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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서울 이석연 변호사 인터뷰

Q.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석연 변호사입니다. 저에 대해서는 ‘미스터 쓴소리’, ‘헌법 등대지기’, ‘헌법 지킴이’라는 호칭들로 잘 아실 것 같습니다. 제 자신은 ‘헌법’과 떼어 놓을 수 없는데, 과거 정권부터 오랫동안 헌법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여 왔고, 현 정권 들어서도 나름대로 헌법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굳이 법조인으로서의 제 자신을 표현한다면 ‘헌법주의자’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진보주의자도 보수주의자도 아닌 ‘헌법적 자유주의자’로서 제 소개를 하고 싶습니다.

Q. 언제부터 헌법에 관심을 가지고 뜻을 두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사회 이슈, 사회적 메커니즘, 정치, 경제 이런 것들을 바라볼 때 헌법과 연결지어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석사 학위까지는 형법을 연구하다가,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들어가면서부터 헌법에 관심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우리나라 헌법연구관 제1호인데요, 초창기에는 재판관, 연구관 따로 구분이 없이 다같이 머리 맞대고 독일 헌법재판소를 롤 모델로 삼아 본격적으로 연구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출범함과 동시에 헌법이 비로소 규범통제를 함으로써, 국민들한테 실질적으로 다가오는 재판 규범, 생활 규범으로서 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평가합니다.  저는 제1호 헌법연구관으로서, 헌법의 역사를 같이했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 변호사로 개업한 다음에도, 헌법소원 또는 헌법 관련 재판에 집중하여 왔습니다. 저는 헌법적 마인드를 하위 법규에 집어넣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는 헌법이 모든 재판의 기준입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그러한 사고가 약한 것 같아 많이 아쉽습니다. 변호사님들이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접근을 많이 안 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법조인들에게 헌법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헌법이 자리를 제대로 잡아야 정치도 제대로 돌아가고 우리 사회의 지도자나 정치인들도 정신을 차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시민변호사, 인권변호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법제처장, 공천관리위원, 작가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으신데요, 다양한 사회활동 중 가장 애착이 가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여러 경력 중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사무총장은 제가 내세우고 싶은 경력입니다. 변호사 개업 후 바로 경실련에 들어가서 시민입법위원장까지 맡고, 대의원들의 선거로 사무총장이 되었습니다. 또한 글을 많이 쓰고 있는데, 정식 수필가로 등단을 한 상태입니다. 국제펜클럽 한국본부에 윤리 징계위원장도 맡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활동들을 해 왔는데, 여러 가지 사회활동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것 하나만 고르라면, 글쎄요(웃음). 저는 애착을 떠나서 법조인으로서 ‘변호사 이석연’이라는 직함이 가장 좋습니다. MB 정권 때 2년 6개월을 법제처장으로 있으면서도 국무위원들한테도 “나는 그냥 변호사 이석연이다.”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변호사 이석연’ 다음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시민단체를 이끌었던 ‘시민운동가 이석연’일 것 같습니다. 옛날에 제가 경실련을 이끌고, 고 박원순 변호사가 참여연대를 이끌었어요. 둘이 논쟁도 하며 쌍벽을 이루었었는데, 그 시절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마지막으로는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수필가 이석연’입니다. 이렇게 3개의 경력이 가장 애착이 갑니다.

Q. 변호사라는 직업에 애착을 많이 가지고 있으신 것 같아 뿌듯합니다.

 변호사라는 일에 종사하고 있지만, 저는 변호사를 뛰어 넘으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MB 정권 때도 그랬습니다. 법제처장도 국무회의에 참석하거든요. 법안이나 안건을 다룰 때 저는 변호사 이석연으로서 직언을 많이 했습니다. 변호사라는 자랑스러운 직업에 걸맞게 뭔가를 더 하고 싶은데, 내일모레면 70이 다 되어 가서 쉽지 않은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Q. 현재 법무법인 서울 대표변호사로 일하고 있으신데요. 많은 전문 분야 중에서 주로 헌법소송을 많이 하시나요?

