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 재개발 사업 진행 과정에 있어 조합 임원들이 조합원들에 의해 교체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합원들이 조합 임원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총회에서 조합 임원을 해임하고, 선출하여야 한다.

 임원의 교체 과정에서 도시정비법, 조합 정관, 조합 선거관리위원회 규정이 적용되기에, 이에 위반됨이 없이 절차를 진행하여야 하지만, 이러한 규정들이 적용에 있어 서로 일치하지 않거나, 해석에 어려움이 있어서 규정에만 의존해 해임과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자 하면, 절차 진행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이에 조합원들 내지 (임시)조합장, 조합장 직무대리가 사소한 절차적 하자도 없이 임원 선출 절차를 진행하고자 한다면, 선관위 구성이 어려운 것에서 나아가 총회 자체를 진행할 수 없게 되며, 불가능한 목적 달성을 위하여 시간과 비용만 과다하게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조합 임원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는 대의원회 의결 또는 조합장 직무대리 또는 임시조합장이 직권으로 구성할 수 있는데, 여기에 절차가 신속히 진행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임원 전원이 해임되는 경우를 예로 들면, 임시조합장이 선임되어 절차를 진행하게 되는데, 임시조합장은 특성상 임시로 조합장의 업무를 보는 것인 만큼, 조합 절차 진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신중하게 임하는 경향이 있어, 선관위 구성에 미온적인 경우가 있다.

 또한 대의원회에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하여는, 대의원회가 최소 전체 조합원의 10분의 1 이상으로 구성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실제 조합에서 법정 대의원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임원 전원이 해임되는 경우, 특히 해임되는 임원들의 측근이었던 대의원들이 차례로 사퇴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의원이 한 명씩 사퇴할 때마다 보궐선거로 대의원을 새로 선출하여 대의원회를 구성하고, 의결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려다 보면, 당초 목적이었던 총회 임원 선출이 아닌, 대의원회 구성을 하다 임원 선출 절차는 시작조차 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여 법원 역시, 총회에서 조합 임원 선출을 위한 준비 절차인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의 경우와 같은 총회 의결을 위한 절차적 준비의 경우에는, 부득이하게 법정 구성인원이 미달된 경우의 의결 등 절차 진행에 있어 하자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중대한 하자로 보지 않고, 그에 따라 진행된 총회 의결의 효력을 부인하지 않는 취지로 판시하고 있다.

 결국 조합원들이 절차적으로 중대한 하자 없이 신속히 총회에서 조합 임원을 선출하여 조합 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하여는, 첫 단계인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에 있어 구성의 공정성 등 기본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부득이하게 선거관리위원회 규정이나 정관에 어긋나는 다소의 하자가 있더라도,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총회에서 선관위 구성부터 대의원 선임, 임원 선임까지 모든 의결을 순차적으로 해야 하는 경우를 가정하면 조합 운영, 비용 및 시간면에 있어 굉장히 과다한 비용이 발생하게 되고, 그렇게 진행하여도 절차 완료가 보장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관련 법령 등 규정들이 조합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을 가정하여 제정되었다면, 진행에 있어서도 어려운 점이 없겠지만, 실제로는 제정 당시 가정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조합에서는 총회 결의의 효력이 무효로 될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아닌 사소한 절차적 하자는 묵인하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임시조합장 내지 조합장 직무대리가 직권으로 공정하게 선관위를 구성하거나, 사임한 대의원들을 포함하여 인원이 다소 부족할지라도 사퇴한 대의원의 긴급업무수행권을 인정하여 당시 상황 그대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을 의결하여 임원 선출 절차를 진행함으로써 과다한 비용 소모를 막고 조합 운영 정상화를 신속히 꾀할 수 있다.

 이에 임원 선출에 있어 적법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관련 법규 해석 등 규정에도 해석의 여지 내지 모순이 존재하므로, 규정에만 과도하게 매몰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김영재 변호사 ● 법무법인 화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