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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재차 명의신탁한 경우 증여세를 반복적으로 부과할 수 있는지 여부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4두2331 판결

01 사안과 쟁점

 이 사건은 코스닥 상장법인인 X 제분의 대표이사 A가 갑 증권회사에 B 명의로 개설한 차명계좌를 이용하여 X 제분의 주식(1차 주식)을 매수한 후 이를 매도한 돈으로 다시 X 제분 주식(2차주식)을 매수하여 B 명의로 명의개서를 한 사건이다. A가 1차 주식을 매도하기 전에 을 증권회사에도 B 명의의 차명계좌를 개설하고 투자금을 입금한 후, 을 증권계좌를 이용하여 X 제분의 주식(3차, 4차 주식)을 각 매수하고 원고 B 명의로 명의개서를 마친 것에 대해, 관할 세무서장이 B 명의의 1차 내지 4차 주식의 명의신탁에 대하여 B에게 각 증여세 및 가산세를 부과한 사안으로서, 같은 주식을 수차례 명의신탁한 경우 이에 대해 반복적으로 증여세가 부과되는 것인지 및 유상증자에 따른 신주인수의 경우 증여의제되는 재산가액의 평가기준일을 주금납입일로 볼 것인지 아니면 명의개서일로 볼 것인지 등이 쟁점이다.

 

02 판결 요지

 대법원은 “B 명의의 1차 주식은 A가 갑 증권계좌를 통해 B 앞으로 명의개서한 최초의 명의신탁 주식이고, B 명의의 3, 4차 주식은 1차 주식을 매도하기 전에 을 증권계좌를 통해 매수한 별개의 새로운 명의신탁 주식이므로 명의신탁 증여의제 조항에 따른 과세대상이 될 수 있어 3, 4차 주식에 대한 증여세 과세처분은 적법하지만, B 명의의 2차 주식에 관하여는 명의신탁자인 A가 B 명의로 매매한 1차 주식의 매도대금을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는지 여부, 만약 A가 1차 주식의 매도대금을 보관하고 있었다면 이를 다시 갑 증권계좌로 입금하여 2차 주식의 매수대금으로 사용하였는지 여부 등을 심리한 후 그 결과에 따라 2차 주식이 명의신탁 증여의제 조항에 따른 과세 대상인지 여부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최초 명의신탁받은 주식을 매도한 대금으로 다시 취득한 주식에 대하여도 명의신탁 증여의제 조항에 따른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본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보아 이를 파기 환송하는 한편,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2 제1항(현행법은 제45조의2) 본문은 권리의 이전이나 그 행사에 명의개서 등을 요하는 재산을 증여의제 대상으로 하여 ‘그 명의자로 명의개서 등을 한 날’에 그 재산의 가액을 명의자가 실제소유자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원칙적으로 주식의 경우 위 각 규정에 따라 증여일로 의제되는 명의개서일을 기준으로 그 가액을 평가하므로, 유상증자에 따른 신주인수의 경우에도 증여의제되는 재산가액의 평가기준일은 신주의 명의개서일로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하였다.

 

03 판례 평석

 국세기본법 제14조는 과세의 대상이 되는 소득 등의 귀속이나 행위 또는 거래의 명칭이나 형식이 실질과 다른 경우 그 실질 내용에 따라 과세한다는 실질과세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2 제1항(현행법은 제45조의2) 본문은 “권리의 이전이나 그 행사에 등기 등을 요하는 재산(土地와 建物을 제외한다)에 있어서 실제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경우에는 국세기본법 제14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그 명의자로 등기 등을 한 날에 그 재산의 가액을 명의자가 실제소유자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주식과 같이 권리의 이전이나 권리행사에 등기 등이 필요한 재산의 실제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경우에는 명의자가 실제소유자로부터 그 재산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과세한다는 것이다.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게 그 주식을 증여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명의수탁자가 증여를 받은 것으로 의제하여 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이므로, 이는 진정한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 명의로 주식을 취득한 것을 제재하는 것이며 실질소유자와 명의자를 다르게 하여 조세를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조세법상 대원칙인 실질과세 원칙을 희생시킨 것이다.

