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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재판 도입을 환영하며
사진 연합뉴스

 원거리 재판은 변호사에게 꽤나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에 근무하는 변호사가 부산, 창원, 광주 같은 원거리에 재판이 있으면 3 ~ 4시간이 걸려서 법원에 도착해 5분 재판을 하고, 다시 3 ~ 4시간을 돌아와야 해서 그날 하루는 다른 업무는 전혀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럴 때면 동료들과 영상으로 재판을 진행하면 정말 편리할 텐데 언제쯤이면 그런 날이 올까 하면서도 빠른 시일 내에 영상재판이 도입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법원이 휴정을 하거나 혹은 당사자나 대리인이 확진이 되면서 기일이 연기되는 등 재판이 지연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원격 영상재판이 도입되었습니다.

 2021. 8. 17. 신설된 민사소송법 제287조의2(비디오 등 중계장치 등에 의한 기일) 1항에 의하면 변론준비기일이나 심문기일을 재판장 · 수명법관 또는 수탁판사는 상당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당사자의 신청을 받거나 동의를 얻어 영상재판으로 진행할 수 있고, 2항에 의하면 변론기일도 교통의 불편 또는 그 밖의 사정으로 당사자가 법정에 직접 출석하기 어렵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당사자의 신청을 받거나 동의를 얻어 영상재판으로 진행할 수 있고, 3항에서는 증인신문도 영상재판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저는 가끔 공공기관에 출강을 하고 있는데, 코로나 초기에는 강의가 계속 연기되어 6개월 이상 강의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어 가면서 각 기관마다 화상강의를 진행하기 시작했고, 이후에는 강의실 일부를 화상강의용 스튜디오로 만들어 활용하였습니다.

 앞으로 영상재판이 활성화되어 영상재판을 판사실이나 영상재판용 소형 법정에서 진행하게 된다면 법원의 법정 부족 문제 해결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민사소송에 전자소송이 처음 도입된 2011년에는 1심에 접수된 민사본안사건 중 전자소송의 비율이 14.9%에 불과했지만, 2019년에는 82.9%에 달했다고 합니다. 저도 2012년에 처음 민사소송으로 사건을 접수할 때만 해도 뭔가 낯설고, 이렇게 진행해도 되는 건가 하는 막연한 불안함 같은 것이 있었는데,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전자소송으로 모든 사건을 진행하고 있고, 사무실에서 종이기록이 거의 사라져 종이소송을 진행했다는 사실 자체를 까마득히 잊어가고 있습니다.

 10년 후에는 영상재판이 당연하고 원칙적인 재판 진행이고, 특별한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법정에 직접 출석해서 재판을 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한창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가 도입되어 변호사의 아바타가 가상의 법정에 출석할지도 모르지요. 그때가 되면 왜 꼭 법정에 직접 출석해서 재판을 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질지도 모릅니다. 혹은 법정에 출석했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렸을지도 모르지요. 실제 시행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법원이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여 영상재판을 도입한 것이 법원이나 당사자, 변호사 모두에게 시간과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여명준 변호사
● 법무법인 에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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