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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재] 대국의 면모, 꺾이지 않는 자존심의 이란 (2)
이란은 아랍의 일부가 아니다. 이란은 종교적으로 이슬람 국가이며 지리적으로 중동에 속하지만, 언어 및 종족 측면에서 페르시아인이다.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조금 오래 살다 보니 이란 사람과 여타 아랍 사람은 구분이 가능해진 것 같다. 이란의 페르시아어(Farsi)는 아랍어(Arabic)와 완전히 다르다. 페르시아어가 아랍어의 문자를 차용한 후 알파벳 4개를 독자적으로 추가해서 문자 체계를 구성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전에도 고유 언어를 가지고 있었기에 문법, 표현, 발음 등은 연관성이 거의 없다. 이란인은 인도-유럽어족이고 아랍인은 셈족이다. 아리아인 계통의 이란인과 비교했을 때 아랍인은 피부색이 조금 더 검고 머리카락이 곱슬이다.
아랍이라는 말은 민족적 개념에서 파생된 단어로, 아랍어를 사용하고 이슬람교를 국교로 정한 나라를 통칭한다. 이들은 같은 민족이라는 정신적 유대감을 바탕으로 아랍연맹을 만들어 결속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이슬람은 종교적 개념이다. 비아랍권 무슬림 국가에도 이슬람교도가 분명 존재하므로 이슬람과 아랍을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또한 중동(中東, The Middle East)이라는 단어는 영국 기준의 지리적 개념으로, 정치 경제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역사적, 문화적, 민족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을 지리적, 종교적 이유만으로 같은 아랍권으로 묶어서 인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란의 통치구조는 이슬람 법학자 통치론을 기반으로 한다. ‘숨은 이맘’이 재림할 때까지는 종교 법학자의 통치가 바람직하다는 이론으로 “헌법 제 5조: 국가의 지도권은 종교법학자에게 양도된다”, “헌법 제 107조: 호메이니(초대 최고지도자)를 최고지도자로 하는 이슬람 법학자 통치론” 규정을 통해 이슬람 신정통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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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최고지도자 호메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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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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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대통령인 하싼 로하니)

최고지도자(Supreme Leader)는 종신직 국가 최고 권력자로서 절대권력을 행사한다. 군 통수권, 대통령 인준, 사법부장, 헌법수호위원회 위원 임명권, 국정조정회의 의장 임명권 등 국가 주요 요직에 대한 임명권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하메네이가 2대 최고지도자로 취임 중이다. 산하에 국가 지도자 운영회의(Assembly of Experts, 임기 8년, 위원정수 86명, 국민의 직접선거로 구성, 최고지도자 유고 시 최고지도자 선임권 보유), 국정조정회의(Expediency Council, 최고지도자 보좌, 국가정책 입안), 헌법수호위원회 (Guardian Council, 임기 6년, 성직자 6명, 민간 법률가 6명(국회선출)으로 구성, 국회 통과 법률 최종 승인권, 헌법 해석권, 선거관리업무 수행) 등 헌법수호기관들을 두어서 최고지도자의 절대권력을 보좌한다. 

따라서 대통령은 이란을 대표하는 기관임에도 대통령의 권력은 제한적이고 최고지도자에 이은 2인자로서의 권한을 행사할 뿐이다. 부통령(7명), 장관(22명)으로 구성된 내각을 관장하지만 의회(Majlis)가 예산안 심의, 입법권 행사 등을 통해 정부를 견제하므로 그 권한은 또 다시 제한된다. 2013년에 취임한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 제재 완화 및 시장개혁을 통해 이란의 개방을 주도하고 있는 개혁파 인물로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개혁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 그 덕분에 핵 협상 등 서방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사람이 많다. 주의할 점은, 개혁파 역시 이슬람 신정국가체제라는 근본 노선에 있어서는 보수파와 의견을 같이한다는 점이다. 

이란의 주요 정치 세력은 성직자(금요 기도회를 통해 대중에게 막강한 영향력 행사), 바자르(전통적 상인 조합으로 재정적 지원을 통한 영향력 행사), 혁명수비대(무력뿐만 아니라 산하에 많은 기업을 소유한 강경보수파)로 구성되고, 이들은 핵을 비롯한 국제 문제에 있어서 서방과 극단적 대립을 불사하는 강경보수파와 외교정책에 융통성을 강조하며 인권문제에도 개방적인 정책을 추구하는 개혁파로 나뉘어 여론을 주도하고 정책에 대한 의견을 개진한다. 