 변호사 개업 당시 헌법소원을 통해서 공익소송을 활성화해보는 게 저의 목표였습니다. 1994년에 개업을 하였는데, 당시에는 공익소송이라는 용어도 정착이 안 된 시기였습니다. 제 법조경력 중 내세울 만한 것 중 하나는 헌법소송 중에서도 헌법소원을 통한 공익소송의 개념을 정착시켰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업 초기에는 환경, 소비자, 청소년, 노약자 관련 소송을 주로 하겠다고 광고를 냈었는데요. 선배변호사가 전화해서 돈 되는 소송이 쫙 깔려있는데 너는 돈 안 되는 소송만 한다고 광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얘기까지 했습니다. 실제로 처음에는 돈이 안 되었었고요. 그렇지만 꾸준히 하고 여러 사람들이 궁금했던 것을 긁어주고 하니까 언론에서 관심을 많이 가져주더라고요. 덕을 베풀면 돌아온다고 늘 생각합니다. 지금도 돈과 관계없이 일을 하고, 특히 헌법소원 같은 경우는 제 돈을 들여서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편, 제가 법제처 사무관으로 오래 있었기 때문에 경제 관련, 법령 또는 행정 관련 소송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을 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조건에 크게 구애 받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공익소송은 돈벌이와 별개로 몇 배의 보람이 있고, 또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젊은 변호사분들이 공익소송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변호사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 있으신가요?

 기억에 남는 사건 하나만 딱 꼽으라고 한다면, 노무현 정부 때 수도이전에 대한 위헌소송을 제기해 승소를 이끌어냈던 것입니다. 당시 살해 협박을 받으면서까지 서울지킴이, 수도지킴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는데, 해당 사건을 할 때 어느 누구, 정치권하고도 상의를 한 적이 없었습니다. 위 사건에 관하여 『헌법은 상식이다』라는 책을 발간하였는데, 관련된 내용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이른바 ‘신행정수도 건설’은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습니다. 정부에서 수도를 옮기려고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을 만들었었죠. 당시 야당도 합의를 해줬습니다. 수도를 옮기려면 적어도 헌법 개정에 준하는 절차를 밟아야 했고, “수도는 일종의 헌법사항이다.”라고 얘기해야만 하였습니다. 그래서 관습헌법 논리를 이끌어 헌법소원을 제기했었죠. 청구인도 제가 직접 모집하고, 수도이전 반대 국민운동 본부도 만들어져서 그분들 협조도 많이 받았습니다. 당시에 국정 운영과 지역 균형개발을 저해한다고 살해 협박도 많이 받았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소신껏 할 일을 해 나갔고, 3개월 만에 전면 위헌 결정을 받아 해당 법률이 폐기되었습니다. 행정수도 건설, 수도이전은 정권의 명운을 걸고 밀어붙인 건이었는데, 그것이 위헌 결정을 받자, 결국 노무현 정부의 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고 그때부터 정권이 흔들리기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수도이전법」의 위헌 결정에는 두 가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가 관습헌법의 개념을 명확히 했다는 것이고, 두 번째가 국민의 기본권을 관습헌법으로까지 끌어 올렸다는 점입니다. 독일 연방 헌법재판소에서도 깜짝 놀랐어요. 독일을 여행할 때 독일 연방 헌법재판소에 갔었는데, 개인적으로 방문을 하니 입장을 안 시켜 주다가, 한국 변호사고 헌법연구관으로도 있었다고 얘기를 하니까 들어갈 수 있게 허락을 해줬어요. 독일의 한 재판연구관이 절 알아보면서 깜짝 놀란 적도 있었습니다. 동아일보에서 제 기사가 대서특필이 된 적이 있었는데, 독일 사람들이 한국의 기사를 다 찾아보고 분석했더라고요. 한국 헌법재판소가 관습헌법을 이렇게 기본권까지 격상시켰다고 많이 놀랐다고 말해 주고, 헌법학 발전을 위해서 큰 역할을 하였다고 격려해 주어서 정말 감동했었습니다.

 법무법인 서울도 바로 여기에서 이름이 생겨났습니다. 제가 수도 서울을 지켰다는 그 자부심을 가지고 지은 사무소 이름입니다.

Q. 변호사님께서는 자타가 인정하는 독서왕으로 불리시고, 『책, 인생을 사로잡다』, 『헌법 등대지기』, 『헌법은 상식이다』 등 많은 저서를 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변호사님을 이야기하면서 책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을 것 같은데, 변호사님에게 책은 어떤 의미라고 볼 수 있을까요?

