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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을 급부부당이득으로 취득한 선의의 수익자에 대하여 현존이익의 추정이 번복되는 경우- 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18다244488 부당이득금반환 사건 -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선의의 수익자는 받은 이익이 현존하는 한도에서 반환책임이 있고 (민법 제748조 제1항), 부당이득반환의무자가 악의의 수익자라는 점에 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책임을 집니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24187, 24194 판결 등 참조).

 수익자가 취득한 것이 금전상의 이득인 때에는 그 금전은 이를 취득한 자가 소비하였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현존하는 것으로 추정되나, 수익자가 급부자의 지시나 급부자와의 합의에 따라 그 금전을 사용하거나 지출하는 등의 사정이 있다면 위 추정은 번복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1다37002 판결, 대법원 2016. 5. 26. 선고 2015다254354 판결 등 참조).

 이와 관련하여 최근 선고된 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18다244488 판결은, 수익자가 급부자의 지시나 급부자와의 합의에 따라 그 금전을 사용하거나 지출하는 등의 사정이 있다면 현존이익의 추정은 번복될 수 있다는 법리를 판시하였습니다. 위 판결의 사실관계는 아래와 같습니다.

 원고 재단법인 △◎장학재단은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익법인법’)에 따른 공익법인으로서 기본재산 용도변경 시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피고 ▽○금융투자 주식회사는 투자중개업자입니다.

 그런데 2013. 6.경 원고가 주무관청의 허가 없이 기본재산 5억 원을 투자중개업자인 피고에게 예탁한 후 6개월간 그 예탁금으로 FX마진거래를 하여 손실을 입고 2014. 1.경 1억 8,100여억 원만 회수하였습니다.

 FX마진거래(외환증거금거래, FX는 Foreign Exchange의 약자로 Forex라고도 합니다)는 자본시장법상 장내파생상품으로, 국내에서 증권사들이 개인들로부터 일정 금액의 증거금을 받고 레버리지를 이용하여 국제외환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든 것을 의미합니다. FX마진거래는 한 번에 2개의 이종통화를 거래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달러 대비 유로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이 되면 유로화를 매수하고, 반대로 미국 달러 대비 유로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 유로화를 매도하여 차후 환차익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 이종통화 간 환율 변동을 이용하여 시세차익을 추구하는 거래입니다.

 이 FX마진거래로 손실을 입은 원고가 투자중개업자인 피고를 상대로 하여 자기 기본재산의 예탁이 주무관청의 허가를 얻지 않아 공익법인법 위반으로 무효임을 이유로 투자 손실액 상당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을 구한 사건입니다.

 1심은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일부 인용하였습니다. 원고의 기본재산 예탁은 공익법인법 위반으로 무효이므로 법률상 원인이 없고, 피고의 반환의무가 인정되며, 반환의 범위는 예탁금 5억 원에서 정산금 약 1억 8천만 원을 공제한 약 3억 2천만 원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러나 항소심은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부당이득의 이익은 실질적 이익을 말하는데, 투자중개업자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투자자예탁금을 예탁해야 하므로 양도 및 담보제공이 불가능하여 피고가 원고로부터 받은 예탁금을 사실상 지배하거나 처분하기 어려웠고, 원고의 지시에 따른 FX마진거래를 시행한 것이므로 예탁재산은 사실상 원고가 지배하였으므로, 피고가 실질적인 이득을 취하였다고 볼 수 없어 피고에게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대법원 역시 항소심과 같은 결론이었는데, 대법원은 선의의 수익자는 받은 이익이 현존하는 한도에서 반환책임이 있고(민법 제748조 제1항) 수익자가 취득한 것이 금전상의 이득인 때에는 그 금전은 이를 취득한 자가 소비하였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현존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수익자가 급부자의 지시나 급부자와의 합의에 따라 그 금전을 사용하거나 지출하는 등의 사정이 있다면 위 추정은 번복될 수 있다는 법리를 설시하면서, 이 사건의 경우 피고가 FX마진거래계약에 따라 원고로부터 현금 5억 원을 예탁받았으나, 이후 원고의 위탁에 따라 위 돈으로 FX마진거래를 실행한 다음 원고에게 거래에 따른 정산 결과가 반영된 잔액을 전부 반환한 이상, 피고에게는 원고로부터 예탁받은 위 5억 원과 관련하여 현존하는 이익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대법원이 “수익자가 급부자의 지시나 급부자와의 합의에 따라 그 금전을 사용하거나 지출하는 경우”를 금전을 급부부당이득으로 취득한 선의의 수익자에 대하여 현존이익의 추정이 번복되는 사유로 최초로 일반화하여 판시한 판결이며, 향후 하급심 판단에 지침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추 변호사
●법무법인(유) 바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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