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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최상의 이익’을 위한 가정위탁제도 개선 방향

 

 아동 학대에 관한 관심과 사회적 보호 의지가 높아짐에 따라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의 양육 환경에 대한 논의도 뒤따르고 있습니다. 친권자 등 보호자에 의해 적절한 양육을 받을 수 없는 아동들은 아동복지법상 ‘보호대상아동’으로 국가의 보호체계에 편입되는데, 원가정에 남아있는 것이 아동 최상의 이익에 반하는 경우 그 보호조치에는 크게 시설입소와 가정위탁이 있습니다. 아동의 복리를 위해서는 가정형 보호(가정위탁 또는 입양)가 먼저 고려되어야 하나, 2021년 기준 총 3,437건의 아동보호조치 사례 중 시설보호가 2,183건(약 63.5%), 가정위탁이 1,179건(약 34.3%)으로 여전히 시설중심의 아동보호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모든 아동은 가정에서 자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원칙 아래 2003년 가정위탁제도가 국내에 도입된 이후 20년이 지났지만, 최근 가정위탁 아동 수가 오히려 줄어드는 등 제도의 활성화가 요원한 상황입니다. 그 원인으로는 부족한 예산, 위탁가정 인프라 부족 등을 들 수 있으나,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동보호체계의 중심을 시설에서 위탁가정으로 전환하고 재원 확보와 더불어 세심한 법 제도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 아동보호시설에 있는 미성년자 아동을 오랜 기간 후원하며 신뢰관계를 형성한 가정이 그 아이를 입양할 의사가 있고 아동도 이를 원했으나 친부의 동의가 없어 입양을 하지 못하고, 가정위탁을 시도했으나 이마저도 친부의 부동의로 불가능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현행 ‘보건복지부 아동보호서비스 업무매뉴얼’에 따르면 가정위탁에 있어 친부모의 동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친권자의 사망 · 소재불명으로 동의를 받을 수 없거나 부모가 아동 학대의 가해당사자인 경우에는 동의를 얻을 필요가 없으나, 아동을 수년 전 시설에 맡긴 후 연락이 잘 되지않는 부모에 대해서도(그 부모의 주소지가 파악되는 한) 그의 동의 없이는 가정위탁 절차가 시작될 수 없어, 아이를 가정에서 돌보고자 하는 가정의 의사나 이를 원하는 아이의 복리 모두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습니다. 특히 해당 아동은 경미한 신체적 장애로 시설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상태였음에도 친부가 가정위탁을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시설에 계속 머무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동복지법에 따라 시 · 도지사 또는 시장 · 군수 · 구청장은 보호대상아동의 양육상황을 매년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호조치가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지체없이 보호조치를 변경하여야 합니다. 보호조치의 변경은 각 지자체의 아동복지심의위원회 산하 사례결정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결정되고, 다른 시설로의 이동 또는 가정위탁으로의 변경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실무상으로 안건 상정 이전에 이미 친권자의 동의서를 받는 과정을 거치고, 아동보호전담요원이 위 동의 없이 가정위탁으로의 변경을 제안하는 안건을 올리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부모 동의 없이 가정위탁 결정이 내려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는 시설미성년후견법에 따라 아동을 보호 중인 시설의 시설장이 후견인 자격을 갖고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에 실제로 담당 공무원이나 가정위탁지원센터가 부모를 설득하여 어렵게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그러나 가정위탁은 입양이나 후견인 지정과 달리 친권과 부딪히는 문제가 거의 없고, 입양과 달리 가정위탁을 위한 부모 동의는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요건이 아니라는 점에서 친권우선주의의 수정 적용이 필요합니다. 특히 위 아동보호조치 점검 사항에 아동의 시설에 대한 만족도, 시설에서의 또래관계, 아동보호 목적 달성 정도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에도 이와 무관한 부모 동의서를 필수 서류로 운영하고 있는 점은 보호조치 변경 제도를 법에 규정하고 있는 취지와 상충됩니다. 또한 ‘보호조치 시 원가정 보호 또는 가정형 보호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시설형 보호를 하는 경우에도 양육상황 점검 등을 통해 가정형 보호로 변경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아동보호서비스 매뉴얼과도 모순적입니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 아이와 신뢰 관계를 쌓은 가정에서 아이를 자라게 하는 것이 ‘아동 최상의 이익’에 부합하는 양육 환경임은 자명합니다.

 먼저는 보호대상아동이 발생되는 것을 예방하고 부모로부터 분리되지 않고 양육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겠으나, 원가정 보호가 아동최상의 이익에 반하는 경우에는 이와 최대한 유사한 환경인 가정위탁제도를 정착시킬 수 있는 법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이환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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