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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위 배우 인터뷰


Q. 최근에 <언더커버>라는 드라마에서 변호사 사무장 역할로 열연하셨는데, 드라마가 성공적으로 종영되어 뿌듯하시겠어요.

 네, 아무래도 드라마가 잘되어 기분이 좋고, 또 주변에서도 극중 배역인 ‘배구택’으로 불러 주시기도 하니 고맙기도 하고 좋지요. 하지만 배우로서, 앞으로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싶고, 해야 되기 때문에 한 작품이 끝나면 좋기도 하지만, 또 좋은 작품들에 출연해야 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냥 좋기만 한 것은 또 아니에요.

Q. 사무장 역할을 하면서 특히 신경 쓰셨던 부분이 있을까요?

 <언더커버>에서 맡은 ‘배구택’은 일반적으로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시는 사무장과는 좀 다른 사람일 거예요. 건물주로서 적은 임대료를 받으면서도 김현주(극중 변호사) 씨가 억울한 사람들을 위한 재심소송을 할 수 있도록 경제적으로 지원해 주고, 또 권력을 향해서도 김현주 씨를 위해 앞장서서 거친 말도 서슴없이 하는, 정의를 구현하는 변호사에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조력하는 인간적인 캐릭터여서, 그러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Q. 빨리 이한위 배우님의 연기를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예정되어 있는 차기 작품이 있을까요?

 네. 웹드라마 한 편이 있고, 또 내년 초에 방영될 미니시리즈에서 주인공 아버지 역할로 찾아뵐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재 이렇게 두 작품 준비 대기 중에 있는데,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8월쯤 촬영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Q. 연기를 시작하신 지 벌써 40년이 다 되어가시는데, 처음에 어떻게 배우의 길로 접어들게 되셨나요?

 어릴 적엔 굉장히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 아, 이런 성격은 힘들겠다 생각하고 중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는, 내가 잘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 보기 전에 일단 도전해서 친구들 앞에서 노래도 불러 보고, 응원도 해 보고, 그렇게 하다 보니 부반장, 반장도 하게 되면서 성격도 차츰 외향적으로 변하게 되었어요.

 고등학교 졸업 후, 성적에 따라 조선대학교 정밀기계공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는데, 전공은 적성에 맞지 않아서 당시 극예술연구회라는 동아리에서 많이 활동했어요. 열심히 하다 보니 주요 배역들을 도맡아 하게 되었고, 동아리 출신 선배들이 프로 연극계로 진출해서 꾸준히 활동하시며 저를 이끌어 주셨어요. 저 또한 그런 선배들을 따라 배우면서 배우를 선택하게 된 것 같아요.

Q. 매년 꾸준히 여러 작품에 출연하고 계시는데, 롱런 비결이 있다면요?

 사실 배우로서 10년, 20년, 30년 이상 꾸준히 활동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예를 들어, 10,000명의 배우가 있다면 그중 활동하는 배우들은 500여 명 남짓일 거고, 그중에 10년, 20년, 30년 이상 활동하는 분들은 손에 꼽히니까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스스로 대견하다고 생각해요. 연기 생활을 40년 가까이하다 보니, 어떻게 하면 작품에 계속 출연할 수 있는지, 연기를 잘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상담을 해 주기도 하는데요, 그럴 때마다 저는 이렇게 얘기해 줍니다.

 “지금 나에게 역할을 맡겨 준 감독과 작가의 요구에 맞는 연기를 해라. 지금 맡은 역할을 제대로 잘 해내면 된다.”

 과거에 머물러 있어도 안 되고, 미래를 걱정하는 것도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내기 위해서는, 항상 그때그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여 잘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목소리가 좋다는 말도 종종 듣는데, 조연 역할에는 맞지 않아서 그 역할에 맞게 목소리도 바꿔가며 연기를 하거든요. 매번 새로운 역할에 맞추어, 캐릭터를 창조하고 연출하려는 의도를 제대로 읽어 내고, 성실하게 연기해 왔던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Q. 저희 회원 자녀분들 중에서도 배우지망생이 있을 것 같아, 이한위 배우님처럼 연기를 잘하기 위한 배우로 자녀를 키우기 위해서 어떻게 조언해 주는 것이 좋을까요?

