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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김지림 변호사 인터뷰

Q. 안녕하세요, 바쁘실 텐데 시간 내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17년부터 공감과 함께하고 있는 6년 차 변호사 김지림입니다. 국제인권, 이주난민인권, 성소수자인권 분야에서 일하고 있고 올해 초부터는 공감의 사무차장이 되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Q.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공감은 대한민국 최초의 공익변호사단체입니다. 2004년 아름다운재단 산하 공익변호사그룹으로 시작하여 2012년에 지금의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으로 독립하였습니다. 공감은 장애인, 여성, 이주민, 난민, 성소수자, 비정규직 노동자 등 우리 사회 소수자 및 사회적 약자의 인권이 침해당하는 현장에서 공익소송 지원, 불합리한 법 제도 개선, 공익변호사 양성 사업 등을 진행하여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판결과 법제 개선을 이끌어 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감은 법률지원활동에 대한 수임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공감의 재정은 저희의 활동에 공감하는 기부회원들의 후원으로 이루어집니다.

Q. 공익변호사로서 활동하고 계신데, 소신이나 신념이 없다면 쉽지 않은 일일 것 같습니다. 변호사님은 어떻게 해서 공감에서 일하시게 되었나요?

 저는 아주 어려서부터 외국어를 좋아했고, 잘했습니다. 대학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하면서 내가 잘하는 외국어를 활용해서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다가 난민인권센터에서 난민 신청자와 변호사 사이 통번역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내가 변호사가 되면 의뢰인과 좀 더 편하게 소통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으로 로스쿨에 진학했고, 제 삶을 연결하는 세가지 키워드 ‘인권 – 법 - 외국어’가 교차하는 곳인 공감의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하여 국제인권팀에서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제가 모르는 외국어(아랍어, 베트남어 등)를 사용하는 분들과 더 많이 일하고 있네요(웃음).

Q. 공감에 계시는 변호사님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하시나요?

 공감의 변호사들은 정말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일합니다. 인권침해사건이 발생하는 경우, 공감은 국가인권위원회이나 유엔 협약기구 진정 제기, 법원 소송제기 등을 통해 직접 조력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동료 공익변호사들이나 활동가, 연구자들과 함께 대책위원회 등의 장, 단기적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기자회견, 언론인터뷰, 캠페인 등을 진행하기도합니다. 만약 인권침해적 ‘제도’ 자체가 문제인 경우에는 실태조사, 해외 비교법 연구뿐만 아니라 국회와의 협력을 통한 법제, 개정 활동에도 참여합니다. 공감이 하는 활동, 우리 사회 인권문제를 알리기 위한 각종 세미나나 강의, 토론회 참여는 물론이고요. 송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서 상당한 창의성이 필요한 일이라,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랍니다. 사무실에 있는 시간이 거의 없고 대부분 나가 있지만, 공감에서 아직도 못해본 것이 많아서 이직 생각은 없습니다(웃음).


Q. 많은 일들이 기억에 남으시겠지만, 그래도 하셨던 일 중 에 특별히 더 기억에 남거나, 보람 있었던 일이 있으신지요?

 작년부터 지금까지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발생한 일명 ‘새우꺾기’ 고문 피해자를 조력하고 있습니다. 난민인정의 어려움, 이주민 체류의 불안정성, 외국인보호소의 무기한 구금 등 여러 문제들이 교차하면서 발생한 복합적인 사안이었지요. 공감뿐만 아니라 이주노동자인권단체, 난민조력단체, 외국인보호소방문단체, 수용시설인권단체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여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 캠페인, 영화 상영, 토론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건을 조력하기 위해 힘썼습니다.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외국인에게 가해진 국가폭력이 한국 사회에 적나라하게 드러나 여러 논의를 촉발시킨 중요한 사건이라 생각됩니다. 다행히 지난 2월 고문 피해 당사자가 일시적으로 보호해제되었지만 개인의 배상 문제나 외국인보호소의 근본적인 개선이라는 과제가 남아있어 보람보다는 부담이 큰 사건이었습니다.

Q. 일하시면서 애로사항이나 단점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로스쿨을 다닐 때는 법과 그 법의 적용에 대한 기존 법원의 판단 및 학계의 해석을 열심히 이해하고 외웠습니다. 법을 공부하면서 사고가 굉장히 경직되고 보수적으로 바뀐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런데 공감에 입사하자마자 바로 기존의 법이 잘못되었으니 폐지해야한다는 취지의 위헌법률심판청구서를 작성하며 몹시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법을 바꾼다고? 법을 만든다고? 법을 폐지한다고??? 공감에서는 기존의 법 제도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하는 소수자의 입장에서 사안을 바라보기 때문에 항상 도전적 사고방식을 가져야 하는 점이 어렵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혼자 전자소송 사이트를 써야 해서 업무 전화보다 전자소송 고객센터에 더 많이 전화를 했었던 것도 애로사항이었습니다(웃음).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런 것들이 제 변호사로서의 자립성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네요.

Q. 공익변호사가 되려고 준비하는 학생들이나 변호사님들에게 조언을 하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공익변호사 아니면 안 된다’는 부담을 내려놓아도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공감 변호사처럼 전업 공익변호사로서 일하는 것 외에도 공익인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이 있습니다. 저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국제연대위원회 활동을 하거나, 대한변호사협회의 난민이주외국인특별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관심분야의 각종 위원회 활동을 하거나, 혹은 자신의 마음을 뜨겁게 하는 의제를 위해 활동하는 단체를 후원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지방변호사회나 변호사협회에 바라시는 점은 없으신지요?

 서울지방변호사회 프로보노지원센터는 공감과 인연이 깊습니다. 공감의 창립 멤버이신 염형국 변호사님도 서울지방변호사회 프로보노지원센터장을 오래 하셨습니다. 공감도 난민, 장애, 국제인권, 디지털성범죄피해자 지원 등 공익법률지원매뉴얼 집필에 참여하였고, 실제 거의 모든 인권 분야를 아우르는 매뉴얼이 실무에 도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시의적절한 주제에 대해 꾸준히 법률지원 매뉴얼 발간과, 매뉴얼 집필하신 분들이 실무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 등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Q. 변호사님 및 공감의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비건 학생들을 대리하여 학교에서 채식 급식을 제공하라는 취지의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기후위기에 실천으로 응답하는 학생들의 결의를 진정서에 옮기며, 기후변화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누구이며 정작 이들은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가 질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급격한 기후변화가 가장 열악한 주거환경에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취약한 신체조건을 가진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목격하며 공감 내부에서도 우리가 같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함께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여러 공익단체와 함께 기후소송 스터디를 하는 정도의 고민이지만, 그 고민이 어떤 활동으로 이어질 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 과정에 함께 할 수 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인터뷰/정리 : 고정욱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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