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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생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이종만과 자유인 -

 ‘토끼를 태운 잠수함’이라는 노래모임이 있었다. 그 모임의 멤버였던 최종욱이 세상을 뜬 후에 친구인 이종만이 그가 쓴 시에 곡을 붙여 노래를 만들었고, 1988년 음반으로 나왔다.


음악이 생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내가 걸어가듯 리듬이 흘러나오고
당신을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듯
그 순간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1989년에 나는 대구 칠성시장 지하에 있는 조그만 봉제공장에서 잠시 일을 했다. 휴학하고 세상 경험 쌓아보자고 한 것이었는데, 봉제인형을 만드는 공장이었다. 컨베이어 벨트에 인형이 계속 돌아오면 나는 기계에 올려놓고 플라스틱 코를 박아 넣는 작업을 하루 종일 했었다.

 아침 8시에 출근하면 저녁에 퇴근할 때까지 같은 노래 테이프를 하루 종일 계속 틀어주었는데, 제일 먼저 나오는 노래가 이 노래였다. 이 노래를 열 번 들으면 퇴근을 했다. 그래서 다른 노래들은 기억이 안 나고 이 노래는 오랫동안 기억이 난다. 공장 일은 너무 힘들었고, 하루 종일 쭈그리고 앉아서 단순작업, 가끔씩 문이 열려 햇볕이 들어오면 인형 털이 가득 떠 있는 게 보였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힘들었던 그때 하루 종일 틀어주는 노래 테이프가 위안이 되었다.

 고시 생활을 할 때도 나는 하루 종일 워크맨을 틀고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를 했다. 힘든 시절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내게는 노래였던 것 같다. 어쩌면 별것 아닌 것 같은 노래 가사 한 소절, 가슴을 흥분시키는 기타리프, 베이스 리듬 이런 것들이 좋았다.

 그때 나는 일하고 밀린 급여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법조인이 되어 그런 피해자를 도울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할까?

이현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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