 어린 나이에 처음 갖는 꿈은 소중하고, 그렇기 때문에 해 보라고 지지해 주면 좋을 것 같아요. 다만,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없거나, 배우가 어떤 일을 하는지 정확히 모르면서 어린 나이이기 때문에 관심 받고 싶어서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하는 아이들도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배우로서 오랜 기간 사랑받으며 활동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워요. 실제로 작품이 개봉되기 전까지는 여러 우여곡절이 많은데, 예를 들면, 캐스팅이 되었다가도 취소되거나, 작품 자체가 취소되는 경우도 있고, 촬영에 들어가도 계속 대기해야 한다거나, 촬영된 분량이 적게 편집된다거나 하는 일들이요. 그런 고충을 알지 못하고 막연히 유명해지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배우가 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진정으로 오래 활동하는 배우가 되고 싶은 자녀들에게는 배우로서의 좋은 면뿐만 아니라, 감내해야 하는 면까지도 함께 고려해서 판단하라고 조언하면 좋을 것 같고요, 또 만약 그런 힘든 부분을 본인 스스로 감당할 수 없다면, 다른 길을 찾는 것도 좋겠죠.

Q. 배우를 하면서 보람도 느끼시겠지만, 한편으론 재충전의 시간도 필요할 텐데요, 쉬는 시간은 어떻게 보내는 편인가요?

 저희 같은 경우에는 작품 사이사이에 시간이 날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땐 주로 좋아하는 운동인 골프, 등산을 하거나, 오래 알고 지내던 재미있는 지인들과 시간을 보내는 편이에요. 짧게나마 즐겁게 시간을 보내면, 또 열심히 새로운 작품에 임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Q. 변호사들 중에는, 법정물은 낯간지러워서 못 보겠다는 분들도 계시는데, 평소에 직접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도 즐겨 보시나요?

 배우로서 제가 출연했던 작품을 즐기며 볼 수는 없겠더라고요. 직업적인 면에서, 보면 볼수록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들어오니까요. 그래서 제가 출연한 작품은 여러 번은 못 보겠고, 가끔 방송에서 재방송으로 나오는 걸 볼 때가 있는데, 쑥스럽지만 한 번 정도는 보려고 합니다.

Q. 자녀분이 셋이고, 굉장히 다복하신 것 같아요. 셋째를 낳을까 말까 고민하는 회원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제가 49살 다소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고, 현재 3명의 자녀를 두고 있어요. 아이를 늦게 낳다 보니 내가 일찍 세상을 뜨더라도 남은 가족들이 외롭지 않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결혼할 때부터 셋은 낳아야지 했어요.

 집에서 보면, 아이가 하나일 때와, 둘일 때, 셋일 때가 또 다른 것 같아요. 아이들마다 성격이 다르다 보니, 까르르 웃으며 즐겁게 놀 때도 있지만 다툴 때도 있는데, 그걸 보는 것이 또 큰 기쁨이에요. 물론 많은 아이를 키우려면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되는 부분들도 있지만, 그 이상의 기쁨이 있는 것은 분명해서, 저는 아이 문제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고민하지 말고 그냥 저질러라”라고 이야기를 하거든요.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아이를 더 낳을까 말까 고민하던 분들도, 막상 낳으면 첫째를 키웠던 사랑이 분명 있기 때문에, 아이가 너무 예뻐서 잘 키울 수밖에 없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에요.

Q. 마지막으로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원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음, 저에게 있었던 일화를 하나 말씀드릴께요. 제가 연기를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특강을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요, 어느 학생이 강연에서 “혹시 선생님께서는 스스로 성공했다고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을 했어요. 많은 질문을 받아봤지만, 그런 질문을 받은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잠시 멍했는데, 곧 정신을 차리고 대답을 했습니다. 제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요. 물론 그 후배가 생각하는 성공과는 거리가 있을 수도 있을 거예요. 그렇지만 저는 척박한 연예계에서 살아남는 데 성공했고, 단지 살아남는 것만 한 게 아니라 나름의 캐릭터를 갖고 살아남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했기에 그렇게 대답했습니다. 이 일화로 답변을 갈음해도 될까요. 감사합니다.
 

● 인터뷰/정리 : 김영재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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