이란 제재(Iran Sanction)가 없었다면 중동지역의 판세는 또 다른 형태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미국과 유럽이 이란의 확장을 억제하고 있어서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전면적인 충돌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이슬람 세력과 서방의 기독교 세력 간의 힘겨루기에서도 저울추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형국이나,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이 세력을 확장하고 주변 수니파 국가들에게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이란을 중심으로 이슬람세력이 강화되거나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분쟁이 더욱 격화될 수도 있다. 어느 쪽이건 서방의 입장에서는 좋은 시나리오가 아니다.
이란 제재라 함은 핵, 인권, 테러 등과 관련한 이란의 혐의에 대하여 UN, 미국, EU 등이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이란 또는 이란 관련 개인, 기업, 단체에 부과하는 제재 일반을 총칭하는데,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수로 시설 건설에 대해 서방이 이를 핵무기 개발로 의심하면서 시작되었고, 30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현재에는 이 외에도 원심분리기 보유 제한, 이라크 중수로 시설, 파르친 군사 시설 핵사찰 등에 대해서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란 정부는 의료, 에너지 개발 등 평화적 목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는 이란의 고유한 국제법적 권리이므로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979년 테헤란 미국대사관 인질사태 당시 카터 대통령은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 對이란 무역금지, 금융거래금지 등을 시행했으나 인질 석방 후 거의 모든 제재를 해제하였다. 하지만, 1987년 레이건 대통령은 이란산 제품 수입을 다시 금지하고, 부시 대통령(아버지 부시)은 이란-이라크 비확산법안에 서명하였다. 이란에 대한 제재가 본격화한 것은 빌 클린턴 시절로,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기업의 이란 내 원유자원개발을 금지하였다. 이 조치는 의회 압력에 따라 모든 무역 및 투자금지로 확대되었고 1996년 공화당이 정권을 잡은 후 한층 가중된 제재법인 이란-시리아 제재법(ILSA, 후에 ISA로 바뀜)에까지 서명하게 되었다. 2010년 오바마 대통령은 기존 ISA에 형벌까지 확대 규정한 광범위한 이란 제재법인 CISADA에 서명한 후 2011년에 미국방수권법 2011(NDAA) 및 이란위협해소 및 시리아 인권법안(ITRA)에 서명함으로써 이란 제재는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2013년 10월부터 이란과 P+1(UN 안보리 상임이사국 + 독일) 간 핵 협상이 개신되어 2013년 11월 24일에 최종 협상을 위한 잠정안에 타결함으로써 2014년 2월 최종 핵 협상이 재개되었고, 지금까지 협상 중이다. 핵 협상에 대해 이란에서는 혁명수비대와 보수층을 중심으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고 종교지도자는 아직까지는 로하니를 지지하고 로하니 정부 측은 여론전을 통해 보수파와 힘겨루기 진행 중이나 내부 설득 작업이 쉽지 않다. 미국 내에서도 의회 내 강경파가 새로운 제재 법안을 준비 중인 데다가 이스라엘, 사우디 등의 반발에 유대인 단체의 로비로 핵 협상에는 여전히 난관이 많다. 

이란 제재의 핵심은 주로 이란 제재법(Iran Sanction Act, ISA)이 규정하고 있으므로 오바마 대통령이 혼자서 단기간에 제재를 완전히 철회하는 것은 불가능하나 대통령이 발령한 행정명령은 일반적으로 완화하기가 용이하다. 이란은 양보의 대가로 Sanction의 완전한 철회를 요구할 것이나 제재 완화가 쉽지 않을 것이다. 가능성 높은 제재 완화 시나리오 순서는 (1) 인도적, 의약품 관련 물품 공급에 대한 제재 완화, (2)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제재 완화, (3) SWIFT 관련 EU에 제재 완화 동의, (4) 이란중앙은행 거래 제한 완화, (5) 이란 내 투자 및 활동 중인 기업에 대한 제재 면제권 제공, (6) 이란산 원유 수입에 면제 확대이지만, 금융 부문의 제재가 풀리지 않는다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이란제재법의 목표가 핵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인권 문제도 같이 다루고 있기 때문에 핵 협상이 모든 제재의 철회를 보장하지 않을 것이다. 

이란이 강국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란이 서방 중심의 국제질서에 순응하지 않는다면 이란의 개방은 먼 일이고 서방 강국의 압박으로 숨쉬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의 유가하락은 이란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고,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찾지 못한 이란이 또 다른 혼란으로 이어질 위험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이란은 (최소한) 중동지역의 패권은 자신이 가져야 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정교일치의 견고한 신정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이므로 배고픈 국민들을 설득할 수도 있어 보인다. 

참고. 이슬람 시아파와 수니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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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15.


수정됨_서울변협 방문 사진.jpg
 
김현종 변호사 
사법시험 제47회(연수원 39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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