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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거짓보고 및 미기재를 처벌하기 위한 요건서울중앙지방법원 2021노1321

 본 사건은 필자가 변호인으로 1심과 항소심을 맡은 사건으로, 사안은 마약류를 취급하는 의사가 마약류 투약 내역을 보고하지 아니한 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며, 의사의 위반행위가 형벌 법규에 해당하는가 아니면 과태료에 처하면 족한가 하는 문제였다.

 이 사건을 심리한 법원은 변호인 주장에 대한 합리적 근거를 밝히지 아니한 채 유죄판결을 선고하였으나, 그 결론의 합리성에 의문이 남는다. 소송의 경과를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거짓보고
 마약류취급의료업자는 마약류 투약 등 사용한 향정신성의약품의 품명, 수량, 취급연월일, 구입처, 재고량, 일련번호와 상대방의 성명 등에 관한 사항을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2019. 7. 1. 피고인이 운영하는 A의원에서 환자 B를 상대로 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 3앰플(1앰플 당 20㎖)을 사용하고도 그 프로포폴의 일련번호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입력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그때부터 2019. 8. 6.경까지 5회에 걸쳐 사용한 프로포폴의 일련번호를 보고하지 않았다.

2. 프로포폴 투약 내역 미기재
 마약류취급의료업자는 진료기록부에 마약류의 품명과 수량을 적고 이를 투약하여야 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2017. 7. 4. A의원에서 환자 C를 상대로 프로포폴을 투약하면서 진료기록부에 ‘수면마취’라고만 기재하고, 사용한 프로포폴 품명과 수량을 기재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그때부터 2019. 8. 13.경까지 41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하면서 ‘수면마취’라고만 기재하고, 사용한 프로포폴 품명과 수량을 기재하지 아니하였다.

 

평석

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거짓보고의 점
1) 사실관계 일부 인정

 피고인은 공소사실에 적시된 것과 같은 사실관계가 있다는 점에 관하여 인정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프로포폴을 투약 처방하였음에도 그 사용내역을 기재하지 않거나 그 사용량을 거짓으로 기재한 것이 아니었고,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상 입력이 요구되는 “기본정보”1), “환자에 관한 정보”2), “투약정보”3)를 입력하면서 많은 항목 중 ‘일련번호’만을 기입하지 아니한 것이었다. 한편, 피고인 운영의 A의원에 대한 2019. 8. 13.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마약류취급자현장특별감시 점검 당시, A의원에서 취급하고 있는 프로포폴의 재고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된 재고량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2) 마약류 취급내역 보고 제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11조 및 제11조의2는 마약류취급자로 하여금 양도, 양수, 사용, 폐기, 투약 등을 위하여 사용한 향정신성의약품의 품명, 수량, 취급연월일 등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보고하도록 하고 있고, 마약류 통합정보 관리를 위하여 마약류통합정보관리센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는 일부 연예인 등을 중심으로 프로포폴 오남용 사례가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되기 시작하자, 약물의 오남용으로 인한 보건상의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 2018. 5. 18.부터 수출입업자, 제조업자, 원료사용자, 도매업자, 마약류 관리자, 학술연구자, 소매업자, 의료업자 등에 의한 마약류의 유통 및 최종 사용에 이르기까지의 전과정을 “연계 보고” 과정을 통하여 파악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3)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보고의무 위반에 대한 벌칙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4조 제2호는 동법 제11조 제1항의 보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처벌규정을 두고 있는바, 법 제11조의 보고의무의 핵심은 마약류취급자가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적법하게 유통, 관리, 투약하지 아니하는 것을 금지하는 데 있고,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경우는 마약류취급자가 마약을 법률상 허용된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유통시키거나 투약에 제공함으로써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된 수량과 실제 보관하고 있는 수량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실은 은폐하기 위하여 거짓으로 보고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실제 재고수량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상 보고된 재고수량에 상위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마약류통합관리의 목적과 취지에 위반되는 적극적인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다.

