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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남매’와 ‘숏박스’


 2008년 사법연수원 입소 1년 차, 저는 심심한 날이면 마두역 정류장을 질주하던 명성운수 1000번 버스에 교통카드를 삐빅 찍고, 대학로로 이동해서 개그 소극장 공연을 즐기며 심신을 충전하곤 했습니다.

 당시는 개그콘서트, 웃찾사 등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전성기였습니다. ‘컬투홀’, ‘갈갈이홀’ 등 개그 소극장에서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코너를 준비하는 신인 개그맨들의 약간은 정제되지 않은 풋풋함, 그리고 어느 정도 공중파에서 낯익은 개그맨들의 잘 짜인 연기까지 많은 것들을 근거리에서 함께 즐길 수 있었습니다. SBS ‘웃찾사’에서 막 얼굴을 알리던 홍윤화 씨가 스무 살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무대에서 전혀 긴장하지 않고 관객들을 웃기며 분위기를 휘어잡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 사람은 시기가 문제일 뿐 개그맨으로 꼭 성공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현실이 되었네요.

 그러나 2000년대 후반부터 ‘무한도전’ 등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슈퍼스타 K’ 등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대세가 되면서 ‘개콘’으로 대변되는 공연식 코미디 프로그램은 하락세를 맞았고, 2010년 중반 이후부터는 유튜브와 SNS 등 쌍방향 미디어 콘텐츠에 한계를 보이며 결국 폐지에 이르렀습니다.

 환경 변화로 순식간에 무대를 잃은 개그맨들은 그 후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상당수는 자신의 유명세를 바탕으로 곱창집 등 요식 사업이나 쇼핑몰 사업을 운영하면서 개그에서는 한 발짝 물러난 상황입니다. 그러나 방송환경 변화라는 위기를 큰 기회로 만들어 낸 신인급 개그맨들도 있습니다. 그 대표주자로 ① 유치원생, 초등학생들의 콘텐츠 대왕으로 군림한 ‘흔한남매(2013년 SBS 공채 한으뜸, 장다운)’, ② 4개월 만에 유튜브 채널 구독자 100만 명을 달성한 ‘숏박스(2015 ~ 2017년 KBS 공채 김원훈, 조진세, 엄지윤)’를 들 수 있습니다. ‘흔한남매’로 알려져 있던 두 사람이 4월 24일 결혼했다는 소식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초등학생들이 ‘어떻게 남매가 결혼을 했느냐, 우리는 그동안 속았다’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변호사 3만 명 시대는 이미 현실이 되었고 지난 10년간 법조환경은 그전의 50년보다 훨씬 더 크고 급격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앞으로 어떻게 법조환경이 변화할지 방향을 예측하고 조금 앞서 움직이며 특별한 노력을 더한다면(더하여 운이 따른다면), ‘흔한남매’와 ‘숏박스’와 같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킨 사례로 남지 않을까 합니다.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신 1,712명의 새내기 법조인, 그리고 험난한 환경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미래를 개척해 가고 있는 모든 법조인들의 무운을 빕니다.

 

이상민 변호사
● 헬프미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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