 그렇다면 주식 명의신탁자가 수탁자의 명의를 이용하여 반복적으로 주식을 매매한 경우 명의신탁 증여의제에 따른 증여세 과세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

 이에 대해 하급심 법원은 ‘증여받은 것으로 의제되는 재산은 주식의 매수대금이 아닌 신탁된 주식 자체이므로, 그 명의신탁 주식을 매도한 자금으로 다시 같은 회사의 주식을 매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매수주식을 최초 명의신탁 받은 주식의 대체물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증여세를 반복적으로 부과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최초로 증여의제 대상이 되어 과세되었거나 과세될 수 있는 명의신탁 주식의 매도대금으로 취득하여 다시 동일인 명의로 명의개서된 주식은, 그것이 최초의 명의신탁 주식과 시기상 또는 성질상 단절되어 별개의 새로운 명의신탁 주식으로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적용되어 증여세가 과세될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과세 관청은 증권계좌별로 1차 주식과 그 후 취득한 주식이 매도된 시기와 수량을 특정한 다음, 2차 주식 중에서 이미 증여의제 대상이 된 1차 주식을 제외하고 새로 증여의제 대상이 된 주식 수가 얼마인지를 파악하여야 하고, 만약 그 결과 2차 주식 중 새로 증여의제 대상이 된 주식이 남아 있다면 다음 단계로 그 주식이 최초로 증여의제의 대상이 된 1차 주식의 매도대금을 사용하여 동일인 명의로 재취득한 주식에 해당하는지를 파악해 그 결과에 따라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른 과세처분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위 판결에 대해서는 반복된 명의신탁에 조세 회피 목적이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고 법률에도 없는 이유를 들어 과세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세법 해석상 문제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명의신탁 증여의제는 실제 증여가 아닌 것을 증여로 의제하여 과세하는 것이므로 제한적이고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점, 최초의 명의신탁에 대해 증여로 의제한 경우 그 이후 증여로 의제된 주식을 매매하여 얻은 재원으로 다시 동일인 명의로 재취득한 주식은 이미 증여받아 명의수탁자의 소유가 된 자금으로 취득한 셈이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해 다시 증여의제를 한다면 최초 증여의제 효과를 부정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는 점, 그럼에도 증여세 과세를 한다면 이미 증여세가 부과된 재산에 대하여 재차 증여세를 부과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초 명의신탁된 주식을 매각하여 얻은 자금으로 동일한 주식을 동일 금액만큼 여러 차례 매매하는 경우 경제적 실질이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명의개서 시마다 반복적으로 증여세 과세가 가능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애초에 주식이나 그 매입자금이 명의수탁자에게 증여된 후 주식매매를 하는 경우와 비교하여 지나치게 과도한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이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을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의 입장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한편, 유상증자 시 타인 명의로 신주를 인수하는 경우 주금납입일과 명의개서일 중 언제를 증여의제일로 볼 것인가는 증여의제되는 가액이 얼마인지를 결정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이와 관련하여, 법원은 비록 신주인수인이 납입기일에 인수가액을 납입하면 납입기일의 다음 날부터 주주의 권리ㆍ의무가 생기고 회사에 대하여 대항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신주인수대금납입일을 등기 등을 한 날과 동일하게 볼 수는 없는 점, 주주명부에 주식의 실질소유자가 아닌 다른 사람 앞으로 명의개서가 되지 아니한 이상 법 소정의 ‘권리의 이전이나 행사에 등기 등을 요하는 재산에 있어서 실제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명의개서일을 증여의제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원칙적으로 주식의 경우 위 규정에 따라 증여일로 의제되는 명의개서일을 기준으로 그 가액을 평가하므로 유상증자에 따른 신주인수의 경우에만 증여의제되는 재산가액의 평가기준일을 달리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대법원 판결은 지극히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류성현 변호사
● 법무법인(유)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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