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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리사 공동소송대리권 부여 법률안 즉시 철회해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2022. 5. 22. 특허침해 등 손해배상 소송에 대하여 공동소송대리권을 변리사에게 부여하는 변리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민사소송의 대리권은 기본법인 민사소송법 제4절 소송대리인, 제87조 내지 제97조에서 상세히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별법인 변리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하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되어 있는 것이다.

 첫째, 변리사법 개정법률안은 민사소송법 체계에 반하는 법률안이다. 민사소송법 제87조는 법률에 따라 재판상 행위를 할 수 있는 대리인, 즉 법정대리인 외에는 위임에 의한 임의대리인으로서는 변호사 소송대리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민사소송법을 개정하지 않고 개별법인 변리사법을 통해 민사소송과 관련한 소송대리인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법체계상 문제를 발생시킨다.

 민사소송법 제93조는 여러 소송대리인이 있는 경우 각자대리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변리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의 공동소송대리 부여는 민사소송법과 조화되지 못하는 법률안이다.

 둘째, 변리사에게 공동소송대리권을 부여하는 것은 기존 변리사는 물론이고 특허청 공무원들에게 불공정한 특혜를 부여하는 법률안이다.

 특허청의 경우 매년 수십억 원의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을 만큼 흑자 운영되는 유일한 부처이다. 특허청은 일반 심사관은 물론이고, 특채로 채용된 심사관들에게도 근무연수에 따라서 변리사시험 1차 과목 전부 면제 특혜를 제공하고, 2차 시험 4과목 중 절반인 2과목을 면제해 주고 있다. 변리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된다면 특허청 공무원들은 단 2과목만 시험을 통과하면 특허침해 등에 관한 소송대리권까지 부여받게 된다. 심지어 시험 합격 후 실제 변리사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변리사 등록이나 변리사회 가입을 하지 않는 경우 제도적으로 이를 규제할 방법도 전무한 상태이다.

 통상 특허법인의 경우 대표변리사 및 파트너변리사를 제외하면 소속변리사들은 변리사 미등록 혹은 변리사회 미가입 상태로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은 변리사회 가입 시 부과되는 의무인 교육연수의무(2년간 24시간), 공익의무(연간 3시간)와 변리사회비 납부 의무 등도 회피하고 있다. 변리사회 역시 미등록, 변리사회 미가입 변리사의 불법 변리활동에 대해 공문을 통해 자정운동을 하고 있으나 단속은 하고 있지 않다.

 변호사가 변리사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변호사실무연수와는 별도로 2022년 현재 6개월간의 집합교육을 포함한 실무연수를 거쳐 변리사 등록과 변리사회 가입이 필수적이다. 또한 변호사가 변리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매 분기 변리사회 회비 납부와 변리사에게 부여되는 각종 교육, 공익의무를 이수하여야 한다. 심지어 변리사회와 특허청은 각종 규제를 강화하며, 교육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변호사들에게 과태료처분을 하기도 한다.

 변호사들은 변리 업무를 위해 대한변호사협회나 서울지방변호사회 등을 통해서 변리사 교육을 이수하기도 한다. 그러나 변리사회는 법적 근거 없이 내부 규정으로 외부기관의 교육을 통한 인정이수 시간을 신청기관 기준 1년 동안 10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변호사가 특허법원 판사 등의 우수한 강사진을 통해서 80시간의 지식재산소송실무 연수를 받아도 10시간만 이수한 것으로 인정된다. 특허청과 변리사회가 의도적으로 변호사의 변리사 휴업을 간접강제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한 결과이다.

 변리사 업무는 주로 전자적으로 제출되는 서면 위주로 진행된다. 실제 변리 업무를 수행하는 자가 누구이든, 서류 제출자만 변리사회 가입을 하고 특허청의 대리인 특허고객번호를 부여받으면 되는 것이다. 결국 절대다수의 구성원 변리사들이 대표변리사 및 파트너급 변리사들의 이름을 빌려서 미등록, 변리사회 미가입 불법 변리를 하고 있다. 과거 변리사회의 임의가입제가 몇 년간 실시되었던 탓에, 미등록, 변리사회 미가입 불법 변리가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변리사들이 출원한 특허에 대한 무효심판에서 인용률이 42%에 달하는 등 문제가 있으므로, 특허출원 전문성 제고와 특허청의 실적 위주 출원심사 경쟁의 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

 특허청은 특허심판원을 통해서 진행된 무효심판사건의 42%가 넘도록 무효의 인용결정을 한다. 변리사들이 중소기업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공동소송대리권을 요구하는 한편, 동료 변리사들이 출원한 중소기업의 특허를 대거 무효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허청은 신속한 심사를 이유로, 무효가 용이하게 될 수 있는 특허를 등록함으로써, 중소기업이 권리보정을 통해 특허를 유지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박탈하고 있다.

 넷째, 자격 취득을 위해 법률교육과정, 3년의 실무연수, 2회의 시험이수가 필요한 유럽과 달리, 일회성 시험을 통한 변리사 자격부여 제도는 일본과 한국에만 있는 후진적 제도로서 개선이 필요하다.

 미국과 유럽 모두 특허변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학사 학위 취득 후 교육과정을 거쳐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거나, 6개월 내지 1년의 법률교육과정과 2년 내지 3년의 실무연수를 거쳐야해 총 5 ~ 6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전 세계 국가 중 일본을 제외하면, 어느 국가도 변호사와 특허변호사가 아닌 변리사에게 소송대리권을 부여하는 국가는 없다. 심지어 변리사에게 상표권, 디자인권 출원대리권을 부여한 나라도 일본과 한국을 제외하면 존재하지 않는다. 참고로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의 도입 취지가 충실한 교육과정을 거쳐서 변호사 자격을 부여하고, 변호사 유사직역을 통폐합하는 것이었음을 고려하면, 일회성 시험을 통한 공동소송대리권 부여는 일관된 정부 정책에 반한다.

 다섯째, 변리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변리사에게 소송대리권을 부여하면서도 이해충돌, 전관규제를 두지 않고 있는 전형적인 불공정 특혜입법이다. 반면, 변호사는 입법, 사법, 행정의 하나인 사법부를 도와 재판을 수행하는 준사법기관으로서, 이해충돌방지, 전관규제 등 변호사법상 엄격한 공익적 의무를 부담한다.

 변리사는 또한 이해충돌방지 의무의 규정대상에서 출원업무와 특허심판, 특허소송 업무를 분리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변리사가 자신의 고객사를 위해 출원업무를 대리한 다음, 고객사와 경쟁 관계에 있는 자를 위해 자기가 출원업무를 담당했던 특허에 대한 무효심판 등을 제기해도 이해충돌방지 의무위반이 되지 않는다. 변리사에게 공동소송대리권이 부여될 경우, 자신이 실무에서 담당했던 특허와 관련하여, 전관에 대한 규제 없이 공동소송대리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변리사법 개정법률안은 민사소송법 개정 없이 추진되어 민사소송법 체계에 반하는 법률안으로, 시험과목 면제를 통해 특허청 공무원들에게 변리사 자격과 공동소송대리권까지 부여하는 불공정한 특혜입법안이며, 이해충돌방지, 전관 변리사 규제 등 공익적 규제의 흠결이 있고, 충실한 교육을 통한 전문 자격증 부여라는 정부 정책에 반하므로 즉시 철회되어야 한다.

최재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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