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트림라이더 등산학교(이하 ‘이알’)에서 2014. 7. 3.부터 2014. 7. 26.까지 키르기스스탄 알라차르 국립공원 내에 있는 코로나5봉을 등반하기로 하여 참가하였다. 이 소식을 듣고 SBS에서 이번 등반을 취재하기로 하여 촬영대원이 늘어 총 14명이 등반을 가게 되었다.(방송은 8. 24. 오후 11:00)
베이스 캠프로 이동
선발대는 7. 3.(목) 키르기스스탄으로 향했으나 나는 사정이 있어 7. 10.(목) 키르기스스탄 비스켁 도착하였다. 7. 11.(금) 에이전트의 도움으로 자가용을 이용해 알라차르 국립공원으로 이동하여, 포터가 20kg, 내가 10kg을 지고서 해발 3,300m, 주차장에서 7km 떨어진 라첵 산장의 베이스캠프로 이동했다(걷기 4시간). 베이스캠프는 휴식일이라 반갑게 나를 맞아주었다.
전진캠프로 이동
하룻밤 자고 7. 12.(토) 오후 1시 전진캠프인 해발 3,900m의 라첵 산장에서 7km 떨어진 무인산장의 전진캠프로 이동했다(3시간 소요).
등반준비(7. 13. ~ 7. 15.)
전진캠프에서 1.5시간 거리인 벽 밑으로 이동하면서 가는 길에 눈에 덮인 크레바스(빙하가 갈라진 틈)를 다수 확인하였는데, 걷는 데 꽤 방해가 되었다. 2피치(보통 로프길이 내인 50m 단위로 등반을 하고 이를 피치라 한다)까지 등반한 후 35리터의 물, 포타렛지(벽에서 잠잘 수 있게 만든 허공침대이고 2명이 잘 수 있다) 등을 옮겨놓고 전진캠프로 철수하였다.
등반시작(7. 16. ~ 7. 22. )
7. 16.(수) 본격적인 등반을 시작하여 2피치까지 남은 짐을 올렸다. 공기가 희박해서인지 약 150kg의 짐을 끌어올리기가 너무 힘들었다. 홀링은 도르래를 사용하여 3:1로 하고 한 사람이 체중을 실어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는 식으로 하였다.
첫날 내가 3, 4피치를 선등(팀원 중 한 명이 장비를 설치하며 줄을 끌고 먼저 올라가는 것)하였다. 중간에 눈 지대를 3피치를 지나고, 4피치는 크랙이 좋아 자유등반으로 하면 쉬워 보였으나 장비가 많고 중간에 슬랩은 신발이 릿지화여서 지나가기 까다로워 버드빅 5개를 박고 지나갔다. 짐을 끌어올려야 했으나 3피치 중간이 낙석지대여서 혹 낙석이 등반팀에 떨어질까봐 홀링을 못 하고 다음 날 아침, 물이 얼 때 하기로 하고 다시 2피치로 하강하여 포타렛지를 설치하고 밤을 보냈다.
7. 17.(목) 5피치를 시작하려고 하니 눈이 오기 시작한다. 좀 쉬운 구간이라 그럭저럭 나가는데 눈이 더 거세진다. 진정한 익스트림 등반을 하게 되었다. 크랙에 눈이 많아지니 크랙이 잘 보이지 않는다. 밑에서 정지하라는 무전이 와서 35m쯤 진행하다 정지하고 낮 12시부터 오후 내내 쉬었다.
7. 18.(금) 오늘은 다른 대원이 6피치를 진행했다. 중간에 슬랩이 있다고 하여 암벽화를 갈아 신고 리벳을 설치하고 지나갔다. 이후 다시 이번 등반에서 가장 어려운 구간인 7피치를 진행하였고, 밤 9시가 넘는 시간에 7피치를 완료하고 하강하였다.
7. 19.(토) 내가 7피치를 다시 선등으로 올라갔다. 오버를 지나 직벽에서 작은 에어리언캠을 치고 체중을 실었는데 캠이 빠지면서 예상치 못하게 10m 정도 추락하였다. 유마로 다시 올라가 등반하는 도중 조금 위 지점에서 오른쪽 발을 바위에 대고 다시 캠을 설치하는데 신발이 갑자기 벗겨지면서 아래로 날아가 버렸다.(나중에 하강중 권오영이 회수) 신발 끈을 느슨하게 하였더니 이런 일이 다 생기는구먼.
7. 20.(일) 밤새 바람이 많이 불어 포타렛지 플라이(포타렛지에 천을 둘러 바람을 막아 주는 것)가 너무 시끄러웠다. 정상을 향해 조금 완만한 구간을 2피치 전진한 후 바람이 불어 더 이상 못 가고 하강하여 오후 2시부터 또 포타렛지에서 시간을 보냈다.
7. 21.(월) 오늘도 밤새 바람이 불어 잠을 잘 못 잤다. 예정대로라면 오늘 정상에 오르고 하강을 시작해야 하는데 눈이 많이 오고 바람도 아주 거세다. 오후 1시쯤 일단 정상 정복에 나섰는데 등반 중 눈이 와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11피치와 12피치 반을 진행하다 다시 하강하였다.
7. 22.(화) 2인용 포타렛지에 셋이서 자느라 밤새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 오늘은 날씨가 맑아 오전 11시경 대원 7명 모두 정상에 섰다. 정상은 4,850m(고도계 4,723m)로 프리코리아를 비롯한 주변 경치가 끝내주었다. 이후 빨리 하강하여 바닥에 내려갔다. 바닥(4,100m)에서 정상(4,850m)까지 약 700m를 7일에 걸쳐서 등반한 것이다. 바닥에서 밤새 실컷 먹고 오랜만에 땅바닥에서 편안한 밤을 보냈다.
마무리
끝으로 이번 등반을 하게 해 준 김세준 대장 이하 이알 강사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 또한 이번 등반을 가게 해 준 나의 아내와 아들, 딸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박명원 변호사
사법시험 제48회(연수원 38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