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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 서국화 변호사 인터뷰

Q. 안녕하세요, 바쁘실 텐데 시간 내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법무법인 울림에서 근무하고 있는 서국화 변호사(연수원 42기)입니다.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의 대표이고, 동물권과 관련한 활동들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Q.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일단 저는 1년 차때 고용변호사를 하다 2년 차부터 개업해서, 연수원 수료 후 다른 동기들에 비해서 굉장히 빨리 자유를 택한 케이스인데요, 그래서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활동을 병행하면서 변호사 생활을 할 수 있었어요.

 특히 동물권행동 카라라는 동물권단체의 자문변호사를 하면서 관련 활동을 이어오다가, 단체의 자문변호사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의 한계를 느끼면서 나와 같은 관심이 있는 변호사님들이 함께 모이면 더 많은 일 을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고, 41기 박주연 변호사님과 함께 2017년에 PNR을 만들었어요. PNR은 People for Non-human Rights의 약자입니다.

 PNR은 기부금 모집 단체로 등록되어 있고, 현재 15명의 변호사님들이 함께해 주고 계세요. PNR 변호사님들 중에 유기견이나 유기묘를 입양하여 키우고 계시는 반려변들이 계신데, 여기서도 개파와 고양이파가 나눠져요(웃음).

 PNR은 동물학대 사건에 대한 고소 · 고발을 진행하거나, 이미 진행 중인 재판에 참여해서 의견을 개진하기도 해요. 예방적 살처분 명령에 대한 취소소송을 진행하기도 했고, 산양을 당사자로 하는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는데, 비율로 보자면 소송보다는 입법정책제안 활동이 더 많아요. 온라인으로도 많이 소통하지만, 중요한 프로젝트나 서면작업을 위해서 필요할 때는 오프라인 모임도 하고 있습니다. 저희에게 기부해 주신 소중한 돈으로 각종 토론회 개최, 캠페인, 행사 등을 진행 하기도 합니다.


Q. 동물권을 연구하는 변호사로서 활동하고 계신데, 어떻게 해서 동물권 연구 활동을 하시게
되었나요?

 사실 변호사로서의 역할과는 무관하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고시생 때는 원래 공부가 하기 싫잖아요(웃음). 목적 없이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도축 영상을 접하게 되었고, 막 생을 마감하려는 생명이 고통에 몸부림 치는 모습과, 그걸 아무런 감정 없이 바라보며 작업(?)하는 인간의 모습이 너무나 기괴하게 다가왔어요. 어렸을 때 아버지랑 낚시를 다녔었는데, 그때 펄떡이는 물고기를 바라보면서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던 제 모습이 보여서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해요.

 그 이후로 타자의 고통을 대하는 나와 우리 인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이야기하니 너무 거창한 것 같은데, 그동안 무심코 해왔던 행동과 생각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었던 거죠. 그래서 온라인 서명 참여, 관련 활동 공유 등 온라인으로 활동하다가[고시생이니까요(웃음)], 시험에 합격하고 나서는 동물보호단체가 진행하는 퍼포먼스 등에 참여하기도 했어요. 좋은 경험이었죠.

 그리고 사법연수원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사실 그때 ‘변호사로서’ 관련 활동을 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던 건 아니에요. 그런데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자기가 관심있는 일을 하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실무를 접하다 보니 더더욱 문제점이 눈에 보이니까요.


Q. 동물권은 다소 생소한 개념 같은데,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동물권에 대한 정의는 아직은 없고, 인권도 포괄적인 개념이나 법적인 권리가 별도로 있듯이 동물권도 그런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아요. 다만 동물은 좁은 의미에서의 ‘법적 권리’를 스스로 행사하기는 어렵다는 차이가 있지요. 제가 생각하는 동물권은 그저 살아갈 수 있는 권리, 부당하게 고통받지 않고 이유 없이 죽임을 당하지 않을 권리예요. 1979년 영국 농장동물복지위원회가 선언한 동물의 5대 자유를 우리 동물보호법 제3조가 그대로 가지고 왔는데, 그것이 동물권의 내용 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아요.


Q. PNR에 계시는 변호사님들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동물권 관련한 사건을 접하고 시작하게 되시나요?

 공식 메일로 제보를 주시기도 하고, 동물권단체에서 협업 제안을 주시기도 해요. 법률 제안 같은 경우는 저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내부적으로 모아서 제안하는데, 의원실에서 먼저 ‘이러이러한 법률이 필요 할 것 같은데, 검토해달라’고 제안하는 경우도 있어요.

 최근 제안한 법률 중에는 ‘동물대체시험법’이 있는데, 간단히 설명드리면 최근 기술이 발달하다 보니 동물이 아닌 ‘인체 모사 조직’에 실험할 수 있는 기술도 많이 개발되고 있어요. 아무래도 동물은 사람이 아니다 보니, 동물실험 결과를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있는데, 이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런 대체시험법 개발을 장려하고, 사용하도록 하는 법률이에요. 남인숙 의원님이 대표로 발의해 주셨는데, 이른바 ‘동물선진국’에서는 위와 같은 대체시험법이 있는 경우 동물실험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더 나아가 동물실험을 종식하는 가이드라인을 두고 있어요. 우리는 아직 그런 움직임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최근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또 ‘동물’ 관련해서 반려동물 의료사고를 다루시는 변호사님들도 많은데, 저희는 개개인의 송무보다 주로 제도적인 부분을 다루는 편이에요.


