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소득만 있는 변호사는 공제항목만 잘 챙기면 큰 걱정할 세무 문제는 없다. 그러나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사업자로 창업하여 자신의 사업을 하게 되면 다른 납세자처럼 국세청의 세무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세무조사 및 그 결과에 대한 권리구제 방법과 관련하여 알아 두면 좋은 내용을 소개해 본다.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되면, 납세자는 세금추징을 당하거나 조세포탈죄로 처벌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무조사 결과 적법한 세무신고가 확인되었다 하더라도 그 조사 기간 동안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없는 등 유 · 무형의 많은 손해를 입게 된다. 정부는 1996년말 중복 세무조사로 인한 납세자의 권익이 침해당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① 조세탈루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 ② 거래상대방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경우, ③ 2개 이상의 사업연도와 관련하여 잘못이 있는 경우 등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이상 한 번 세무조사한 세목과 과세기간에 대하여는 다시 세무조사를 할 수 없도록 ‘중복조사의 금지’조항(국세기본법 제81조의4)을 도입하였고, 나아가 2002년 말 세무조사가 자의적인 세무조사권 발동으로 오 · 남용된다는 시비를 차단하고자 ‘세무조사 선정기준’ 조항(국세기본법 제81조의6)을 신설하였다.

 대법원은 ‘세무조사 대상 선정 사유가 없음에도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하여 과세자료를 수집하여 과세처분하는 것은 적법절차의 원칙과 국세기본법을 위반한 것’이고, ‘세무조사가 중복 세무조사에 해당한다면 적법절차에 위배된것’으로서 그에 따른 과세처분은 위법하여 전부 취소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2두911 판결,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6두52552 판결 등 다수). 이처럼 세무조사의 절차 위반을 이유로 과세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쟁송에서 과세관청이 다수 패소하고 있어 국세청은 국세기본법 및 조사사무처리규정(2022. 4. 1. 국세청훈령 제2494호) 등에 따라 객관적으로 세무조사 대상을 선정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만일 세무조사 관련 절차를 위배한 채 과세처분이 이루어졌을 때에는 그 절차적 요건을 문제 삼아 다투려는 납세의무자의 노력은 국세청의 투명한 세무조사 절차를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세무조사 대상은 어떻게 선정되는가?
 납세의무자가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되는 사유로 국세기본법(제81조의 6)은, ① 과세자료 등을 고려한 신고성실도 전산 분석 결과 불성실한 신고 혐의가 있는 경우, ② 최근 4과세기간 이상 세무조사를 받지 아니한 납세자 중 업종 등을 고려하여 신고 내용이 적정한지를 검증할 필요가 있는 경우, ③ 무작위추출방식으로 표본조사 하는 경우 등을 규정하고 있다. 국세청이 마련한 조사 대상 선정 기준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5년 주기 정기조사 대상으로 선정되는 법인납세자는 연간 수입금액이 1,500억 원 이상(자산 2,000억 원 이상이거나, 법무법인처럼 전문인적용역 제공법인은 연간 수입금액이 500억 원 이상)이다. 개인납세자는 연간 사업소득 수입금액이 500억 원 이상(변호사처럼 전문인적용역 사업자들은 200억 원 이상)이면 정기조사 대상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불성실한 납세자로 선정되거나, 탈세 제보 등의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는 한 수입금액이 200억 원 미만의 개업변호사를 포함한 소규모 사업자들은 세무조사를 받지 않는다.

 소규모 사업자들이 비정기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되는 가장 큰 배경은 탈세 정보나 차명계좌제보 등 탈세 혐의 외에 전산으로 집계되는 성실도 분석 결과 하위그룹으로 평가되는 경우이다. 국세청의 전산시스템상 성실도 분석 방법은 300여 항목의 평가 요소로 구성되며 소득 · 지출분석시스템, 신용카드 사용분석자료, 접대비, 인건비, 수출 및 외환거래내역, 적격증빙 수취비율, 부실 거래처 비율, 원천징수 이행률, 납세의무 협력 이행도,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사업자로서는 부동산 투기나 역외탈세 혐의 등을 받지 않고 성실하게 세무신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재산세제 중 양도소득세, 자금출처 및 주식변동 세무조사는 앞서 본 비정기 조사 대상 선정 사유와 동일하게 적용되나, 상속세나 증여세는 과세관청의 세무조사를 통하여 그 세액을 확정하는 ‘정부 부과 결정’ 세목이므로 원칙적으로 모두 조사 대상으로 선정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원칙적으로 서울시 거주 납세의무자는 상속재산가액이 50억 원이 넘으면, 그 밖의 지역거주 납세의무자는 상속재산가액이 30억 원이 넘으면 관할 지방국세청장이 세무조사를 하게 되어 통상 과거 10년간의 기간에 대하여 세무조사가 이루어지고, 그 미만의 재산가액에 대하여는 관할 세무서의 실지 또는 서면조사로 종결된다.

과세처분이 있을 때 납세자 권리구제 방법은?
 세무조사가 종결되면 납세자에게 세무조사 결과통지를 하게 되고, 그날로부터 30일 이내에 국세청에 과세전적부심사청구를 할 수 있다(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과세전적부심사청구 요건에 충족됨에도 그 절차를 보장하지 않은 경우에는 위법하여 해당 과세처분이 전부취소될 수 있다(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7두51174 판결 등 다수). 이후 납세고지서를 수령하게 되면 그로부터 90일 이내에 감사원, 국세청(이의신청 또는 심사청구) 내지 조세심판원에 불복하여 구제받을 수 있다. 여기서 기억할 것은 국세청에 이의신청한 후 기각되면, 국세청 심사청구 또는 조세심판원 심판청구를 할 수 있으나, 감사원 심사청구를 제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간혹 이의신청 후 감사원 심사청구를 함으로써 각하되어 조속한 권리구제를 받지 못하여 낭패를 겪는 경우가 있다.

정영민 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