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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작가 인터뷰

12개국 100만 독자에게 사랑받은 『1cm』 시리즈, 미국 사진 작가 ‘에밀리 블링코(Emily Blincoe)’와 콜라보한 『기분을 만지다』, 최근작으로는 예스24 ‘올해의 책’으로 선정, 아마존 JP 외국문학 1위, 외국 에세이 1위 등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 김은주 작가를 만났습니다.

 

Q. 김은주 작가님 반갑습니다.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에세이 작가이고요. 소개해 주신 여러 책들을 집필하였습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Q. 작가님은 카피라이터로도 활발하게 활동하셨는데요. 광고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제일기획과 TBWA의 카피라이터로 10년 이상 일했습니다. 카피라이터로 일할 때 다양한 광고 캠페인에 참여했는데요, 최초로 삼성 갤럭시 핸드폰이 나왔을 때의 광고 캠페인, KT, CJ, S-Oil, 국정 홍보처, 네이버 브랜드 캠페인 등 여러 광고작업을 했습니다. 작업했던 광고 카피 중에 기억이 나는 카피로는, ‘탐나는 생활, 갤럭시’라는 슬로건, ‘던킨의 적은 늦잠이다’, ‘던킨의 적은 입맞춤이다’, ‘당신만 일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일도 당신을 찾고 있습니다’라는 구인구직 사이트 광고 카피가 생각납니다. 마지막 카피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경쟁 프리젠테이션에서 승리를 가져다준 카피이기도 합니다.


Q. 카피라이터 일로도 너무 바쁘셨을 것 같은데,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저에게 글을 쓰는 것, 그리고 재미있는 상상이나 공상을 하는 것은 어릴 적부터 마치 공기처럼 자연스러운 일이었던 것 같아요.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을 좋아했고 어릴 적 작가나 화가가 꿈이었습니다.

 카피라이터로 일을 하면서도 광고주나 소비자를 위한 글이 아닌, 어떤 목적 없이 글을 쓰고 싶을 때마다 짧은 글들을 틈틈이 써왔습니다. 그 글들이 꽤 많이 쌓였고, ‘어 이걸로 책을 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같이 일을 하던 아트디렉터 선배에게 함께 책 작업을 하자고 제안을 했고, 선배가 일러스트 작업을 했어요. 책의 원고 샘플과 기획서 작업을 한 후 몇 군데 출판사에 보냈는데 다음 날 한 출판사에서 계약하자고 전화가 왔어요. 바로 연락이 온 출판사는 제가 좋아하는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출간한 출판사였는데요. 그렇게 첫 책인 『1cm』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틈틈이 지속하고 또 생각을 바로 실행에 옮겼던 것이 제가 여러 권의 책을 출간할 수 있게 된 첫 계기인 것 같습니다.


Q. 본격적으로 책 이야기에 들어가서, 지난 해 출간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나라는…』 소개 부탁드려요.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는 우리를 둘러싼 유해한 것들 속에서 나라는 식물을 잘 키우기 위한 셀프 가드닝 에세이입니다. 감사하게도 한국과 일본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독자 투표로 예스24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고, 교보문고 ‘책 속의 길’ 선정 도서가 되어 교보문고 서점 내부 길이 모두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 속 문장으로 장식되는 작가로서 영광스러운 일도 있었습니다. 현재 5개국에 출간계약 되었고, 이미 일본에서 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일본 아마존 히트 상품에 선정되기도 하고, 활발한 활동을 하며 성실함의 아이콘으로 사랑받는 아이돌인 前 아이즈원 멤버이자 AKB48의 ‘혼다 히토미’ 씨가 이 책을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1cm』 시리즈 책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큰 서점에 『1cm』 시리즈의 섹션이 따로 있기도 해서 국경을 넘어 많은 독자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감동이었습니다.


Q. 12개국에 출간되며 세계 독자들의 사랑받고 있는 『1cm』 시리즈는 문화 현상으로 평가되기도 하였다고요.

 감사하게도 『1cm』 시리즈는 출간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유럽, 아시아 여러 국가에 이어, 올해 영문판도 출간되고 여전히 세계 독자들에게도 계속해서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습니다. 덕분에 제 인스타그램(@eunju_writer)으로 각국에 계신 『1cm』 독자님들의 따뜻한 DM을 받고 있어요.

 첫 『1cm』 책 이후에 몇 권의 『1cm』 시리즈가 출간되었는데, 그 중 두 번째 책인 『1cm+』는 특히 많은 미디어에 소개되기도 하고 50주 연속 베스트셀러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책이기도 합니다. 『1cm+』는 BTS 정국이 자기 전에 읽은 책이라고 인터뷰에서 얘기해 더욱 영광스러웠습니다. 『1cm』 시리즈는 짧은 글과 그림 형식의 책인데요, 지금은 이런 형식이 많아졌지만 당시만해도 그런 책이 드물었기 때문에 매체에서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1cm』 책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독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인터렉티브한 장치들을 책에 넣어, 책을 읽는 과정이 마치 하나의 영화나 전시회를 감상하듯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는데 그 부분 또한 독자들에게 신선하게 받아들여진 것 같아요.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여러 국가에 출간되어 국경과 시간을 초월해 사랑받고 있는 작품을 썼다는 것이 작가로서 가장 기쁘고 의미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그 이후에 『1cm』를 차용하기도 하고 『1cm』가 들어간 매우 비슷한 제목의 책도 출간되었기에 혹시나 『1cm』 시리즈를 읽고 싶으신 변호사님들은 유사품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웃음).


