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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가지 얼굴의 발리, 그리고 스쿠버 다이빙

인도네시아 발리. 한국인에게는 열대의 휴양지로 익숙한 발리는 괌, 사이판, 피지와 같은 남태평양의 섬들과는 다른 환경적, 문화적 그리고 영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전체 인구의 85%가 이슬람교를 믿는 인도네시아에서 발리는 주민 420만 명의 대부분이 힌두교를 믿는 이질적인 섬이다. 이러한 종교·문화적 차이에 제주도(1,850.2㎢)의 3배가 넘는 크기(5,780㎢)에 펼쳐진 다양한 자연 자원과 문화 자원이 더해져 발리를 아무리 여러 번 방문하더라도 항상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거대한 테마파크로 만들고 있다.

 우선 발리 전체를 봤을 때, 일반적으로 관광지로 유명한 지역은 발리 남쪽의 한 귀퉁이쯤 된다. 물가가 매우 싸고, 서핑을 즐길 수 있는 꾸따(Kuta)에서 시작해서, 북서쪽으로 길게 펼쳐지는 해변을 타고 올라가면, 쇼핑과 다양한 나이트 라이프가 펼쳐지는 스미냑(Seminyak)을 거쳐, 해안에 바위가 많아서 더 다이내믹한 서핑이 가능한 짱구(Canggu)까지 길게 이어진 관광 벨트에 다양한 호텔과 리조트, 그리고 풀빌라들이 관광객들에게 무한대의 선택지를 제공한다. 이 지역은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 전 세계의 음식과 술을 나누고 있는 독특한 지역이기도 하다. 다양한 카페와 바 그리고 비치클럽이 말 그대로 이국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서쪽 해안을 따라 어디서든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낙조는 백패커부터 5성 호텔 숙박객에게 이르기까지 모두가 공평하게 즐길 수 있다.

 다시 꾸따 지역에서 해안을 따라 공항의 남쪽으로 내려오면 커다란 복주머니처럼 붙어 있는 누사 두아(Nusa Dua)를 만난다. 누사 두아는 높은 절벽과 백사장을 주제로 한 고급호텔과 비치클럽이 모여 있다. 누사 두아의 동쪽 해안에는 다양한 수상레저센터들이 모여 있어서 많은 액티비티를 제공한다. 이에 대체로 가족 단위의 휴양지역으로 인기가 많은 편이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골프장들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장소이다. 관광지로는 절벽 사원인 울루와뚜(Uluwatu)와 최근에는 누사 두아 지역 중심에 GWK(Garuda Wisnu Kencana Cultural Center)라는 거대한 힌두교 조형물을 둔 문화센터도 개장하여 인기를 모으고 있다.

 꾸따에서 북쪽으로 올라가게 되면 점차 높은 고산지대로 진입하게 된다. 고산지대 초입에 이 지역 관광중심지인 우붓이 자리 잡고 있다. 발리의 예술적인 모습(건축, 미술, 공예)과 영적인 모습(사원, 공연)을 경험할 수 있는 발리다운, 발리스러운 지역이다.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2010)>의 주요 배경이기도 하다. 이곳에 반한 줄리아 로버츠가 영화 촬영 후, 이곳에 주택을 구입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만일 여기에서 숙박하게 된다면, 우붓에서 더 북쪽으로 다양하게 펼쳐져 있는 화산 지형들까지 방문할 수 있다. 여러 개의 큰 칼데라 호수부터 바라보고만 있어도 뭉클해지는 아궁산의 정상, 그리고 깊은 계곡을 흐르는 좁은 강과 폭포들이 펼쳐져 있다. 밀림 속을 통과하는 래프팅과 산악자전거 등이 액티비티로 인기가 있다.

 남쪽 해안에서 우붓까지 다 합쳐도 실제 범위는 그다지 크지 않은 지역이다. 하지만, 이렇게 누구나 쉽게 찾고 방문할 수 있는 지역 내에서도 너무나 다양한 모습의 자연과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두세 번의 발리 여행으로는 위에 열거한 지역의 관광지와 시설도 모두 방문하기 힘들다. 즉, 어디 갈지 고민하기 싫고 그냥 편하게 여행하고 싶은 게으른 관광객에게도 발리는 꾸준한 반복 방문이 가능한 최고의 관광지인 셈이다.