 제 생활 신조가 “책과 더불어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간다”입니다.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팔 할이 독서였다고 책에도 썼습니다만, 어떻게 보면 전부였다고 생각합니다. 책은 매일 먹는 밥과 똑같다고 생각해요. 하루라도 채우지 않으면 지금 생활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란 사람은 평범한 무리 속에 그냥 머물려고 하지 않아요. 뭔가를 찾아서 모험하고 도전정신을 갖습니다. 책을 읽기 때문에 지혜가 농축되고 뭘 하던 자신감이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그 때문에 정의와 불의, 참과 그름, 또 어느 길이 옳은가를 판단할 수 있는 제 나름의 지적 능력이 생깁니다. 그래서 아웃사이더가 됐든, 욕을 먹든, 소신껏 할 말을 하고 쓴소리도 할 수 있게 됩니다. 책을 많이 읽고, 생각하는 힘을 기른 사람들은 사고가 자유롭고 하는 일에 자신감이 있습니다. 비록 시행착오를 겪을지라도 책 속의 지혜와 함께하기 때문에 결국은 그게 올바른 길이고 승리하는 길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책을 빼고 제 삶을 규정 지을 수 없고, 책 자체가 제 삶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Q. 최근 『책이라는 밥』을 발간하셨죠.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책은 어릴 때부터 저의 독서 편력을 총정리한 책이라고 보면 됩니다. 독서가 어떤 것인지, 또 어떻게 하면 좀 더 편하고 유용하게 독서를 할 수 있는지 독서 방법을 소개해준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책 2부, 3부에서는 제 삶에 영향을 미친 책 중 특히 젊은 세대나 지식인들에게 꼭 읽어주고 싶은 책들을 골라 소개했습니다. 주로 고전이 많아요. 마지막 독서노트에서는 제가 독서를 하면서 또는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추가하여 메모를 덧붙였습니다.

 요즘 변호사들은 책을 많이 안 읽는 경향이 있어요. 책을 많이 읽고 인문학적 지식이 풍부한 법조인일수록 사건 전개나, 소송 수행 면에서 특출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법조인 후배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으신가요?

 제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지금도 많은 지혜를 얻고 있는 책은 사마천의 『사기』입니다. 그중에서도 열전부터 읽어야 합니다. 『사기』는 열전, 본기, 세가, 표, 서 등 130권으로 되어 있어요. 사마천의 『사기』는 단순한 중국 역사서가 아닙니다. 위대한 문학서이자, 세계사이자, 인간이 생각하고 또 겪을 수 있고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것이 담겨있습니다. 인류지혜의 원천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권하고 싶은 책은 조금 문학적이지만 괴테의 『파우스트』입니다. 들어는 보았겠지만 제대로 읽은 사람은 많이 없을 거에요. 저는 20대 초반에 읽었는데,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는 『파우스트』의 키워드에 매혹되었습니다. 지금도 자주 읽는 책입니다. 괴테도 법학자였습니다. 지식인으로서, 특히 법조인으로서 『파우스트』는 꼭 읽어야 하는 책입니다. 법에 대한 냉소적인 표현들도 많이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권하고 싶은 책은,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하고,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입니다. 특히 연암 박지원은 천재입니다. 『열하일기』는 당시 세계사적·백과사전적 지식을 가지고 세계를 바라본 책입니다. 읽어보시고 꿈과 모험, 도전정신을 키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도 도전정신, 모험을 항상 이야기하면서 살아가는데, 법조인이 안되었더라면 고고학자가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Q. 책을 재미있게 읽는 변호사님만의 꿀팁이 있을까요?

 보통은 우리가 책을 사면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독서 강박관념이 있어요. 근데 그럴 필요 없습니다. 책이라는 것은 자기화시키는 게 중요합니다. 제가 개발한 ‘노마드 독서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유목민처럼 건너뛰고 겹쳐 읽고 다시 보기를 반복하라는 것입니다. 또한 읽기와 쓰기는 하나이므로, 베껴 쓰고, 다시 쓰고, 고쳐 쓰고, 외워야 합니다. 대부분 책들은 중간중간 골라서 읽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재미없는 부분은 건너뛰면 됩니다. 뒤에서부터도 읽기도 하고, 밑줄 긋고 그대로 써보고, 그걸 반복하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거죠. 그게 나만의 독서노트가 되는 것입니다. 언제든지 바로 튀어나오게끔 자기화시키는 거에요. 사실 재미없는 책은 읽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웃음), 뭐가 재미없는지 구분을 못 하니 어렵죠.

