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 사업이란, 6개월 이상 일정 지역에 거주한 무주택자나 전용면적 85㎡이하의 소형주택 소유자들의 주택 마련을 위한 제도로, 주택법에 근거하고 있다. 이 제도는 ‘주택조합 설립인가, 사업계획 승인, 착공신고’ 등의 인허가 절차로 구성되어 재개발 절차보다 간소하여 추진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한편, 사업시행사인 조합의 운영비리나 토지매입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있어 조합신청 시 주의해야 한다.

 최근 대법원은 지역주택조합 가입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과 1차 중도금을 지급한 원고가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인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계약의 해제를 주장하며 부당이득금반환을 청구한 사건에서 “원고가 이 사건 계약 당시 현재와 같은 상황을 예측할 수 없었다거나 사업계획의 변경 정도가 예측의 범위를 초과한다고 볼 수 없고, 사업계획의 변경이 조합원인 원고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발생하여 이 사건 계약 내용대로 구속력을 인정한다면 신의칙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가 생긴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판시하며(2022. 4. 28. 선고 2021다305208 판결), 사정변경으로 인한 계약 해제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였다.

 대법원은 위 판단의 근거로 ① 사업진행 과정에서 조합원의 모집, 재정의 확보, 토지매입 작업 등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변수가 많고 그에 따라 최초 사업계획이 변경되거나 당초 예정했던 사업의 진행이 지연되는 등의 사정이 발생할 수 있음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점, ② 이 사건 계약에서도 사업계획의 변경 가능성과 분담금 추가 납입 가능성 및 조합원의 변경 역시 예정하고 있는 한편 조합설립인가 시기나 주택공급 시기 등은 명시하지 않은 점, ③ 비록 피고의 홍보자료나 조합원 모집공고에 기재한 이 사건 사업진행 일정이 현재의 사업진행 상황과는 차이가 있으나, 그 내용이 이 사건 계약 내용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점 등을 제시하였다.

 현실적으로 지역주택조합이 주택법에서 요구하는 비율의 사용권원 및 소유권을 확보하여 사업계획승인을 받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합 가입 시 토지소유권 확보 방법을 확인하고 추가분담금 가능성을 고려하여야 하며, 일정 기간 후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계약서에 해제 특약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

궁재원 변호사 ● 법무법인 화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