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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에의 종속을 우려하며

 

 세무사와 법무사, 변리사 등 유사직역들의 변호사 업무영역과 대리권침탈을 저지하는 것만으로도 힘겨운 변호사업계가 최근에는 자본을 내세워 변호사를 종속시키려는 각종 법률플랫폼과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법률플랫폼은 ‘로톡을 이용한 영업활동이 제한되면 청년변호사들의 생존이 위협된다’며 영업을 스스로 정당화하고, ‘대한변협이 위법한 월권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변호사 출신의 교수도 있습니다. 법무부장관은 로톡을 합법이라고 공개발언을 하였고, 4차 산업의 전문가를 자칭하는 한 변호사는 리걸테크가 혁신이라며 이를 금지하는 변호사법을 개정하겠다는 선전포고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들의 망언과 궤변은 혁신과 청년변호사의 이익이라는 단어로 포장되어 있습니다. 진정 청년변호사의 생존을 위한 혁신입니까? 로톡을 규제하면 청년변호사의 생계가 위협받게 됩니까? 우리 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2,500여 명의 변호사 중 95%는 플랫폼 이용자를 징계하여 달라고 응답한 바 있습니다. 즉, 압도적 다수는 플랫폼을 이용하여 영업하지 않고 있을뿐더러 그런 영업을 할 의사도 없고, 법률플랫폼이 변호사법에 정면으로 위반된다는 인식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적자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광고비용을 쏟아부어가며 플랫폼을 운영하는 이유는 우선 변호사를 종속시켜 수임 경로를 장악하고 경쟁업체를 제거한 뒤 기존 플랫폼이 그러하듯 상장하거나 대규모 자본 등에 지분을 양도하여 엄청난 이익을 차지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플랫폼에 잠식당한 택시, 배달 등의 업계는 플랫폼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자그마한 스타트업이라고 방심하여 법률플랫폼을 허용하는 순간, 결국에는 대규모 자본에 의해 지휘 · 통제받게 될 것입니다. 자본에 변호사가 종속된다면 그 자본에서 받을 불이익을 우려하여 반대편에서 맞서 싸워야 하는 공공성을 상실하고 말 것입니다.

 그들이 내세우는 혁신의 본질은 변호사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자본에 종속시키려는 시도에 불과할 뿐입니다. 당장 저가의 수임에 급급해 법률플랫폼을 옹호하고 스스로 영혼을 바치는 순간 우리는 플랫폼에 지배당하게 됩니다.

 행동하는 직역수호를 내세워 출범한 제96대 집행부는 플랫폼에 장악당할 변호사업계의 미래를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집행부로 법률플랫폼과의 전쟁에 맞서 회원의 이익을 위해 싸우겠습니다. 부디 불법플랫폼과의 전쟁에 힘을 보태어 주시기 바랍니다.

 

2021. 8.
제96대 서울지방변호사회
사무총장/총무이사 박병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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