련한 의원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은, 북한이 일단 6차 핵실험을 하고 중단한 지금 상황에 대한 ‘보상’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출발합니다. 북한이 지금 핵개발 혹은 핵실험을 추가적으로 안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비핵화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까지 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행위에 대해서 잘했다라고 격려하고 더욱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끌어내야 한다는 게 제 기본적인 생각이죠.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지원 없이도 중단시켰다고 자랑을 하고 있습니다만, 북한 입장에서는 그렇게 평가받는다면 반발할 수밖에 없어요. 비핵화를 선택했다는 것을 잘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보상이 그래서 필요합니다. 체면이 서지 않게 된 지금의 상황을 지도부가 타개할 수 있도록 해야겠죠. 최근 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집회도 열고, 남쪽에 선전물을 뿌리겠다고하고, 거친 발언을 연일 쏟아내는데 걱정입니다. 가장 안 좋은 상황은 7차 핵실험을 하거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도발을 하는 것입니다. 한편 보수 진영에서는 ‘6차 핵실험으로서 북한은 핵을 완성했는데 송영길 의원은 잘못 알고 있다’라고 하면서 이미 북한은 무기를 완성했는데 그렇지 않은 척하는 것이라고 하시는데, 전문가들은 아직 북한에 그 정도의 기술력은 없다고 봅니다. 대기권을 뚫고 재진입하는 기술이 필요한데, 검증을 한 적이 없거든요. 핵탄두를 소형화하기 위해서도 많은 실험이 필요한데 아직 진행 중이고. 지금처럼 추가 핵실험을 못하도록 저지하고 나아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경제제재에 있어 “사안에 따라서 경제제재의 예외를 둘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Q 정치에 입문하시게 된 계기와 더불어 법조인의 정치 진출에 대한 의견과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늘 정치를 하고 싶었습니다(웃음). 학생운동하고 그럴 때부터 남들이 “정치를 하려고 하느냐, 정치를 하고 싶으냐”라고 물으면 언제나 ‘그렇다’라고 대답을 했었어요.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정치라는 게 정말 대단하기도 합니다. 90년 중반인가 검찰 시보를 할 때, 전두환 씨가 내란목적살인죄로 기소가 됐었는데, 정말 놀랐어요. 공소장이 정말 탁월했습니다. 제가 학생 운동할 때 만들거나, 봤던 어떤 유인물보다 잘 썼더라고요(웃음). 아, 이런 것이 바로 정치의 힘이고, 민주화라는 것이구나 생각을 했던 기억입니다. 사실 정치라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 ‘남에 대한 관심과 열정’입니다. 그저 네거티브하게 여길 것은 아니고, 특별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정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국가와 민족, 공동체를 위해서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조언이라고 한다면 ‘법조인들은 상상력의 빈곤이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법조인은 스스로의 틀을 벗어나야 할 필요가 있어요. 인문학 공부도 많이 하고 사회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Q 변호사 생활을 하시던 때의 기억에 남는 사건이나 에피소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갑자기 생각이 나는데, 개업을 했을 때 보증금을 떼였던 생각이 납니다. 변호사가 되고 나서 인천지방법원 앞에 사무실을 차렸는데, 사실 이미 채무가 상당히 많았던 곳이긴 했죠. 결국에는 당시 1억이라는 거금을 떼였습니다(웃음). 사건이라면 아무래도 노동사건을 많이 했죠. 선거운동을 하다가 당시에 변론을 해줬던 노동자들을 거리에서 만나기도 했고요. 옛날 생각이 많이 나는 순간이죠.

Q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

테니스를 오래 쳤어요. 그런데 확실히 시간이 좀 없다 보니까 꾸준히 하기 힘든 측면이 있죠. 산행도 좋아하는데, 요즘엔 매일 만 오천 보씩 걷고 있어요. 이번에 제가 국회에 들어오면서 다짐한 것이 있습니다. 국회 안에서는 절대 차를 타지 않는 것과 계단으로만 다닐것. 그리고 일회용을 쓰지 않는다. 텀블러를 제작해서 의원실에도 나눠주고 있어요.

Q 살아가면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좌우명이나 가치관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소유냐, 삶이냐’가 큰 화두였어요. 에리히 프롬 책을 대학 때 읽기도 해서 그렇지만 ‘소유하는 삶을 살지 않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살고 있고, 부동산도 없어요. 어린 마음에 죽어있는 물건에 등기를 하기 위해 내 삶을 허비하지 말자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웃음). 지금도 그 마음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Q 서울지방변호사회 혹은 회원변호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쥬라기공원 영화를 보면, 티라노사우루스가 최초로 잡아먹는 게 변호사에요(웃음). 고전적으로 변호사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지를 못합니다. 지옥과 천국의 소유권분쟁을 해도 천국이 못 이긴다고도 합니다. 모든 변호사가 지옥에 있으니까. 이러한 변호사들의 악명을 생각하면 변호사의 공익적 사명이 참 중요합니다. 사법연수원생에게 공무원 자격을 부여했던 것도 변호사의 그런 점 때문이기도 했습니다만, 변호사야말로 최후의 보루입니다. 국민들이 마지막에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아닐까요. 그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고, 공익실현의 사명도 계속 지켜갔으면 합니다.

지난 7월부터 게재된“기획_법조인 국회의원 인터뷰”코너의 내용은 본회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정리 : 장희진 본보 편집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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