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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말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역사적 인물들은 어떤 업적을 남겼길래 이토록 오랫동안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인가? 우리는 왜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의 글을 찾아 읽는 걸까?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분야가 참 많다. 아마도 글을 통해 좋은 스승을 찾기 위해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현실에서는 살아가면서 좋은 스승을 만나는 데 있어 제약이 많고, 책과 글은 현대사회에서 누구나 원하면 비교적 쉽게 찾아 읽을 수 있기에 말이다.

 『니체의 말』은 시라토리 하루히코가 엮은,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철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우리에게 ‘신은 죽었다’라는 말로 잘 알려진 독일의 철학자이다. 이 책에서는 니체가 쓴 책 속의 문장들을 주제별로 짧은 명언 형식으로 엮어놓았다. 깊이 있는 주제를 짧은 문장에 간결하고 쉽게 정리해 놓아, 읽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다. 정리된 글에는 깊은 생각이 함축되어 있어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자신에 대하여’를 시작으로 기쁨, 삶, 마음, 친구, 세상, 인간, 사랑, 지성, 아름다움에 관하여 232개의 잠언들을 1장 ~ 10장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각 잠언들에는 해석을 달아 두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시라토리 하루히코는 니체의 대표적인 사상인 니힐리즘, 초인 등 일반인들에게 난해한 부분들을 과감히 잘라 냈다. 최대한 읽는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의도적으로 선택한 전략인 것 같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철학책이라는 선입견을 깨트려 준다. 책 구성의 특성상 발췌하여 수록하는 형식이다 보니 되려 니체 본래의 사상을 왜곡한다는 평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니체의 원서는 일반인이 이해하고 다가가기 쉽지 않기에 니체를 깊이 있게 보려는 독자보다 철학에 관심이 있는 입문자에게 더 즐거운 독서가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니체라는 인물에 대해 짧은 인터넷 검색을 추천한다.

 총 10장의 챕터 안에 담긴 잠언들은 젊은 독자들의 마음을 끌 만한 자극적인 맛은 없지만, 사회에서 쉽게 들을 수 없는 삶의 철학을 알려 준다. 특히 니체의 글들을 읽으면서 그동안 생각하지 못한 것들과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지 글로 정리하지 못한 것들을 마주하는 과정이 좋았다. 우리가 읽어나가야 할 책에 대한 이야기와 삶을 지루하지 않게 살아가기 위한 방편들, 사고는 언어의 질과 양으로 결정된다는 이야기, 좋은 사고를 하기 위한 방편들까지, 살아가면서 놓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해 주는 좋은 글들을 만날 수 있었다. 책 속 문장 한마디 한마디를 깊이 새겨 삶 속의 난관들을 마주할 때마다 상기하고, 지혜롭게 해결해 볼 수 있을 것만 같다.

 니체의 철학을 결코 어렵거나 장대한 이론으로 정리했다기보다는, 삶의 철학과 더 가깝게 풀어놓았다. 확실히 이름을 남긴 사람들의 글과 말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느끼게 해 준 책이다. 현재를 살면서 마음속에 담아두기 좋은 사상을 많이 접할 수 있었고, 나중에 시간이 흘러 놓치고 있는 것들이 있다면 다시 읽으면서 채워 나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책 내용 중 일부를 옮겨 적게 된다. 니체의 책에는 삶의 지혜를 주는 문장이 많아, 사람들이 그것 중 하나를 택하여 자신의 삶의 지표로 삼기도 한다. 필자도 니체의 말을 휴대폰 메모장에 여러 개 기록해 두었는데, 때때로 읽으며 마음의 위로나 자극을 받기도 하고 미성숙한 필자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기도 한다. 근래에 기록해 둔 것 중에는 ‘시작하기에 시작된다’라는 경구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어디를 펼쳐서 읽어도 좋은, 오늘 읽고 내일 또 읽어도 좋을 만한 책이다. 이 책을 접하는 많은 사람들이 232개의 글 중 마음에 새길 만한 글 몇 개는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현재를 살아가는, 문득 삶이 허무하고 밋밋하다고 느끼는 이들, 자신을 발견하고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일독을 추천한다.

 

우지훈 변호사
●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앤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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