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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합리성이 있다고 본 특수관계인 간 거래사례


법인세법상 부당행위계산부인 제도

 법인세법은 어떤 법인이 특수관계인과 거래하면서 특수관계인에게 이익을 분여하여 조세부담을 부당히 감소시키고 그것이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인정되는 경우, 이를 세법상으로 부인하고 특수관계인이 아닌 자 간의 정상적인 거래에서 적용되거나 적용될 가격인 ‘시가’에 따라 과세하는 ‘부당행위계산부인 제도’를 두고 있다.

 쉬운 예를 들면, 모회사가 자회사에 별다른 이유 없이 시가 100원짜리 물건을 80원에 판매하여 자회사에게 이익을 20원 더 주고, 모회사의 이익을 20원 줄여 그만큼 법인세를 적게 신고함으로써 부당히 조세를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과세관청은 민사상 거래는 그대로 인정하되, 세법상으로만 모회사가 자회사에 시가인 100원에 팔아 20원의 이익을 더 얻은 것으로 보아 모회사에게 그 부분에 대하여 추가로 법인세를 과세하는 것이다.
 

법인세법령과 관련 분쟁의 다양성 및 복잡성

 그런데 해당 법인이나 과세관청으로서는 부당행위계산부인의 적용기준이 되는 ‘부당행위’와 ‘시가’를 알기 어렵기 때문에, 예측가능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법인세법 제52조는 ‘시가’의 정의 규정을 두고, 법인세법 시행령 제88조에서 ‘부당행위의 유형’을 규정하면서, 제89조는 시가의 범위에 관하여 제1항에서 ‘해당 거래와 유사한 상황에서 해당 법인이 특수관계인 외의 불특정다수인과 계속적으로 거래한 가격 또는 특수관계인이 아닌 제3자 간에 일반적으로 거래된 가격’이라는 추상적인 규정을, 제2항에서 시가가 불분명한 경우의 산정방법을, 제3항과 제4항에서 부당행위의 유형별로 ‘시가 산정방법’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과세관청은 법인세법령상 행위유형과 구체적인 시가 규정에 따라 산정되는 시가를 기준으로 부당행위 여부를 판단하는데, 이때 모든 거래를 포섭할 수 없는 시가 규정의 불완전성과 그 시가의 획일적 적용 시 당해 거래의 특수성이 제대로 고려되지 못하면 부당행위계산부인의 본래 취지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더욱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는 특수관계인 간 거래에 있어서 법인세법령을 합리적이고 실질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으므로, 그동안 판례가 경제적 합리성이 있는 거래라고 본 사례들을 검토하는 것이 향후 발생할 새로운 분쟁의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경제적 합리성이 있다고 본 특수관계인 간 거래사례

 가. 해당 법인이 토익시험 등의 한국 내 독점사용 및 관리권한을 갖고 있는 특수관계인으로부터 토익시험 등의 시행 · 관리권한을 위임받고, 그 시험자료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거래대금 지급 담보를 위해 거래보증금 100억 원을 지급하고, 해당 법인이 지하 1층, 10층, 11층 등을 토익 접수창구, 사무실 등으로, 특수관계인이 1층 일부를 어학원 접수창구로 사용하는 건물 중 출입하는 모든 사람이 감상할 수 있는 1층 공용부분에 예술품을 설치한 사안.

 나. 완전자본 잠식상태로 취약한 재무구조 때문에 영업부진이 계속된 계열사에 대하여, 해당 법인이 채권의 회수가능성이 거의 없고, 계열사 파산 시 거액의 담보제공 등으로 발생할 손해를 줄일 필요가 있으며, 계열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함으로써 신규공사 수주가 가능하게 하고 계속기업으로서 존속시키기 위하여 그 계열사가 발행한 주식 중 다른 주주들이 인수 포기한 실권주 전부를 대여금 채권을 출자전환하는 방식으로 시가(0원)보다 고가(5,000원)로 인수한 사안.

 다. 해당 법인이 특수관계인이 제공한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고 위험성 있는 천연가스 생산 · 공급시설의 경상정비용역에 대한 용역비 산정을 ‘사단법인 감우회 경영회계연구원’에 의뢰하였고, 감우회는 경상정비공사의 표준공량과 표준품셈을 실적법에 작업환경 및 숙련도 등 용역의 특성을 고려한 시간연구법을 병행함으로써 실적작업시간에 표준여유율과 레이팅계수를 적용하여 산정한 사안.

 라. IMF 금융위기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은 비정상적 금리상황에서 해당 법인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정상금리보다는 낮지만 법인세법 시행령상 대여금 이자의 시가 규정인 당좌대월이자율보다는 높은 수익률(할인율)로 계열사들이 발행한 후순위사채 및 기업어음을 매입한 사안.

 마. 과거 과세관청으로부터 이자약정이 부인되고 미수이자가 익금불산입되는 세무조정을 받은 후 해당 법인이 대여원금이 남게 되면 향후 인정이자가 익금산입되는 불이익을 방지하고, 특수관계인의 수출 재개 및 경영정상화를 위하여, 특수관계인에 대한 대여원금과 미수이자가 남은 상태에서 변제금을 민법상 법정충당순서와 달리 대여원금 채권변제에 우선 충당하기로 합의한 사안.

 바. 해당 법인이 자회사 소유의 토지상에 건물을 신축하고 임대하여 임대료를 수령한 후 자회사에게 토지임대료를 법인세법령상 구체적인 시가 규정에 따라 산정한 금액보다 고가인 건물과 토지의 임차권가치 비율대로 안분한 변동임료 방식의 토지임대료를 지급한 사안.

 사. 해당 법인이 부동산 경기불황 때문에 외국 소재 자회사가 발주한 부동산이 전혀 분양되지 않았고, 당시 자회사에게는 변제자력이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하여 자회사에 대한 공사 미수금채권을 기한 내에 추심하지 않은 사안.

 아. 보증채무 중 일부를 부담하기로 약정하게 된 경위, 약정 당시의 분할 전 회사의 채무변제능력 등을 고려하여 분할신설된 회사가 분할 전 회사에 대한 보증채무의 대위변제금에 관하여 분할 전 회사에게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 사안.

 자. 특수관계인이 해당 법인의 대량 거래처이자 유일한 수요자로서 그 경영상태 및 변제능력을 감안하여 거래처의 효율적인 관리를 통한 매출물량의 확대를 위하여 해당 법인이 특수관계인에 대한 외상매출금의 회수를 지연한 사안.
 

결론

 위에서 본 사례들을 비롯하여 판례는 특수관계인 간 거래의 경제적 합리성 판단에 있어 법인세법령상 불완전한 시가 규정을 획일적으로 적용할 수 없고, 특수관계인 상호 간에 함께 이익을 얻는 거래는 일방적으로 특수관계인에게만 이익을 분여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례들의 소개를 통해 최근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의 거래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특수관계인 간 거래의 경제적 합리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법인세법령상의 시가 규정을 실질적이고 합리적으로 적용할 뿐만 아니라, 거래의 특수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조성권 변호사
● 김앤장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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