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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상속ㆍ증여세 최고세율은 50%이지만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은 할증 평가되어 60%의 세율이 적용된다. 우리나라가 가입하고 있는 OECD 38개국 중 20개국은 상속세가 없고, 최고세율 평균값이 26.5%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최고세율은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하여 재산가들 중 일부는 가족과 함께 상속ㆍ증여세가 없는 싱가포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 이주를 검토하고 있고 실제로 이주한 재산가들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해외이주에 대한 일반 절차 및 유의해야 할 세법 규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해외이주 절차의 일반적 이해
해외이주를 위해서는 해당 국가에 적법한 체류자격을 취득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취업이나 투자이민 비자를 얻어 영주권을 취득한 후 국적 또는 시민권을 취득하는 순서를 거친다. 해외이주를 위해서는 외교부에 적격의 서류를 구비하여 해외이주신고를 하여야 하데, 해외이주신고만으로는 주민등록이 자동으로 말소되지 않으나 재외국민으로 분류되므로 국민건강보험의 가입자 및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재외국민등록의 대상은 외국의 일정한 지역에 계속하여 90일 이상 거주 또는 체류할 의사를 가지고 체류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대상인데 대한민국 대사관 등에 등록하면 된다(해외이주법 제2조, 재외국민등록법 제2조,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제2조, 주민등록법 제19조, 국민건강보험법 제10조).
해외이주비의 송금 한도는 없으나, 그 송금액이 세대별 미화 10만 달러를 초과하는 경우 관할 세무서장이 발급하는 자금출처확인서를 은행에 제출하여야 한다. 또한 해외이주신고확인서 발급일로부터 3년 이내에 반출하여야 하고, 1년 이내에 외국의 투자비자 등을 취득하였음을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하여야 반출한 자금의 국내회수의무가 면제된다. 이러한 자금 반출 등은 외국환거래법 및 외국환거래규정에 따라 한국은행 또는 외국환은행에 신고 등을 하여야 하고 이를 위반 시 처벌된다.
해외이주에 따른 소득세 등의 제반 납세의무
지난 9월호에서 설명하였듯이 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취득했다는 사유만으로 소득세법상 비거주자로 판단되는 것은 아니나, 통상 해외이주하게 되면 외국환거래법뿐만 아니라 소득세법상으로도 비거주자로 전환된다. 다만, 해외이주하더라도 그 이주 전까지는 소득세법상 거주자이므로 출국일 전날까지 발생한 전 세계 소득에 대하여 소득세 납세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소득세법 제74조 제4항). 예를 들어, 2022년 1월부터 5월 사이에 해외이주하는 경우 2021년도 소득세 및 2021년도 1 ~ 5월 출국일 기간까지에 대한 소득세를 신고 · 납부하여야 한다. 물론 소득세 외에 종합부동산세, 지방세 등 다른 세목의 세금을납부하지 않았다면 이들 세금도 납부하여야 할 것이고, 이는 내국인이 해외이주목적으로 외교부장관에게 해외이주신고를 할 경우에 납세증명서를 제출하게 함으로써 강제하고 있다(국세징수법 제107조).
해외이주 시점 기준 보유하고 있는 국내 주식 양도소득세(국외전출세)의 납세의무
소득세법상 국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거주자 또는 비거주자의 양도소득은 22%(지방소득세 포함) 등의 세율로 과세되나, 비거주자가 우리나라와 조세조약이 체결된 국가로 이주한다면 그 주식의 양도소득세가 과세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거주자 또는 시민권자에 대하여는 전 세계 소득에 대하여 납세의무를 부여할 수 있으나 해외이주하거나 시민권을 포기하면 국내원천소득 외에는 더 이상의 납세의무를 부여할 수 없다. 그런데 국내 거주하면서 국가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다가 해외이주를 이유로 납세의무를 사실상 면제받는 것은 불합리하므로, 일정 재산규모나 거주기간 등을 고려하여 시민권 또는 거주자 지위를 포기하는 시점에 납세자가 가진 재산을 일시에 양도한 것으로 보아 그간 발생한 미실현이익에 대하여 과세하는 국외전출세를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6년 말 국외전출세를 도입하여 2018. 1. 1.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주주의 주식 평가이익에 대하여 과세할 수 있게 되었고(소득세법 제118조의9 ~ 18), 금융투자소득세제가 2023년부터 도입되면서 2020년말 소득세법을 개정(제126조의3 ~ 12)하여 2023. 1. 1.부터는 모든 주식의 금융투자소득과 양도소득을 대상으로 과세할 예정이다. 국외전출세는 거주자가 해외이주의 사유로 출국하는 등 그 지위가 비거주자로 변경되는 경우 그 변경 당시 소유하고 있는 국내 주식 등의 평가이익을 양도소득으로 보아, 즉 소유하고 있던 주식을 일시에 양도한 것을 의제하여 그 양도소득의 과세표준이 3억 원 이하이면 20%, 3억 원 초과하면 25%의 세율이 적용된다.1)
국외전출세의 과세요건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① 출국일 전 10년 중 5년 이상 국내에 주소 또는 거소를 둔 거주자로서 ② 출국일 직전 연도 말 현재 대주주(지분율 기준으로 상장주식은 1%, 비상장주식은 4% 이상 보유하거나 시가총액 기준 10억 원 이상에 해당하는 자)인 경우 국외전출세 납세의무를 부담한다. 국외전출세 납세의무자에 해당되면 출국일 전날까지 주식 보유 현황 및 납세관리인 신고를 하여야 하고, 주식 보유현황을 신고하지 않으면 주식 액면가액의 2%가 가산세로 부과된다(소득세법 제118조의15 제4항). 한편 납세관리인을 신고하고 납세담보를 제공하면 출국일로부터 실제로 양도할 때까지 납부유예 신청이 가능하며, 다만 출국일로부터 5년 이내에 실 양도하지 않으면 5년이 되는 날이 속하는 달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이자상당액을 가산하여 납부하여야 한다(소득세법 제118조의16). 따라서 비거주자 지위로 변경되는 계기가 되는 해외이주의 경우 이민 관련 법령이나 해외송금을 위한 외국환거래법 외에 소득세법상 국외전출세납세의무 이행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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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양도소득세의 10%가 지방소득세로 추가 과세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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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민 회계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