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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미술] 실크로드를 가다 - 제12편
9. 칠라스 - 산악사막의 휴게소

칠라스(Chilas)는 연간 강우량 100㎜ 이하의 황량한 산악사막 한 가운데 있는 작은 휴게소다. 6~7월 한낮의 기온이 간혹 섭씨 50도 가까이까지 올라가는 뜨거운 곳이지만 밤에는 춥다. 새벽에 일어나 보니 산천은 온통 잿빛이고 호텔 뒤로 인더스 강의 잿빛 탁류가 험준한 산악을 뚫고 희뿌연 포말을 일으키며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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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 62 KKH 길가 바위에 새긴 암각화
ⓒ Anthny Maw

(1) 암 각 화
칠라스 부근 탈판을 지나가는 KKH 길가에 불상과 스투파가 새겨진 바위(도판 62)가 있고, 인더스 강 건너편에는 ‘초전설법(初轉說法)’이 새겨진 바위가 있다. 이 부근에 암각화가 새겨진 바위 수백 개가 집중되어 있는데, 선사시대에 그린 야생동물로부터 4~8세기 간다라 시대에 조각된 불상과 불전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지역을 왕래하던 상인, 순례자, 군인, 유목민, 현지주민들이 풍요와 안전한 여행을 기원하며 새겨 넣은 것이라고 한다. 

(2) 낭가 파르바트 - ‘킬러 마운틴’
라이코트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불과 10㎞ 떨어진 가까운 거리에 엄청나게 큰 하얀 산이 우뚝 솟아 있다. 그 웅자가 신비스럽고 장엄하다. 해발 8,125m,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높은 산, 낭가 파르바트(Nanga Parbat)다(도판 63,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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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 63 낭가 파르바트 8,125m, 세계 제9위
ⓒ 『실크로드의 영혼들』(박진순,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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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 64 페리메도우에서 본 낭가 파르바트 
ⓒ Alif Gulzar

이 산은 주위에 높은 산이 없고, KKH는 해발 1,200m의 사막을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도로에서 정상까지의 표고차가 무려 7,000m나 된다. 에베레스트는 전망대에서 정상까지의 표고차가 5,000m에 불과하므로, 실질적으로는 이 산이 세계에서 가장 높고 큰 산이라고 한다. 그래서 현지주민들은 이 산을 숭배하며, ‘산중왕’이란 뜻으로 ‘디아미르(Diamir)’라고 부른다. 
이 산은 몬순지대의 맨 끝에서 항상 태풍의 맹공격을 받아 빙벽의 붕괴, 눈사태, 기상이변 등으로 세계등산사상 가장 많은 인명을 앗아가, ‘킬러 마운틴’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1930년대에 독일원정대는 이 산에 다섯 차례 도전했다가 도합 26명의 대원을 잃고 번번이 패퇴했다. 이 산은 58년 동안 31명의 목숨을 앗아간 후, 1953년 제6차 독일원정대의 오스트리아 산악인 헤르만 불(Hermann Buhl)에게 비로소 첫 등정을 허락했다. 2009년 한국 산악인 고미영도 이 산을 등정한 후 하산하다가 실족해서 사망했다. 

(3) 세계 3대 산맥 집중점
여기서 하라모슈(7,409m), 말루비팅(7,458m), 디란(7,268m)의 눈 덮인 정상을 바라보며 북상하다가 자글로트(Jaglot)에 이르면, 길기트 강이 인더스 강에 합류하는 곳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3대 산맥의 집중점’(도판65)이 있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정면이 카라코람, 좌측이 힌두쿠시, 우측이 히말라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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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 65 세계 3대산맥의 집중점 카라코람(정면), 힌두쿠시(좌), 히말라야(우)
ⓒ 김재화 

10. 길기트 - 아대륙 최대의 오아시스

길기트(Gilgit, 1,490m)는 고대로부터 실크로드 교통의 요충으로 아대륙에서 가장 큰 오아시스이며, 지금도 길기트발티스탄주의 주도(州都)로서 군사, 행정, 상업의 중심지다. 길이 2㎞의 큰 바자르는 중국 카슈가르와 아라비아해를 잇는 유서 깊은 국제시장으로, 지금도 여러 종족들 간에 믿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많은 상품들이 거래되고 있다. 
길기트의 서쪽 카르가(Kargha) 계곡의 암벽에 8세기경 조각된 높이 약 5m의 마애불(도판66)이 있다. 부처님은 시무외인(施無畏印)을 지어 이곳을 지나가는 여행자들에게 두려움에서 벗어나라고 하신다. 이 불상의 완연한 몽골로이드형 얼굴은 당시 이 지역을 지배하던 티베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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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 66 길기트 카르가 계곡의 마애불
ⓒ 불교신문 김형주


747년 당나라 고선지(高仙芝:고구려 유민 2세) 장군은 마보병 1만을 이끌고 파미르 고원을 횡단하고, 힌두쿠시의 다르코트 고개(4,575m)를 넘어 소발률(小勃律:길기트)을 정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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