 책 사는데 돈 쓰는 거 주저하지 말고, 베스트셀러에 현혹되지 말고, 신문의 서평에 현혹되지 말라고 꼭 말하고 싶어요. 주변에 책을 많이 읽은 선배, 후배들한테 물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변호사들도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데, 변호사회에서 독서 관련 프로그램이나 강의도 만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대학입학 검정고시를 반년 만에 합격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대학을 미루시고 금산사에 들어가셨다고 들었습니다. 이유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그때도 저는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간 것입니다. 제가 중학교 때까지 시골에서 자랐는데, 1등을 놓친 적이 없었습니다. 중학교 졸업하기 3개월 전에 검정고시라는 제도가 있다는 걸 알게 되어,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검정고시를 치르겠다 결심했죠. 6개월 동안 독학하고 지금으로 치면 대학입학 검정고시 14과목에서 전 과목 합격을 했어요. 전라북도에서 전체 1등을 했다고 대한일보에도 크게 났었습니다.

 그렇게 대학입학 예비고사까지 합격을 해놓고, 대학을 바로 안 들어가고 전라북도 김제에 있는 금산사로 들어갔습니다. 금산사에 있는 ‘심원암’에서 2년간 절에 틀어박혀 책만 읽었습니다. 주로 읽었던 책이 세계 문학전집, 역사서, 위인전집, 동서양 고전입니다. 책이 없어서 집에도 부탁하고 친구랑 친지들한테도 부탁하고 나중에는 절에서 저를 기특하게 보고 책을 많이 사다 주셨어요. 이 시기에 소화한 책의 수만 대략 4~500권이고 그때 처음 『파우스트』, 『데미안』을 읽고 며칠간 잠을 못 잤습니다. 지금까지 쓰고 있는 인생 밑천을 그 시절에 쌓았습니다. 지금도 『파우스트』를 읽지만 그때 읽는 거 하고는 많이 달라요. 청년, 중년, 노, 장년층의 독서는 많이 다릅니다. 책으로부터 받는 영감이 다르거든요.

Q. 원칙과 소신을 지켜 바른말 하시기로 유명하신데요, 앞으로 한국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법조인의 입장에서, 그리고 헌법을 하는 입장에서, 우리의 정치, 사회, 경제, 이 모든 것은 헌법이 정한 그 테두리 안에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헌법 원칙은 위반하지 않아야 한다는 겁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의 입장, 행정을 집행하는 사람들은 자기편 위주로 헌법을 해석합니다. 사법부는 사법부대로 그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과연 사법부가 국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었나 질문했을 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았단 말이죠.

 헌법은 권력이 특정 정당이나 정파에 의해서 독점 행사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국민의 균등한 참여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게 제도화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권력을 잡은 사람, 또는 다수당이 된 사람들이 자기 위주로 헌법을 해석하고 끌어들였기 때문에, 제대로 작동이 안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대통령 중에서 아직 성공한 대통령이 안 나왔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참여 기회의 균등이라는 헌법정신을 망각한 국정 운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헌법에는 관용과 진실에 기초한 공동체 정신이라는 게 있어요. 다양한 가치관과 이념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들이 합의할 수 있는 기본 텍스트는 헌법입니다. 헌법은 국민 통합의 나침반이 되어야 하고 권력을 잡았다고 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Q. 요즘 법조계가 어렵다는 말이 많습니다. 지금 시대에 변호사 단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요?

 변호사라는 것은 헌법기관이에요. 헌법의 특정 기관은 아니지만, 헌법의 변호인으로서 딱 들어가 있는 직업군은 변호사밖에 없어요. 요즘 사무실 유지하기도 어렵고 변호사 숫자는 계속 늘어나니까 변호사가 다른 직업군과 똑같이 전락하고 있습니다.

 변호사단체가 과감하게 본래의 역할을 찾아야 합니다. 권력이 잘못했으면, 또 대기업이 잘못했으면, 과감히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쓴소리, 촌철살인을 할 때는 해야 합니다. 우리 후배법조인들한테도 자부심을 가지고, 변호사라는 좁은 틀에서 그걸 바탕으로 얼마든지 나갈 수 있는 길이 많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 인터뷰/정리 : 우지훈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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