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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미식여행

 일본은 가깝고, 안전한 미식의 나라로 매력적인 여행지 중 하나입니다. 지난 10월 일본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11월에만 31만 명의 한국인이 일본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우리 회 회원분들 중에서도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인 분들이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본의 각양각색 지역 중에서도, 홋카이도를 미식의 관점에서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신선한 해산물과 전통적인 스시

스시젠 본점의 스시 코스

 홋카이도는 해류가 다른 3개의 바다(동해, 오호츠크해, 태평양)에 둘러싸여 있어 사계절 신선한 해산물이 풍부합니다. 서초동 일식당 상호가 ‘북해도(北海道)’인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새우와 가리비, 관자 맛이 정말 좋습니다. 우리나라 스시야에서도 홋카이도산 말똥성게를 최고급으로 치지요. 성게는 먹는 먹이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데, 홋카이도산 성게는 고급 다시마를 먹여 우마미(감칠맛)를 끌어 올린다고 합니다. 몸은 작지만 살이 진하고 단맛이 좋은 털게도 겨울이 제철인 홋카이도의 대표 해산물입니다. 홋카이도에서는 신선한 해산물을 밥 위에 올려 먹는 카이센동(海鮮丼, 해산물 덮밥)을 파는 식당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만화 미스터 초밥왕의 주인공, 쇼타의 고향은 홋카이도의 작은 어촌 마을 오타루입니다. 오타루는 예쁜 운하와 오르골당, 영화 〈러브레터〉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지만, 미슐랭 2스타 스시야 쿠키젠을 비롯한 스시야들이 길게 늘어선 스시거리도 유명합니다. 미스터 초밥왕에 소개되기도 한 스시효의 안효주 셰프가 수련한 스시젠 본점(삿포로에 위치)도일본을 대표하는 고급 스시야 중 하나입니다. 일본 스시야는 전화 예약만 받거나 외국인 예약을 받지 않는 경우도 상당하므로, 호텔 컨시어지 또는 일본 지인을 통해 예약하는 것이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낙농 왕국 홋카이도의 유제품

훗카이도의 신선한 우유와 유제품으로 만든 디저트

 홋카이도는 일본 전체 원유 생산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발달한 낙농 환경 덕에 홋카이도의 유제품은 특별히 맛이 좋습니다. 병에 담긴 우유를 보시면 꼭 한번 드셔 보시기를 권합니다. 저는 료칸의 노천탕에서 펑펑 내리는 눈을 맞으며 시원한 생맥주, 아니아니, 신선한 병우유를 마시던 순간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유제품이 좋기 때문에 아이스크림을 비롯해 유제품이 들어간 디저트들도 유명합니다. 한국에서도 치즈케이크(더블 프로마쥬)로 유명한 르타오(LeTAO) 본점이 오타루에 있습니다. 다들 잘 아시는 로이스(ROYCE) 생초콜릿도 삿포로에서 설립된 브랜드인데, 그 맛의 비결 역시 홋카이도산 생크림이라고 합니다. 일본여행 선물 No.1. 시로이 코이비토(소위 고급 쿠크다스)도 통신판매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홋카이도 각지에서만 판매하는 홋카이도의 특산품입니다.


 

신치토세 공항 터미널에 위치한 라멘도장 내 에비소바 이치겐의 미소라멘

얼었던 마음마저 녹이는 뜨끈한 국물 요리

 홋카이도 하면 눈 덮인 모습이 먼저 떠오르지요. 홋카이도 겨울의 강추위는 뜨끈한 국물 요리도 발달시켰습니다. 저는 아득한 눈길을 30분 걸어 스프커리 집에 당도했는데, 국물이 자작한 뜨끈한 스프커리를 한 숟가락 떠먹자 매서운 찬바람에 꽁꽁 얼었던 몸이 사르르 녹아내렸습니다. 밥 위에 잘 익은 토핑 야채와 함께 스프커리 국물을 자작하게 얹어서 드셔 보시길 권합니다. 평소 먹던 카레와는 또 다른 새로운 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후쿠오카에 돼지 뼈로 국물을 낸 돈코츠라멘이 있고, 도쿄에 닭 뼈와 간장 베이스의 쇼유라멘이 있다면, 홋카이도에는 미소라멘이 있습니다. 미소라멘의 본고장인 홋카이도에서는 또 다른 특산품인 옥수수와 버터를 넣어 콘버터 미소라멘을 즐겨 먹습니다. 신치토세 공항 터미널 내에는 도내 인기 라멘 가게 10여 곳을 모아 둔 ‘라멘도장’이 있습니다. 그중 근래에 가장 대기인원이 많은 곳은 ‘에비소바 이치겐’입니다. 새우깡 가루 같은 것을 올려주는 것이 특징인데, 홋카이도에서만 마실 수 있는 삿포로 클래식 생맥주와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징기스칸과 삿포로 맥주

야간에 더 아름다운 삿포로 맥주박물관                                   삿포로 맥주박물관의 맥주 샘플러


 징기스칸은 홋카이도에서 둥근 철판 냄비에 양고기를 구워 먹는 요리입니다. 이제는 국내에서도 이치류, 라무진 같은 징기스칸 집이 많이 생겼는데, 그 시작이 바로 홋카이도입니다. 가격대와 맛을 고급화하고(대부분 1년 어린 양고기인 램만 사용),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소스와 마늘 밥 등 현지화를 거친 국내 징기스칸 음식점들에 비해, 홋카이도의 징기스칸 음식점들은 램뿐만 아니라 머튼(2년 이상의 성체 양고기)까지 사용하므로, 국내에서 징기스칸을 즐기던 분들이라면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다만, 대개는 국내에 비해 가격이 절반 이하로 저렴하므로 삿포로 클래식과 곁들인다면 충분히 괜찮은 안주가 될 수 있습니다.

 삿포로에는 여기에서만 맛볼 수 있는 SAPPORO 클래식 맥주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맥주의 본고장, 삿포로에는 애주가들의 여행 일정에는 빠질 수 없는 SAPPORO 맥주박물관이 있습니다. 1876년 홋카이도 개척사업에서 이어져 온 SAPPORO 맥주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일본 내 맥주에 관한 유일한 박물관입니다. 3가지 맥주 샘플러를 시음할 수 있고, 기념품샵의 아름다운 맥주잔은 선물용으로 제격입니다. 특히, 야간에 방문하시면 붉은 벽돌의 외관을 조명이 비추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여행을 마치며

홋카이도의 료칸에서는 눈을 맞으며 노천탕을 즐길 수 있다.

 세계 각지에는 낭만적인 도시의 야경, 경이로운 자연환경 등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는 여행지들이 많습니다. 이에 비해 겨울의 홋카이도는 눈이 쌓이기 무섭게 또 눈이 오는 지역입니다. 그래서 도시 지역에서는 밤낮으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제설차와 집 앞 눈을 치우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을 뿐이지요. 게다가 길은 어찌나 미끄러운지 스노우부츠를 신고서도 몇 번의 위기를 넘겨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소한 어려움(?)들을 이겨낼 수 있다면, 그 길의 끝에는 신선한 해산물, 부드러운 우유와 과자, 마음이 녹아내리는 국물과 시원한 생맥주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입이 즐거운 여행을 원한다면 홋카이도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행지입니다.

황귀빈 변호사
● 법무법인 삼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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