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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지음 스튜디오 한석원 대표 인터뷰

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원님들을 위해 대표님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석원입니다. 저는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해온 사람이에요. 처음에는 영화로 일을 시작하였고, 현재는 드라마를 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하이지음 스튜디오라는 제작사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하이지음 스튜디오는 제작뿐만 아니라 연예인 매니지먼트도 하고 있는데, 소속되어 있는 연예인은 송중기, 이종석, 서은수, 김지원 등입니다.


Q. 대표님께는 <신사의 품격>, <태양의 후예>, <이태원 클라쓰> 등 화제작들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만드신 드라마들의 성공 비결이 무엇일까요?

 특별한 어떤 이유가 있는지 정말로 잘 모르겠어요(웃음). 잘 모르겠지만, 작가님이나 현장에서 작품을 만드는 감독님, 배우분들이 모두 합심하여 재미있게 만든 작품이, 보시는 시청자분들께도 재미있게 다가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작품마다 보시는 분들이 너무 다양해서, 흥행의 결과는 진짜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아요. 정말 재미있게 만들었는데 낮은 시청률이 나올 수도 있고, 실제 제가 만든 드라마나 영화는 아닌데, 보면서 별로 재미없다고 생각했던 작품이 세간에서 큰 인기를 끌기도 하더라구요. 그래도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겠지만,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대중들께 큰 재미를 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제작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Q. 작품을 만드시려면 준비하실 게 참 많을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대본’인 것 같습니다. 대본을 보고 난 다음에서야, 어떤 감독님이 오시느냐, 어떤 배우가 참여하느냐, 만드는 프로듀서와 제작사가 어디인가, 이런 것들이 정해질 수 있고요, 투자자들의 선택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Q. <태양의 후예>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대단한 반응이었지요. 예상하셨었나요?

 태양의 후예가 정말 많이 히트를 쳤었는데요, 작가, PD는 물론 모든 배우, 스태프들이 한마음으로 만들어낸 작품이었어요. 무엇보다 태양의 후예는 대본이 정말 좋았습니다. 엄청나게 재미있는 글을 쓰시는 김은숙, 김원석 작가 두 분이 함께 만들어 낸 걸작이었고, 모두가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고 감탄한 대본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감각적인 연출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끔 화려한 영상미를 자랑했었죠. 배우들의 호흡도 너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송중기, 송혜교, 진구, 김지원 등 배우들의 말이 필요 없는 연기력이 드라마 곳곳에 녹아들어 캐릭터들의 인기가 대단했었습니다. 이렇듯 극본과 연출, 배우들의 연기력 등 다양한 요소들이 조화롭게 어울려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Q. 지금까지 좋은 작품들을 통해 순탄하게 성장해 오신 것 같습니다. 혹시 그 과정에서 실패나 위기는 없었을까요?

 저는 운 좋게도 많은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요, 프리랜서로 일할 때 한 번 정도 큰 위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영화로 일을 시작했던 제가 드라마로 넘어올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은 일이에요. 2006년도 즈음에 1년에 100편 이상씩 영화가 만들어지던 호황기가 있었는데, 갑자기 전반적으로 모든 영화가 흥행에 계속 실패하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투자자들이 투자를 급격히 줄이고 저 또한 준비하던 작품들이 중간에 모두 엎어져 버리고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더 이상 투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많이 공들여 준비하던 작품들이 두세 작품 연달아 엎어졌어요. 이 일을 계속 하고 싶은데 업계 자체가 어려워지다 보니, 다른 해결책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고, 그때 드라마 쪽으로 전향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영화를 2002년도에 시작했는데, 시작한지 4~5년 만에 상황이 많이 안 좋아졌었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굉장한 위기로 느껴졌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위기가 드라마를 제작하게 된 기회가 된거고 좋은 선택을 한 거라고 생각해요.


Q. 지금까지 참여하신 여러 작품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하나만 꼽아주실 수 있나요?

 열 손가락 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는 것처럼, 제가 참여하고 애정을 쏟아 만든 작품들이기 때문에 전부 기억에 남습니다. 다만, 그중에서도 제 인생의 분기점을 만들어준 <태양의 후예>가 기억에 가장 많이 남긴 합니다. 제작 총괄을 맡으면서 이제는 제작자로서 내 회사를 차려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준 작품이니까요. 또한 비록 시청률은 낮았지만 제가 작가로서 처음 계약해서 돈을 벌게 해준 작품인 <고백부부>도 잊을 수가 없고, <안나라수마나라>는 엄청나게 새로운 실험과 시도가 많았던 작품이어서 기억에 남습니다. <종이의 집 리메이크, 파트 2>도 곧 나올 예정인데 그 작품도 많은 애정을 쏟고 있어요.


