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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로 김유나 변호사 인터뷰

Q, 김유나 변호사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아트로 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유나 변호사입니다. 서울 광화문에서 아트로라는 이름으로 기업 자문을 하고 있는 9년 차 변호사입니다.


Q, 아트로는 주로 어떤 분야에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나요?

 아트로 법률사무소는 혁신 스타트업과 문화예술 분야 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하여 기업 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좁은 분야이지만 다양한 성격의 기업을 고객사로 하고 있습니다. 개업하기 전부터 카이스트 창업지원실 멘토를 하였는데, 당시 학생 창업팀이었던 신소재 제조기업이 현재까지 고객사이기도 하고, K-pop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 플랫폼, 영화 제작사, 요즘 가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리테일 미디어 플랫폼, 비대면 의료서비스 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혁신 기업의 자문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Q, 콘텐츠 분야의 스타트업 법률자문 서비스에 주력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제가 스타트업 법무를 시작했던 2015년 즈음에는 모바일 서비스나 스타트업 서비스에 특화하여 자문하는 변호사가 거의 없었습니다. 뉴미디어라는 용어가 생소했던 시기에 뉴미디어 스타트업에서 법무를 도맡아 한 경험으로, 대학 두 곳의 창업지원실 멘토링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기회로 인해 다양한 혁신 서비스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당시 계속해서 새로운 O2O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그로부터 또 한 분기가 지나면 AI 기업들이 연이어 등장하는 등 업계의 흐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을 몸소 느끼면서 일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막 개업하려던 시기에는 스타트업들이 큰 빌딩에 자리 잡은 로펌에 찾아가야만자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스타트업에게는 비용적으로도, 자문의 질 면에서도 그리 효율적이지 못한 선택이었을 겁니다. 예를 들어, 서비스의 IP 정책(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등)을 제정하거나 서비스의 실질이 잘 반영된 사업계약을 표준화하는 업무를 할 때 담당변호사가 해당 서비스를 실무자만큼 잘 이해하느냐가 법무서비스의 질을 좌우하는데, 스타트업 대표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당시의 자문 서비스는 그런 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개업을 결심하면서 각 서비스에 특화된 기업 법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현재는 뉴미디어, 콘텐츠 플랫폼, 커머스 서비스 등 IT, 콘텐츠 업계 고객사들에게 주로 자문을 제공하며 함께 성장하는 기쁨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Q, 김유나 변호사님이 스타트업 고객사와 소통하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과 대화할 때 얼굴 표정을 숨길 수 없듯이, 일을 할 때에도 기본적인 마음가짐이 어떻게든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아트로의 경우 고객사를 ‘함께 일하는 협업자’로 상정합니다. 일을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결론적으로 그 일이 상대에게도 나에게도 건강한 가치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나만 이득을 얻기 위해, 또는 나를 소진시켜 상대만을 만족시키기 위해 일하는 것 모두 좋지 않습니다. 고객사 실무자, 담당자와 내가 협업자가 되어 기업의 서비스를 위해 기여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자문에 임하면 그 마음이 고객에게도 전달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꾸준히 관심 가던 분야를 주요 업무 분야로 선택하고 그 분야의 플레이어들의 업무 배경과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기업이 경영 판단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내릴 수 있도록 하는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해 많이 연구했던 것 같습니다. 전반적인 자문 과정에서 고객사의 사업 배경 등에 대한 이해가 도움이 되었습니다.

Q, 스타트업 법무와 관련하여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주력하고 싶은 분야는요?

 앞으로 좀 더 주력하고 싶은 분야는 리테일 미디어 산업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법무서비스입니다. 과거와는 다르게 유통 산업과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산업의 결합이 더욱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또한 OTT의 등장으로 영화, 시리즈의 제작 유통 환경이 근 몇 년간 급격하게 변화하였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변호사로서 고객사들이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유영국 작가의 그림 옆에서


Q, 올해 미술계의 가장 큰 이슈, KIAF & Frieze 행사를 위해 약 1년 동안 법률자문 업무를 수행하셨지요.

 아트로는 화랑미술제와 키아프 서울 아트페어를 개최하는 한국화랑협회의 자문사입니다. 올해 키아프 서울 2022는 영국 아트페어 브랜드인 프리즈와 공동 개최하게 되어 협약서 검토 등의 자문을 수행했습니다. 이를 위해 일 년 반 전부터 준비하였는데, 실무진과의 회의를 통해 계약에 반영해야 하는 내용을 정리하고, 계약의 최종안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국제계약이기때문에 국제적인 계약 관행이나 일반적인 조건들을 전부 숙지하고 있는 것을 전제로 하여, 국내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자문을 마무리하고 일 년 반이 지나서 키아프 프리즈 행사로 서울이 들썩이는 풍경을 보니 보람되기도 했지만, 아무런 문제 없이 행사가 잘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장 컸습니다.