Q. 변호사들도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데 팁을 알려주신다면요.

 법정 드라마를 보면 변호사님들이 법정에서 변호를 할 때 참 멋지시더라고요. 저도 논리정연하게, 또 설득력 있게 말을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회가 된다면 변호사님들께 어떻게 하면 말을 잘 할 수 있는지 팁을 듣고 싶습니다.

 글쓰기에 관한 팁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찰나의 생각을 붙잡는 일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소한 생각이라도, 어떤 생각이 떠오른다면 그 생각을 붙잡고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으로 글이 탄생하는데요, 그래서 평소에 노트를 갖고 다니며 그 생각들을 적어나가는 것이 글쓰기의 시작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한 달에 몇 권의 노트를 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글을 쓸 때, 막연히 ‘글을 써야지’하고 기다리기보다 ‘글을 쓰고 싶게 하는 기분’이 들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바로 영감을 얻는 일인데요, 스스로 뭔가 창작을 하고 싶게 하는 콘텐츠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책이 될 수도 있고, 노래가 될 수도 있고, 전시 혹은 영화나 드라마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예술가가 고민해서 완성한 양질의 콘텐츠를 보면서 내 머리와 가슴 속의 멈추었던 발전기를 돌릴 수 있지요. 최근에 저는 ‘아메리카 갓 탤런트’라는 미국 프로그램에서 이슈를 일으켰던 유호진 마술사의 마술 동영상을 보면서 감동을 받고 영감을 얻어 하나의 글을 완성하기도 했고, 가수 이찬혁의 이번 앨범 수록곡 중 ‘파노라마’라는 노래를 들으며 뭔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나에게 영감을 주는 콘텐츠를 발견하고 그것들로부터 ‘감동을 받는 일’이 ‘글을 쓰는 일’과 연관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Q. 작가님은 책을 내실 때마다 인세 수입을 기부하고 계신데 나눔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저는 재능이 자신만의 노력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이렇게 사랑받는 책을 여러 권 쓸 수 있게 된 많은 이유와 계기들, 제가 모르거나 혹은 잊어버린 감사한 계기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었는데 그때 국어 선생님이 저에게 볼펜 세트를 선물로 주셨어요. 담임 선생님도 아니신 국어 선생님이 왜 저에게 볼펜 세트를 선물로 주셨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선생님이 작가가 된 저의 미래를 본 것일까, 하는 재미있는 상상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제가 모르게 받은 도움들이 모여 책을 쓸 수 있게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르는 누군가가 저에게 문을 열어주는 친절을 베풀었을 때 그 사람에게 다시 가서 친절을 베풀 수 없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 제가 받은 친절을 베풀 수 있는 것처럼, 기부를 하는 것이 문을 열어주는 일과 같다고 생각되어요. 제가 받은 감사에 대한 갚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무엇보다 작지만 인세의 일부를 기부하게 되면 그 책을 사서 보는 독자들도 자연스럽게 좋은 일에 동참하게 되는 거예요. 책이 독자에게 직접적으로도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지만, 또 다른 차원의 좋은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면 참 멋질 것 같았습니다.


Q. 작가님의 글은 힐링 에세이로 유명한데요. 변호사들에게 힐링 메시지를 주신다면?

 변호사님들은 여러 소송들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실 것 같습니다. 저도 마음이 매우 바쁠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때는 스스로 여유를 찾는 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 속 글 중 하나인데요, MBC 라디오 ‘김신영의 정오의 희망곡’에 이 글귀가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여유는 생기는 것이 아니라 챙기는 것이다’라는 글귀입니다. 글의 전문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읽으시면서 여유를 챙기시길 바랄게요.

내가 좋아하는 것만으로도, 나라는 꽃을 피울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것은 여유시간에 할 수 없다.
현대인에게 여유란 쉽게 가질 수 없는
한정판 시계 같으므로.
그렇다면 여유의 개념을 조금 바꾸자.
소중한 사람의 케이크 조각을 미리 떼어놓듯
하루 혹은 일주일 시간의 일부 조각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미리 떼어놓을 것.
나를 위한 온전한 시간을 마련할 것.
여유는 생기는 것이 아니라 챙기는 것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는 제가 정원 국가라고도 불리는 싱가포르에 머물면서 영감을 얻어서 쓴 책이기도 한데요, 다음 책은 역시 제가 둘러 쌓여 있는 어떤 환경, 한 사람에게서 영감을 얻은 책입니다. 한 번에 완성된 책이 아니라 7년에 걸쳐 조금씩 완성된 책이라 더 특별할 것 같습니다. 기대하실 수 있게 스포는 여기까지 할게요(웃음).

 뜻깊은 인터뷰 기회 주셔서 감사드리고, 바쁜 일상 속에서 나라는 식물을 잘 키워가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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