Q. 제작자로서 많은 작품을 준비하시고 수많은 시나리오를 읽으셨을 겁니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느낌이 확 오는 그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특별하게 어떤 기준을 두고 작품을 읽지는 않는데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재미’입니다. 성공한 작품들은 일단 ‘재미’가 있었어요. 태양의 후예나 이태원 클래스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진짜 재밌구나, 사람들이 정말 좋아하겠다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결국 영상으로 전달하는 일을 해야 하는데, 이 재미있는 스토리를 실제로 어떻게 구현할까, 어떻게 연기로 풀어낼까 뭐 이런 상상들을 해보았던 것 같습니다.
 

Q. 최근 영상 산업을 들여다보면 공중파 미니시리즈에서 벗어나 넷플릭스, 왓챠, 티빙 등 새로운 플랫폼들이 주도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 같은데요. 코로나가 어떻게 보면 분기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글로벌 OTT가 급속도로 성장한 것 같고요. 지금 코로나 시작 때보다 훨씬 규제가 자유로워졌음에도 불구하고 극장을 찾아주시는 관객들이 많이 없어진 것 같아요. 2시간짜리 영화보다 6화 정도 짧게 제작되는 드라마를 더 많이 찾아보는 분위기로 바뀐 것 같습니다. 이런 분위기이다 보니 요즘은 사업적인 차원에서 국내 내수 시장만 보고 제작을 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글로벌 OTT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해외에서도 한국 콘텐츠를 사고 싶어하도록 인기 있는 한류스타를 섭외하는 등의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OTT 시장의 흥행도 좋지만 전통적인 영화산업이 다시 한번 활기를 찾기를 개인적으로 바라고 있는데, 어찌 되었든 더 좋은, 더 나은 콘텐츠들이 많이 나올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Q.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로 <종이의 집 리메이크, 파트 1> 한국판이 방영되었지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첫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 워낙 원작이 글로벌하게 유명세가 있었던 만큼 상당히 부담되었을 것 같습니다. 어떠셨나요?

 종이의 집은 제작자로서 정말 리메이크 하고 싶었던 작품이고, 기대가 컸던 만큼 부담도 많이 되었습니다. 웹툰이나 웹소설, 또는 인기 있는 원작을 리메이크하는 것은 사실 많은 부담이 따르는 선택이에요. 아무래도 인기 있는 원작의 작품일수록 팬덤이 강하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제작자도 부담을 많이 느끼고, 만드는 감독님들도 부담을 느끼시고, 연기하시는 배우님들마저도 부담을 많이 느낍니다. 스페인 원작이 워낙 글로벌하게 유명한 작품이어서 사람들이 비교하면서 보기 때문에 원작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만들었어요. 파트 2도 12월 9일 첫 방영될 예정인데,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작품을 준비할 때 아이디어나 영감은 주로 어디서 받으시는지 궁금합니다.

 저 같은 경우 현실 베이스에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다루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 사소한 일상생활 등에서 영감을 많이 받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인터뷰에서도 뭔가 영감이 또 느껴지네요(웃음).

 또 드라마나 영화 시나리오 등 다른 분들의 작품들을 많이 보면서 영감을 받는 것 같아요. 다른 작품들을 보면서, 이런 부분은 정말 잘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도 하고, 또는 이런 방향으로 만들면 어떨까 상상도 해보고 그렇습니다. 그런 와중에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때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아무리 바빠도 의무적으로라도 시중에 나오는 드라마들이나 영화는 대부분 보는 것 같아요. 대중들이 좋아하는 포인트가 무엇인지, 어떤 부분에 반응이 나오는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죠. 기자분들의 뉴스나 칼럼도 많이 읽어봅니다. 결국 많이 보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영화, 드라마, 웹툰, 웹소설, 공연, 책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다 보면, 공부도 되고, 업무 능력도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쪽 일은 콘텐츠를 사랑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Q. 현재 하이지음 스튜디오 대표로 있으신데요. 하이지음 스튜디오는 어떤 회사인가요?

