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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상호 인터뷰

 

Q. 안녕하세요, 최근 드라마 <루카>를 마치고, 곧이어 영화 <아무도 없는 곳>으로 돌아오셨어요. 차기작으로 JTBC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네임> 등 여러 작품을 검토ㆍ준비 중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감사하게도 정신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너를 닮은 사람>이 5월경 방송 시작 예정으로, 현재 촬영 중에 있고요. 넷플릭스 <마이네임>은 사전제작으로 촬영은 이미 다 찍어뒀고 납품까지 마쳤어요. 이제 넷플릭스에서 틀기만 하면 됩니다(웃음).

Q. 특히, 넷플릭스 하면 <킹덤>과 <스위트홈>에서도 열연을 펼치셨고 해외에서도 호응이 엄청났는데, 인기를 실감하시나요?

코로나19 때문에 해외에 못 나가서 잘 못 느끼고 있어요. 저는 SNS를 전혀 안 해요. 카톡도 안 하는데, SNS가 왠지 모르게 귀찮고 싫더라고요. 사실 그전에도 <시티헌터>가 동남아에 방영되어서인지 많이 알아봐 주시긴 했습니다. 팬분들이 눈빛으로 행복한 마음을 전해주셨죠.

Q. OTT플랫폼 시장의 급성장이 배우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특히, OTT플랫폼 제작 드라마와 방송사 제작 드라마의 차이가 있다면?

OTT플랫폼 업체들도 플랫폼을 채울 콘텐츠가 필요하다 보니 아무래도 일이 늘었어요. 배우들뿐만 아니라 제작하는 분들도 일거리가 늘었죠. 시장이 커진 것 같습니다.

제작 과정에 있어서는 쪽 대본이 거의 없어졌어요. 이전에는 쪽 대본이 평생 안 없어질 것이라고 봤거든요. 방송되는 것을 보고, 또 그 반응을 보고 떠오르는 부분들도 있어서 필수적이라고 여겨졌어요. 그래서 안 없어질 것이라고 본 건데, 넷플릭스가 들어오자마자 없어졌어요. 지금은 전부 사전제작이죠. OTT는 100% 사전제작이라고 보면 되고, 기존 방송사들도 100%까지는 안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사전제작이에요.

Q. 촬영 여건이 예전과 비교해서 달라졌나요?

근로기준법에 의해 정말 많이 달라졌어요. 끝날 때를 알고 일을 하는 것이 차이가 정말 큽니다. 군대에서 체력이 강한 이병과 비리비리한 병장이 함께 행군을 하면, 병장은 안 지쳐요. 병장은 끝이 어딘지 알고 있기 때문이죠. 이제는 팀원 전체가 9시에 시작해서 밤 10시면 끝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훨씬 덜 지치고, 일이 효율적으로 되는 것 같아요. 즉, 법이 촬영 현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크레이지!(웃음)

Q. 올해로 배우 경력 28년 차가 되셨습니다.

벌써 그렇게 되었네요. 배우로서 이 직업이 재미있어요. 운이 좋아서 밥 걱정은 안 하고 사니까 특히나 더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작품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역할을 하는 것이 정말 재미있어요.

Q. 배우로서 어떤 인생 모토로 살아오고 계시나요?

제 호가 춘산(春山)입니다. 어릴 때 경주에서 자랐는데, 동네 사이 고개에 살았어요. 그 고개 건너편에 산이 있었는데, 연극하면서 좌우명을 고민하다가 그 산이 생각났어요. 그 산에는 봄이 될 때마다 울긋불긋 진달래가 피었는데, 그 진달래는 매년 같은 자리에서 그대로 피었죠. 그런데 저는 작년에 피었던 그 자리에 그대로 다시 핀 진달래를 보면서 매년 기분이 좋더라고요. 나는 변할 수 없는 김상호인데, 그 봄산처럼 피었던 자리에 꽃이 피지만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운,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자는 마음으로 호를 춘산으로 지었어요.

Q. 작품을 고르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일단 제 기준에서 시나리오가 재미있고 잘 읽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책장이 잘 넘어가면 일단 기분이 좋아요. 그리고, 어떤 시나리오를 받아서 내가 할 배역을 봤는데 ‘어, 이 배역을 보고 감독님과 작가님이 김상호라는 배우를 생각해 주었다고?’라는 생각이 들면 기분이 좋죠. 비슷한 연기를 오래 하다 보면 불안감이 들게 마련인데, 저의 이면을 봐 주셨다는 생각이 들어서 감사해요.

Q.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있을 정도로 다양한 캐릭터 변신에도 늘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치시는데, 비결이 있으시다면?

‘믿보배’가 저 말고도 되게 많습니다(웃음). 대본 보았을 때의 첫 느낌에 감독님과 작가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면 좋은 결과가 나오게 돼요.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눈빛만 봐도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죠.

Q. 촬영이 없을 때 즐기는 나만의 취미가 있다면?

최근 아내와 같이 골프를 치고 있는데 정말 좋은 스포츠인 것 같아요. 새벽 6시 ~ 7시에 둘이 골프장에 나가면 정말 좋더라고요.

Q. 애처가로 알려져 있으신데, 아내분은 어떻게 만나셨나요? 

제 아내 대학 선배의 소개로 만났습니다. 그녀가 대학 때 연극을 했는데 그녀의 연극동아리 선배가 저희 극단에 들어와서, 아내를 소개해 줬습니다.

처음에 만났을 때, 아내는 당진에 있는 대학교 도서관에서 사서를 하고 있었어요. 대학(문헌정보학과)을 졸업하자마자 그곳에 취직했죠. 당시 그녀를 만나러 당진에 갔는데, 조개구이가 한창 유행하던 때라 조개구이 집에서 8시에 만나기로 했어요. 8시 10분쯤 멀리서 바지 정장을 입고 짧은 머리를 묶은 아내가 노란 서류봉투를 들고 딱 오는데 ‘아, 사람 눈에서 빛이 날 수도 있구나’라고 느꼈어요. 앉아서 인사하고 술을 마시는데 아내 손톱이 단정하고 짧았어요. 손톱에 멋을 부리지 않은 모습에 ‘참 좋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녀가 대학 졸업 후 바로 당진에서 직장생활을 하느라 힘들다고 하여, “세상은 힘들게 사는 거 아닙니다. 즐겁게 살아야지. 그만두십시오”라고 했어요. 아내가 그만두고 서울로 올라와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저를 먹여 살렸죠. 지금 생각하면 아내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종종 왜 그랬는지 물어보면 자기도 모르겠지만 좋았다고 합니다(웃음).

Q. 코로나19로 인해 체감하는 일상 속 변화가 있다면?

불안함과 불편함이 있는 것 같아요. 혹시 내가 집에 들어갔을 때, 촬영 현장에 갔을 때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늘 있어요. 촬영장에서 방역수칙을 지켜서 진행하기는 하지만, 혹시 내가 옮기는 것 아닌가, 괜찮은 것인가 하는 그런 불안감이 늘 있어요.

Q. 훗날 대중들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제가 죽고 난 다음에, 우리 아이들이 세상 살다가 아버지 이야기를 하게 될 때, “아, 나 그 사람 연기 보면서 많이 즐거웠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구독자인 변호사 회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코로나19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인터뷰/정리 : 황귀빈 본보 편집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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