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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TRQ 입찰 시 중복참가가 금지되는 ‘동일 대표자’의 의미

사건의 경위

 청구법인은 2015. 8.부터 2019. 12.까지 베트남 등의 해외수출자로부터 냉동 및 조제 새우(이하 ‘이 사건 물품’)를 수입하면서 FTA관세특례법1)에 따른 수량별 차등협정관세율(0%)을 적용하여 수입신고하였고, 처분청은 이를 수리하였다.

 처분청은 2020. 6. 한국수산무역협회가 시행하는 한 - 아세안 FTA 및 한- 베트남 FTA에 따른 수산물 TRQ2) 수입권공매 입찰에서 청구법인의 대표자가 A 내지 D 법인(이하 청구법인 포함하여 ‘청구법인 등’)을 실소유하면서 법인을 달리하는 등 부적절하게 수입권을 낙찰받았다고 보았다.

 이에 처분청은 청구법인 등이 2016. 1.부터 2019. 1.까지 자유무역협정에 따른 수산물 저율관세율할당(TRQ)물량 수입권공매 입찰유의서 및 입찰공고(이하 ‘이 사건 입찰유의서’)상 ‘동일 대표자 및 동일 IP 중복참가금지’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아, 2020. 7. 이 사건 물품에 대하여 협정관세율의 적용을 배제하고 기본관세율(20%)을 적용하여 청구법인에 관세, 부가가치세 및 가산세 합계 약 180억 원을 경정·고지하였다.


관련 규정

 FTA관세특례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은 ‘협정관세율을 적용받으려는 자는 추천서를 세관장에게 제출’하여야 하고, FTA 농어업법3) 제22조 제3항은 ‘수입관리에 필요한 사항은 해양수산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장관이 고시한 구 자유무역협정에 따른 수산물 저율관세율할당물량의 협정관세 추천 및 수입관리요령(2020. 10. 14. 개정 전의 것, 이하 ‘추천고시’, 개정된 것은 ‘개정 추천고시’) 제13조 제2항은 ‘추천대행기관은 수입권공매 시행 시 입찰참가자격 등 구체적인 운영요령을 공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추천고시 제16조(담합행위 등에 대한 제재) 제1항은 ‘수입권공매 입찰참가자가 관련 서류를 허위로 기재하거나 담합행위를 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해당 입찰참가자의 입찰이나 낙찰의 전부 또는 일부를 무효로 한다’라고 규정하였는데, 개정 추천고시는 제16조(부정행위 등에 대한 제재) 제1항에 제3호로 ‘2개 이상의 법인의 실질적인 경영지배(주식 또는 지분의 소유, 주요 임직원이 친인척 관계에 있거나 직원의 파견 등의 형태로 실질적인 경영지배 내지 동일한 이해관계에 있는 경우를 포함)를 하는 자가 동일한 경우로 동일 입찰 차수, 동일 품목에 중복하여 입찰에 참가한 경우’를 신설하였다.

 추천대행기관인 한국수산무역협회는 이 사건 입찰유의서에 입찰참가자격과 관련하여 ‘동일 법인(지점 포함), 동일 대표자 및 동일 IP 중복참가를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세심판원 2022. 2. 9.자 2020관173 결정의 요지

 조세심판원은 ‘청구법인 등은 법인등기부상 모두 다른 법인명과 대표자를 가진 별도의 법인으로 등재되어 있는 점, 처분청 또한 청구법인 등을 별도의 납세의무자로 하여 각각 과세한 점, 추천고시 제16조 제1항에 위배되는 입찰을 무효로 볼 수 있더라도 동일 대표자를 해석함에 있어서 개정 추천고시와 같이 2개 이상의 법인의 실질적인 경영지배를 하는 자가 동일한 경우까지 포함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청구법인 등의 실질적 대표자가 동일하다고 하여 개정 추천고시 시행 이전에 한 청구법인 등의 입찰이 동일 대표자의 중복참가금지규정에 위반된다고 본 것은 개정 추천고시를 소급적용한 결과라고 할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동일 대표자의 중복참가금지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한 처분청의 처분은 잘못이 있다’라고 판단하였다.


검토

1. 동일 대표자의 의미는 중복참가금지규정의 취지에 부합하게 합리적으로 해석되어야 하며, 조세법률주의상 엄격해석원칙에 따라 제한하여 해석되어야 한다.
이 사건 입찰유의서상 ‘동일 대표자 및 동일 IP의 중복참가금지’는 ‘1인 1회 입찰 원칙’ 및 ‘업체당 최대 낙찰한도제한 원칙’을 잠탈할 가능성을 차단하여 위 원칙들의 달성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기능하는 것이다.

 위 ‘동일 대표자’ 규정은 FTA 농어업법이나 국내 관세법령 어디에도 정의 규정이 없는데, 조세법률주의에 따르면 제재규정의 확장해석은 금지되는 점, 중복입찰 해당 여부는 입찰자들이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하며, 어떤 다른 사정을 기초로 ‘동일 대표자’ 여부를 해석하는 것은 자의적인 확장해석으로 허용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법인의 중복입찰 여부를 판단할 때 ‘동일 대표자’를 고려하더라도 명확한 등기부상 기재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

2. 동일 대표자 중복참가금지규정은 하나의 법인만이 법인으로서의 실체를 갖추고 있고, 나머지 법인은 법인의 실체가 없이 TRQ 입찰참가를 위해서 형식적으로만 설립된 경우에만 적용되어야 한다.

 청구법인 등은 설립시기, 설립목적, 사업내용, 거래처 및 매출규모 등을 전혀 달리하는 별개의 독립적인 법인으로 그 실체가 인정되므로, 청구법인 등의 입찰참가는 이 사건 입찰유의서상 중복참가금지규정을 통해 보호하고자 하는 위 원칙들을 훼손하지 않는다.

 처분청은 청구법인 등이 독립적인 실체를 가진 별개 법인이라는 전제에서 청구법인 등에 대하여 각각 과세한 점을 보더라도, 청구법인 등이 동시에 TRQ 입찰에 참여할 경우를 ‘하나의 회사’로 볼 수 없다.

3. 처분청은 ‘사실상 대표자’ 또는 ‘실질적 대표자’의 개념을 근거로 청구법인 등이 ‘동일 대표자’에 해당한다고 보았으나, 관세법령상 근거가 없고 그 의미가 불분명한 개념을 근거로 과세처분하는 것은 확장해석 및 유추해석 금지원칙에 반하여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된다.

4. 법제처는 개정 추천고시가 단순한 확인적 규정이 아니라 새로이 ‘제재요건을 확대하고 추가’하는 내용임을 명시하고 있는데, 만약 처분청이 ‘사실상 대표자’나 ‘실질적 대표자’가 개정 추천고시에서 신설된 ‘실질적 경영지배’와 동일한 의미라고 한다면, 이는 2016년 내지 2019년까지 시행된 이 사건 입찰에 대하여 2020년 개정 추천고시를 소급적용하는 것이므로 소급과세 금지원칙에 반한다.


결론
 조세심판원은 조세법률주의 원칙상 엄격해석원칙 및 소급과세 금지원칙에 따라 실질적 대표자 규정이 없던 추천고시의 동일 대표자는 등기부상 대표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관세행정의 기준을 밝혔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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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유무역협정의 이행을 위한 관세법의 특례에 관한 법률
2) Tariff Rate Quotas(저관세율 할당)
3) 자유무역협정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법률

조성권 변호사
● 김앤장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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