4) 거짓보고와 불충분한 보고의 구별
 특히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은 피부과 등의 진료를 하는 의사로서 프로포폴을 처방 투약하였는바, 피고인의 법 위반사실로 적시된 것은 피고인이 다른 입력사항은 다 입력하였으면서도 ‘일련번호’를 입력하지 아니한 것이 법 제11조 제1항의 위반이 된다는 것이었다. 마약류취급의료업자인 피고인이 다른 사항은 다 정확히 입력하면서도 위 일련번호만을 고의로 누락시킬 아무런 이유가 없었고, 이는 미흡한 보고 또는 누락된 보고라고 할 수 있어도 법 제64조가 금지하는 미보고 내지 허위보고라고 할 수 없는 것이었다.

 프로포폴의 오남용 규제는 결국 각 앰플 하나 하나의 사용 용도와 처방 내역을 관리함으로써 가능하고, 이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각 투여량과 투여횟수, 처방량, 사용 후 폐기량을 보고하도록 함으로써 관리될 수 있다 할 것이다(이상의 내용은 피고인이 입력 완료함). 특히 프로포폴의 ‘일련번호’는 앰플 5개 단위로 동일한 일련번호가 정해진다는 의미에서, 수입, 판매, 제조, 구입 등의 연계과정을 포장단위별로 인식 · 관리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며, 장물죄의 경우와 비교할 때, 장물의 취득, 보관, 운반, 수입 등에 관하여 각 별개의 범죄가 성립되는 것과 달리, 이 사건 마약류 취급의 보고를 명하고 있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은 각 보고내용의 누락에 관하여 누락된 항목에 따라 별개의 범죄가 성립되는 것은 결코 아니라 할 것이다.

나. 프로포폴 투약 내역 미기재의 점
 공소사실에서 문제삼고 있는 투약 내역 미기재의 점은, 피고인이 환자에게 프로포폴을 투약하면서 진료기록부에 프로포폴의 품명 및 수량까지 기재하여야 함에도 ‘수면마취’라고만 간략히 기재하였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검찰이 여기에서 문제삼고 있는 진료기록부는 병원에서 관리되고 있는 전산차트를 의미하고,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피고인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는 프로포폴의 품명 및 수량 등 통합시스템에서 요구되는 모든 항목을 입력하였다.

 진료기록부 기재 의무와 관련하여서는, 다른 무엇보다 2018. 5. 18.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한 이래 그 보고의무가 위 시스템에 입력하는 것으로 대체되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2조의2는 이를 분명히 하고 있다.

 요컨대, 이 사건 공소사실에서 문제 삼고 있는 진료기록부의 기재 내용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의 기재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일이 발생한 원인은 병원 내부에서 관리하는 진료차트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보고하는 통합관리시스템이 100% 동기화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게 된 것일 뿐이다. 이는 연혁적으로 종이에 기록하던 의무기록이 전산으로 대체되고, 특히 2018년부터 마약류의 유통 및 사용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도입되게 된 점에 있는 것이다.

다. 결론
 만일 피고인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하지 아니하고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하였다면 마약류의 장부상 재고와 실제 재고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단속과정에서 이러한 재고 불일치는 발견되지 않았다.

 공소사실에서 문제가 된 거짓보고, 미기재의 점은 일반적인 의미에서 행정사무 처리 과정에서 부주의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과오에 지나지 않고, 이는 기껏해야 행정처분의 대상이 됨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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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고일자, 취급일자, 보고자명, 보고사유, 담당자명, 담당자 전화번호, 담당자 휴대전화번호, 사용자보고 식별번호, 참조사용자보고 식별번호, 보고유형/보고방식
2) 환자명, 환자식별번호 구분, 환자식별번호, 처방의명, 면허종별, 면허번호, 처방기관명, 처방전 발급번호, 질병분류기호
3) 연번, 제품명, 제품코드, 중점/일반구분, 제품최소유통단위, 제품낱개단위수량, 저장소, 일련번호, 제조번호, 유통기한, 1회 투여량, 1일 투여횟수, 총 투여일수, 총 처방량, 투약수량, 사용 후 폐기량

박재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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