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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_변호사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 논의
우리나라에서 1977년 부가가치세가 도입된 것은 ‘간접세제의 간소화, 수출촉진, 투자촉진 및 간접세의 중립성 유지’ 때문이었다. 변호사업무에 대한 부가가치세가 그러한 입법취지와 무관한 것임은 명백하다. 당시 재정부에 근무하던 전정구 변호사는 변호사용역에 대해서도 부가가치세를 적용하는 것에 반대하였는데, 이는 국민의 권리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변호사업무의 공공성에 비추어 위와 같은 부가가치세 도입 목적은 변호사업무에서 부적절한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논지가 타당하다고 인정되었기 때문에 당시 변호사업무에 대해서 부가가치세가 면제되었다. 

그러던 것이 1998년 그 면제조항이 삭제되었는데, 주된 이유는 변호사가 탈세를 하므로 이를 막을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러한 이유가 과연 변호사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과라는 수단에 적정하게 재단된 것인지 의문이거니와, 적어도 현재의 변호사업무 현실에서 탈세 방지라는 그러한 목적은 효능을 상실하였다고 볼 것이다. 

여러 변호사들이 서울지방변호사회보 등을 통하여 그러한 문제점을 제기하여 왔다. 변호사회는 어느 직능단체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과세협조를 하고 있는데, 그것은 지방변호사회를 통한 경유 제도의 시행과 각 변호사별 경유 건수의 내용이 보고되어 과세관청에 전달된다(배진수, “변호사, 과연 탈세집단인가”, 『시민과 변호사』, 2004. 5.). 모든 변호사용역에 전자계산서나 일반계산서를 발부할 의무가 주어져서 제대로 시행되고 있다. 또한 법인이나 사업자인 개인이 당사자인 경우 경비처리를 위해 해당 계산서를 발급받아야 할 것이니 수임료 축소신고를 예정하여 부가가치세 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한마디로 국세청은 수임실태에 대하여 잘 파악할 수 있고 이에 필요한 세무자료 확보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변호사업무는 국민의 재판청구권,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며 사회정의의 실현을 위한 고도의 공공성을 지니므로, 이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과가 미치는 국민들의 기본권에 대한 제한은 결국 국가가 국민들에게 국가의 독점적인 소송제도를 이용하는 것에 추가적 부담을 과하는 것이다(이명웅, “변호사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의 헌법적 문제”, 법률신문, 2014. 9. 1.). 

이러한 논지는 이미 종전부터 강조되어 왔다. 일찍이 이태규 변호사는, 변호사 업무가 일반 영리행위와 질적으로 구분되는 공익적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법률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는 사회정의에 반하므로 변호사회가 이 문제에 다각적인 대처를 할 것을 주문하였다(이태규, “변호사소득과 부가가치세”, 『인권과 정의』, 1982. 11.). 그러나 이러한 관점이 1998년 부가가치세법 개정 시 변호사의 탈세방지라는 논의에 눌려 제대로 관철되지 못했다. 

한편 형사수임료에 대한 부과가치세 부과가 부당하다는 것은, 형사재판 제도가 지닌 실체적 진실발견과 적법절차, 이를 위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관점에서 당연하다(김정태, “형사수임료에 부가가치세 부과는 부당해”, 『시민과 변호사』, 2004. 4.). 즉 국가기관의 부당한 형벌권 행사를 다투는 소송행위에서 변호사 수임료에 대한 부가가치세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여야 할 국가가 오히려 사실상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결과가 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변호사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경제적 측면에서 볼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법률서비스 이용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는 점은 세무전문가도 지적하고 있다(박정우 세무사(교수)의 관점, 서울지방변호사회 특집좌담, “변호사 인적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과문제를 본다”, 『시민과 변호사』, 2004. 6. 참조). 특히 잘못된 소비세에 의하여 소비자의 선택이 왜곡되는 것이 변호사용역에 있어서는 현저하다. 돈이 있는 사람은 소비세를 지불하면서 변호사를 선임할 것이고 돈이 없는 사람은 변호사선임을 포기하게 되는 것은 불공정한 것이다. 즉 10%의 부가가치세는 재력 유무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조세부담의 역진성이 문제이다. 

2005년도에 대한변호사협회가 부가가치세법 개정을 시도하였지만 변호사들의 ‘제 몫 챙기기’로 언론에 인식되면서(예, 경향신문 2005. 3. 24.자) 실패한 것은, 변호사가 아닌 국민의 부담이 되고 있는 것 및 변호사업무의 공공성이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법치주의를 통한 민주주의에서 사회적 분쟁에 대한 법적 해결은 필수이고, 법적 분쟁은 불가결하며, 이를 중립적인 법관에 의하여 공정하게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존재 의의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소송에 있어서 변호사의 조력은 현실적으로 필수적이며, 헌법재판소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고도로 보호하고 있는 것은 이를 반영하는 것이다. 특히 헌법소송에 있어서, 국민들은 직접 국가에 대한 헌법상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고 변호사강제주의가 채택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가 국민에게 변호사업무에 무조건 10%를 조세로 부담시키는 것은 적지 않은 문제를 지닌다.

우리 변호사법이 규정한 변호사에 대한 고도의 ‘공공성’을 되새기고, 변호사회를 통하여 우리 스스로가 대국민적 인식에서 변호사의 윤리적 기준을 향상시키면서, 부가가치세 면세를 통하여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시키는 데 변호사들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 변호사업무의 그러한 공공성은 변리사법, 관세사법, 공인회계사법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며, 세무사법이 정한 ‘공공성’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호사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논의가 변호사업무의 ‘제 몫 챙기기’가 아니라, 국민들의 권리구제의 효율성을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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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웅 변호사
사법시험 제31회(연수원 2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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