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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함을 느낀다는 것

 “오늘 하루 행복하셨습니까?”

 ‘행복’이란 주제는, 길게는 수십 년에서 짧게는 수년 더 앞서 살아가신 선배님들 앞에서 제가 꺼내기 매우 조심스러운 주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치열한 삶의 최전선에서 다소 사치스럽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올해 상반기는 저에게 매우 큰 사건들이 많았던 시기였습니다. 올해 2월 초순경, 결혼한 지 거의 3년이 되어가는 시점에 이르러 첫 아이를 보았습니다. 항상 집안에서 막내로 어리광만 부려왔는데, 그런 제가 자식을 품에 안으니 실로 기쁘고, 감개무량하였습니다.

 그러나 행복이 너무 커서 하늘도 시샘하였던 것인지, 아이를 보고 난 뒤 석 달 정도 지난 시점에 아버지께서 작고하셨습니다. 늘 제 인생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셨고, 제1의 응원자이자 멘토였던 아버지를 슬픔과 눈물 속에서 보내드렸습니다. 누구나 겪는 일이겠지만, 막상 닥쳐오니 너무나 힘들고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아버지와 저와의 나이 차이는 저와 제 아이의 나이 차이와 거의 같습니다. 약 석 달이란 짧은 기간에 제 아래를 얻고, 제 위를 잃고 나니, 제 자신의 인생 정중앙, 바로 그 반환점에 서 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짧지만 과거 살아온 삶을 뒤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여러 변호사님들께서 다들 그러하셨듯이, 뒤돌아 생각해보면 저 역시 시험에 합격하고 군 복무를 마치고 서초동에 들어온 이후에 늘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게으른 자신을 책망하며 하루하루 버텨왔던 것 같습니다. 자기 자신을 늘 괴롭혀왔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보람과 성취도 많았지만, 괴롭고, 고통스러운 시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과거의 노력을 폄하하거나, 태만해지려함은 아닙니다. 다만 적어도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은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일이든지, 고통과 불만에 가득 차 생존하기 급급한 마음에서 괴로움으로 일을 처리하기보다, 사소하더라도 일상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찾고, 보다 편안한 마음에서 일을 처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즐거움과 행복을 찾을 수 없고, 어떻게 노력하더라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면, 마냥 참고 버틸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방향전환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입니다.

 변호사로 살아간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그 어떤 직업보다도 마음이 불편하고, 몸이 고되고, 힘든 길을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뢰인의 고통을 함께 느껴야 하고, 골치 아픈 일을 대신 해야 하고, 낮에는 재판과 회의에 참석하고, 밤에는 책을 읽고 서면을 써야 합니다. 일도 힘든데 안정적이지 않은 수입에 늘 미래를 걱정하게 되고, 고객 확보를 위해 밤낮으로 무리해서 사람들을 만나야 합니다.

 만약 그와 같은 고된 삶 속에서, 늘 고통과 불만으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간다면 나중에 돌이킬 수 없는 후회가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당장 내일 세상에 무슨 일이 터져 앞날을 상상할 수 없게 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오늘 하루에서 행복함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요.

 돌아가시기 전 병상에 누워계신 아버지에게 맑은 하늘을 바라보고 산책해볼 것을 권하면서 ‘행복’을 말씀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이제는 저의 생활신조가 된 그것을, 부족한 소회(所懷)를 마치면서 꺼내볼까 합니다.

 

“행복”
“매일 아침 눈뜰 때마다 설렌다.
내가 가는 곳마다 웃음꽃이 피어난다.
지금 이 순간, 바로 여기에서 오롯이 행복하다.”

우지훈 변호사
● 법무법인(유) 엘케이비앤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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