 다른 사람들과 차별성 있는 여행을 즐기는 여행객들에게도 발리는 색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개발된 위와 같은 일반적인 관광지를 벗어나면 더 한적하고, 독특한 장소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발리는 매우 다양한 유형의 다이빙 사이트들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라자 암빳(Raja Ampat)이나 코모도(Komodo)와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이빙 지역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발리도 다이빙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편리(인천 발리 직항)와 재미(다양한 다이빙 스폿)를 갖춘 곳이다. 다이빙 스폿들은 대부분 스노클링도 가능한 지역들이므로 스쿠버나 프리 다이빙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간단한 장비로 다양한 열대어와 산호를 만날 수 있는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꾸따에서 동쪽으로 가면 사누르(Sanur) 지역이 나온다. 발리의 대형 다이빙 센터들은 사누르에 밀집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다이빙 트립을 신청하면 이 다이빙 샵들은 발리 시내의 호텔에서 다이버를 픽업하여 사누르에 있는 다이빙 센터로 안내하고, 여기서 다시 트립용 버스나 스피드보트로 다이빙 스폿으로 이동한다. 대표적인 다이빙 스폿으로는 발리 북동쪽 해안의 난파선 다이빙으로 유명한 뚤람벤(Tulamben)과 아기자기한 다이빙 사이트들이 모인 아메드(Amed), 동쪽 해안에서 스피드보트로 40분 정도 떨어져 있는 누사 뻬니다(Nusa Penida) 등이 있다. 이외에도 빠당 바이(Padang Bai)나 뻬떼꽁(Gili Petekong) 등에서도 독특한 다이빙을 경험할 수 있다.

 해외에 가장 많이 알려진 다이빙 장소인 뚤람벤(Tulamben)은 제2차 세계 대전 중이던 1942년 일본 어뢰에 격침된 미군의 거대 화물선 리버티호(USAT Liberty)의 난파선 다이빙으로 유명하다. 어뢰에 맞은 뒤 견인되어 싱아라자(Singaraja)로 향하던 길에 침몰의 위험이 있어 뚤람벤 해변에 세워 두었다. 1962년 활화산인 아궁산(Gunung Agung, 3,142m)의 분출로 인한 지진으로 바다 쪽으로 쓰러져 해안에서 아주 가깝고 깊이가 깊지 않은 대형 난파선 다이빙 사이트가 되었다. 7.6 ~ 35m 깊이에 걸쳐 자리 잡고 있어서, 스쿠버 다이빙뿐만 아니라 프리다이빙도 어렵지 않은 다이빙 사이트이다. 특히 오랜 기간 관광지로 보호되어 다양한 어류들이 번성하고 있어, 화려한 색의 열대 산호와 어류들이 진열되어 있는 해양 생태계 백화점이다. 나폴레옹 피쉬나 범퍼헤드 패롯 피쉬와 같은 거대한 어종도 보이며, 난파선 주변에는 매우 넓은 구역에 걸쳐 가든일(Garden Eel)들의 장관이 펼쳐지기도 한다.

 발리와 롬복 섬 사이에 위치한 누사 뻬니다에는 거의 일 년 내내 거대한 만타 가오리를 만날 수 있는 만타 포인트(Manta Point)와 다양한 아름다운 산호가 펼쳐져 있고, 매년 9월에는 개복치를 만날 수 있는 크리스탈 베이(Crystal Bay)가 세계의 다이버들을 유혹한다. 누사 뻬니다는 이러한 특이한 해양 생물뿐 아니라, 조류, 서지 등의 조금 난이도가 있는 다이빙을 배우고 경험하는 데에도 매우 좋은 장소이다. 지상 관광도 활발한 큰 섬이어서, 다이빙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다.

 다만, 호텔을 발리 남부의 관광지에 정할 경우 각 다이빙 사이트로 이동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다이빙을 목적으로 한 여행일 경우 위에 열거한 지역으로 우선 이동하여 2 ~ 3일 다이빙을 진행하고, 그 이후 다른 목적지로 이동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신동호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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