 하이지음이라는 회사는 제가 혼자서 운영했던 콘텐츠 지음이라는 회사에서 출발한 회사이고, 여기에 <공작 도시>라는 드라마를 제작했던 하이스토리 디앤씨가 합쳐지면서 출범하게 된 회사입니다. 합병한 지는 3~4개월 된 것 같아요. 사실 이 업계에서 두 회사가 합병하는 경우는 정말 드문 일인데, 하이스토리 디앤씨 대표님과 마음이 잘 맞았고, 바라보는 미래도 같아서 같이 일하면 시너지가 많이 생기겠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합쳤던 것 같아요.


Q. 제작사를 만드시고, 직접 제작에 나선 이유가 무엇일까요?

 다양한 작품에 참여해보았고, 참여한 작품이 많아지면서 좋은 작가, 배우, 스텝 등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 같아요. 어느 순간 아, 내가 어떤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이 회사를 차리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저는 학교 등에서 공부로 제작을 배운 게 아니라, 현장에서 막내부터 쭉 뛰어다니면서 체득하였는데, 예전부터 내 회사를 만들어서 온전한 내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어요. 궁극적으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작품을 만들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싶습니다. 이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 중 꿈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간 케이스가 아닌가 자평해봐요.


Q. 영화나 드라마도 로맨틱 코미디, 액션, 누아르, 스릴러, 미스터리, 전쟁 등 장르가 다양한데요, 하이지음 스튜디오가 추구하는 장르가 따로 있나요?

 작가님들이 쓰고 싶어 하는 이야기들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 장르를 전문적으로 만들겠다라고 정해놓은 건 없어요. 다만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취향을 생각해보면, 옛날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확실히 로맨스 장르나 휴먼 드라마를 좋아합니다. 사람 냄새가 나는 멜로, 로맨스, 드라마 이런 장르를 좋아했고 그런 장르의 외국영화들을 더 많이 봤었던 것 같아요. 블록버스터나 SF물 이런 쪽의 드라마나 영화를 그렇게 선호하는 편은 아니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Q. 로맨스 장르를 좋아하신다고 하셨는데, 추천하실만한 인생작이 있나요?

 영국에 ‘워킹 타이틀’이라는 제작사가 있는데요, 해당 제작사에서 만든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을 많이 보고 자라왔고, 대체적으로 다 좋아했었습니다. 국내에서 크게 사랑을 받았던 <노팅힐>, <빌리 엘리어트>, <러브 액추얼리>, <브리짓 존슨의 일기>, <오만과 편견> 등 숱한 로맨스 명작을 탄생시킨 곳이지요. 아, 빌리 엘리어트는 로맨스물이라기보다는 성장물인 것 같네요.


Q. 콘텐츠 산업에 진입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어떤 점을 갖춰야 할까요?

 이 일을 재미있어하고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재미를 못 느끼면 진짜 할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인데 저는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어릴 적부터 드라마, 영화, 비디오를 엄청 봤었습니다. 제가 일어학과를 나왔는데 대학교 다닐 때부터 영화 현장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그때는 힘든 줄도 몰랐고, 그냥 이 일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프로듀서로만 이야기를 제한하자면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어요. 프로듀서는 크리에이티브가 강한 업은 아니거든요. 사업적인 부분이라든가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여러 사람과 소통하는게 더 중요해요. 커뮤니케이션 능력,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마음가짐, 이런 능력이 프로듀싱에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준비하고 계신 많은 작품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기대해볼 만한 주요 작품들을 간단하게 소개받을 수 있을까요?

 <종이의 집 리메이크, 파트 2>는 제작이 끝나서 12월 9일 첫 방영 예정입니다. 12월 7일 ENA 채널에서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사장님을 잠금해제>라는 작품도 첫 방영될 예정에 있는데, 미스터리, 코미디, 판타지가 혼합되어 오싹함과 유쾌함이 번갈아 가며 펼쳐질 작품입니다. 내년에 준비하는 작품들도 몇 개 있는데 의사들이 슬럼프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룬 <닥터 슬럼프>라는 작품이 있어요. 이 작품은 내년 2월 내지 3월경 촬영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10편 정도를 준비하고 있는 중입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으실까요?
 사실 특정 작품을 꼭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은 따로 없어요. 다만 좋은 창작자들과 일하면서 글로벌하게 인정받는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열망은 있습니다. 드라마로 에미상을 받는 것, 영화로는 칸 국제영화제에 가는 것 이런 것들 말이에요.


Q. 마지막으로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원들을 위해서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원분들께서 다양한 콘텐츠를 사랑해주시고, 이를 통해 휴식과 힐링을 하시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쉬는 시간에 극장도 많이 찾아주셨으면 하고, 늘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인터뷰/정리 : 우지훈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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