Q. 많은 일들이 기억에 남으시겠지만, 그래도 하셨던 일 중에 특별히 더 기억에 남거나, 보람 있었던 일이 있으신지요?

 일명 ‘전기도살사건’이라 불리는 사건이 있었어요. 보통 개 도살을 할 때 전기꼬챙이를 사용하는데, 동물보호법에 목을 매달거나 때려죽이는 등 잔인한 행위를 처벌하니까 하나 남은 방법이 전기꼬챙이로 죽이는 거예요. 전기꼬챙이를 개의 입에 넣어 감전시키는 방법으로 30여 마리의 개를 도살한 개농장주에 대하여 검사가 동물보호법상 ‘동물학대죄’로 기소했으나, 인천지 방법원이 무죄를 선고했어요. 그러자 저희 PNR 뿐만 아니라, 여러 동물권단체에서도 난리가 났죠.

 1심이 무죄를 선고한 이유는 “축산물 위생관리법에서 가축으로 규정한 동물들과 개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동물보호법 제10조 제2항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6조 제1항에서 규정한 도살방법(특히 전살법)을 이용하여 개를 도축한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물보호법 제10조 제1항의 ‘잔인한 방법’으로 도살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는 거예요.

 하지만, 축산물 위생관리법상 도축, 유통 과정을 정하고 있는 가축과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개’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는 판결은 너무나 비논리적이고(이렇게 되면 어떤 동물도 법에 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도살, 먹을 수 있게 되는데, 이는 동물복지를 심히 해할 뿐만 아니라 인간의 건강에도 치명적 위험을 가져오지요), 축산물위생관리법이 정하는 ‘전살법’은 단순히 ‘전기’를 사용하는 방식이 아닌, 축종별 전압과 자극 위치를 모두 정해놓은 방식이기 때문에 조잡한 전기꼬챙이와 ‘전살법’을 구분하지 못한 것도 매우 문제였어요.

 저희는 위와 같은 의견을 아주 상세히 기재한 의견서를 제출했지만, 항소심은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는데,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판결이 나왔어요. 판결문의 내용이 저희 의견서와 같은 맥락의 내용들이 많아서 뿌듯했던 기억이 나요.

 결국 피고인에게는 유죄가 선고되었고, 현실적으로 현행법상 합법적으로 개를 죽일 수 있는 방법은 없어요. 이제는 정부에서도 정책적으로 ‘개 식용 종식’으로 방향을 잡아 논의를 마무리 하고 있는 단계예요.


Q. 일하시면서 애로사항이나 단점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특히나 예방적 살처분에 문제를 제기하는 인터뷰 기사가 나가면 다짜고짜 욕설 등 악플이 달리기도 해요. 하지만 이젠 익숙해요(웃음). 또한 어떤 정책을 제안할 때 반대 이해관계인이 너무도 명확한 경우, 예를 들어, 반려견 매매 금지에 관한 법률 추진 시 반려견 판매업자들 혹은 개식용 근절을 위한 법안 마련 시 개식용업자들이 악의 섞인 문자를 보내는 경우도 있어요. 그냥 보고 지우죠.


Q. 동물권에 관하여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원 여러분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나 알려드리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지요?

 ‘동물권’이라 하면 ‘반려동물’을 우선 떠올리게 되실텐데, 반려동물에 해당하는 동물은 지구상에 있는 전체 동물의 아주 극히 일부분이 아닐까 해요. 우리가 직접 보지 못하는 농장동물, 실험동물 등 산업현장에 많은 동물이 있고, 이들에 대한 복지문제는 아마도 사회적으로 가장 마지막에 다루어질 문제가 아닐까 하는 비관적인 생각도 있지만, 법적으로 재미있는 쟁점들도 많으니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으면해요.


Q. 서울지방변호사회나 대한변호사협회에 바라시는 점은 없으신지요?

 동물과 관련한 변호사들의 활동은 한마디로 ‘돈이 안 되는’ 것들이에요.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진정성있게 활동하고자 하는 변호사님들이 사실 활동을 ‘지속’ 하기란 쉽지 않아요. 이런 부분을 잘 살펴서 많은 활동 지원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Q. 변호사님 및 PNR의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PNR의 여성변호사님 비율이 높아요. 그런데 저희가 최근 출산, 육아 등으로 2 ~ 3년 정도 활동이 정체되었었어요. 단기적인 플랜은, 다시 분발해서 상근변호사님을 모시는 것, 그래서 이 활동을 해나가고 싶은 변호사님이 생업 걱정 없이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고요, 장기적으로는 법조계 전체적으로 동물 관련 법들이 통일성 있게 정비될 수 있는 학회 같은 것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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