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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의 세대』와 『그런 세대는 없다』

 ‘세대’와 ‘불평등’은 일상적 개인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언뜻 두 단어가 일상생활의 개인에게는 큰 영향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호기심으로 한국 사회의 ‘불평등’과 ‘세대’에 관한 흥미로운 두 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거칠게 요약하면,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한 권은 한국 사회의 발전 과정에서 기여도 많이 했지만, 어느 순간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기득권이 되어 결과적으로는 사회를 불평등하게 만드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특정세대가 ‘있다’는 관점에서 쓰여졌고, 또다른 책은 세대별로 혜택과 불이익을 논한다는 세대론은 어떤 현상을 정확하게 반영하기보다는 주장하는 입장에서의 필요에 따라 과장된 측면이 클 뿐 결국 소위 말하는 꿀 빤 세대는 ‘없다’는 상반된 관점에서 쓰였습니다.

 대체로 사회과학 도서들은 어렵거나 지루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저에게는 많았습니다. 이 두 권의 책도 대중서를 목표로 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사회과학 도서 특유의 난해함과 지루함이 어느 정도는 존재한다고 느껴집니다. 그러나, 각 저자의 필력과 더불어 반론을 두려워하지 않고 강하게 주장을 전개해 나가는 직진형 서술 태도, 그리고 먼 나라의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닌 지금 내가 사는 곳의 이야기들이라는 흥미 요소가 있어서 끝까지 읽을 수 있었습니다.

 먼저 읽은 것은 『불평등의 세대』였습니다. 이 책은 ‘꿀 빤 세대’가 있고 그 세대로 인하여 불평등이 심화되었다는 입장이긴 하지만 특정한 세대에 우리 사회의 불평등 심화의 모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위계 구조와 불평등의 관계를 논의하기 위해 일종의 “앵글”로서 세대를 화두로 잡았다고 합니다. 세대라는 앵글을 잡아놓고, 586세대가 얼마나 오래 한국 사회의 상층부를 장악해왔는지를 다양한 통계와 새로운 각도에서 분석한 자료들을 통해 논증하며, 나아가 그러한 특정 세대의 장기집권으로 인한 이익향유가 이 사회의 불평등 심화 등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남기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가령 100대 기업의 세대별 이사진 비율과 자본수익률의 상관관계를 그래프화하여 더 젊은 세대가 기업 수뇌부에 더 많이 대표될수록 더 장사를 잘했고 더 좋은 기업성과지표를 보이는데 상당한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주면서 독특한 분석을 제시하는데, 이와 같이 현상을 조직화하고 구조화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많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으로 다가왔습니다. 물론 읽다가 보면 저자의 주장에 대한 반론이 제기될 수 있는 지점들도 가끔씩 눈에 띄었지만, 전반적으로 세대별로 행운과 불운이 달리 작용하여 결과적으로 불균형이 발생하게 되었고, 이러한 불균등한 결과를 제도적으로 평탄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굉장히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반면, 『그런 세대는 없다』는 세대 간의 불평등보다는 세대 내의 불평등이 훨씬 심각한 문제인데, ‘선거에서의 승리’라는 목표와 언론 등에서 자신의 관점에 맞게 세상을 쉽게 도식화하는 과정에서 세대론이 왜곡되어 사용되고 있다는 관점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즉, 세대론이 사회의 문제를 진단하거나 개선하는 관점이 아니라 이해집단의 필요에 따라 확대재생산 되었다는 점을 부각하며 사회가 세대론에 함몰되는 것을 유의하여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불평등의 세대』와는 기본적으로 반대되는 관점에서 쓰이긴 했지만, 두 책 모두 수긍이 가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어떠한 세대가 존재하는지 여부는 수학적으로 엄밀하게 증명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고, 그런 세대의 존재 여부에 대한 논증이 얼마나 효과적이고, 논증에 기반한 대응론이 얼마나 실용적인지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글머리에서 언급하였던 것처럼, 세대론은 거시적 규모의 담론이라 개인의 삶과는 직접적으로 연관성이 적다고 생각했고, 두 권의 책을 읽기 전에는 세대론에 특별히 큰 관심을 기울이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읽다 보니 현실적으로 연금제도 개선의 시점(예를 들어, 불입금을 높이거나 수령액을 줄이는 시점)이나 퇴직연령의 법정시점, 특정 세대에 대한 창업지원이나 주택공급규모와 같은 각종 지원정책의 내용은 필연적으로 특정 세대가 수혜의 대상되거나 배제의 대상이 되는지에 결부될 수밖에 없고, 이러한 논의가 결국은 개인의 삶에 강력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세대를 다루고 있는 두 권의 책은, 현실적으로 내가 속한 세대의 손익계산서를 논함에 있어서도 유용하였고, 개인에서 조금 더 시야를 넓혀 사회를 체계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전용원 변호사
● 법무법인 트리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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