Q, 문화예술 비즈니스 분야에서 법률가로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아트로의 주 고객은 기업이지만, 공정한 창작 생태계에 기여하는 취지에서 창작자를 지원하는 활동을 하기도 합니다. 콘텐츠 산업의 이해관계자는 기업과 개인사업자, 프리랜서 등 다양합니다. 그러나 창작의 가장 초기에 존재하는 것은 개인입니다. 예술 창작이란 결국 한 인간의사상과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개인은 기업과 사업자에 비해 자본력도 인프라도 부족할 수 있습니다. 개인 창작자의 지식재산권이 침해당했을 때 선뜻 법률대리인을 선임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정한 창작 생태계를 위해서는 창작자를 대상으로 한 법률교육이 필요합니다. 창작자들이 자신이 보유한 권리를 명확히 인지하고, 분쟁이 발생하기 전에 리스크를 자가 진단하고 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분야의 분쟁 케이스를 많이 다뤄본 법률가가 창작자를 교육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처럼 사전예방적 업무가 분쟁을 사후적으로 해결하는 것만큼이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강의 요청이 오면 최대한 응하고 있습니다.

Q, 최근 1년 동안은 제주도에서 ‘디지털 노마드’로 살며 변호사 업무를 수행하셨습니다. 그렇게 했던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지난 1년 동안의 시간은 김유나 변호사님께 어떤 의미 가 있었나요?

 개업 후 몇 년간 쉼 없이 일하다 보니 몸이 많이 지쳐 있을 때 팬데믹이 발생했습니다. 고객사들과 언택트로 일하는 것이 당연해졌고, 자문뿐만 아니라 강의 또한 모두 화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고, 그것이 디지털 노마드 방식의 업무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주는 저의 고향이고 어릴 적 친구들이 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1년간 머물기 적당한 곳이었습니다. 제주에 머물던 기간에는 기존 고객사의 업무에 집중하고, 새로운 업무를 최소한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일했습니다. 그렇게 최소한으로 일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일상에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레 요리, 운동과 같은 활동을 늘릴 수 있었습니다.

Q, 제주도 자연 속에서 몸을 위한 활동도 하셨습니다. 자연에서 나는 식재료로 요리하는 것, 자연림을 산책하고 아침 해변에서 조깅하고 바다수영을 하는 것 등. 어떤 긍정적인 경험을 겪으셨나요?

 생활인으로서의 자아가 건강해야만 사회적 자아도 튼튼하게 유지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개업 후 몇 년간은 하루 종일을 오로지 사회적 자아로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음식을 직접 요리한다거나 몸의 건강을 위한 운동을 꾸준히 하는 일에 시간을 쓰는 것은 저절로 사치가 되었습니다. 제주에서 생활하면서부터는 하루 만 보 이상 걷고,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꼭 요리를 했습니다. 팬데믹으로 외식이 어려워지고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요리와 산책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건강한 생활을 하게 되니 점점 에너지가 차올랐던 것 같습니다. 서울에 돌아온 지금은 제주에 내려가기 전보다 많은 수의 업무를 더 효율적이고 즐겁게 처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나름의 실험을 하고 보니, 주기적으로 휴식 기간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Q, 제주도에서 제법 책도 많이 읽으셨던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 주변 지인들에게 추천해줄 만한 책을 알려줄 수 있을까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추천합니다. 변호사 일은 그야말로 몸과 마음을 소진하는 일입니다. 일에 있어 기술적인 면도 물론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체력과 마음가짐이 연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업무의 피로감은 하루하루 정직하게 쌓입니다. 건강하게 일하기 위해서는 이것을 씻어내는 자기만의 리추얼이 필요합니다. 저는 러닝을 통해 머리를 비워내고 몸을 단련시키고 있습니다. 적당한 신발과 운동복, 달릴 수 있는 길만 있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점이 좋습니다. 그래서 요즘 지인들에게 러닝을 홍보하면서 꼭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미술가 이우환의 작품세계를 에세이로써 짐작할 수 있는 『양의의 표현』, 현시대를 철학적으로 진단하는 한병철의 『타자의 추방』도 추천합니다.

Q, 앞으로 김유나 변호사님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리고 동료 변호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주변의 동료 변호사들을 돌아보면 어떤 규모의 직장에서 어떤 의뢰인을 위해 일하고 있든 고민의 결은 모두들 비슷한 것 같습니다. 나에게 맞는 직장은 어디일까, 나에게 맞는 개업방식은, 내가 잘할 수 있는 업무 분야는 무엇일까. 연차와 상관없이 이런 고민을 지속하는 경우를 보곤 합니다. 위 질문들은 나 자신에 대한 것들입니다. 반드시 스스로에 대한 탐구를 거쳐야만 답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 없이 오로지 외부의 기준으로 일터를 선택한다면 위의 질문들을 또다시 만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모두들 내면의 탐구를 통해 진정으로 원하는 방식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그런 일터에서 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인터뷰/정리 : 서유경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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