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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규제 일반론

 현행법상 내부거래의 정확한 법적 정의는 아직 없다. 넓게는 거래의 적정성을 담보할 수 없는 특수관계자 간의 거래, 좁게는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하는 법인 간의 거래나 그 법인과 기업집단의 지배자 또는 특수관계자 간의 거래를 의미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간한 『공정거래백서(2021년판)』에 따르면, 2020년 5월 지정된 공시대상기업집단(64개) 계열회사를 기준으로 전체 매출액 중 계열회사 간 매출액과 비율은 각각 196.7조 원, 12.2%로 확인되며, 이러한 내부거래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증가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계열회사 간 내부거래는 수직적 결합에 따른 효율성 증대 · 거래비용 절감과 같은 일부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하나 회사에서 지배주주로의 부의 이전(‘Tunneling effect’)과 오너가(家)의 편법 증여, 부당거래로 인한 경쟁저해, 그로 인한 국민경제 피해 등의 문제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어 정부가 관련 법령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내부거래를 규제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대기업, 재벌 중심으로 짜인 경제체제 아래에서는 기업집단 내 계열회사 간의 거래나 지배주주 등 특수관계자 간 내부거래의 유인이 크므로 이에 수반되는 법적 리스크들을 파악한 뒤 대응방안을 미리 마련해 둘 필요성이 매우 크다. 이에 본 지면에서는 기업집단 내 Legal counsel이나 외부 로펌 변호사들이 내부거래에서 살펴보아야 할 주요 쟁점들을 간략히 정리하여 소개해보고자 한다.


(1) 상법상 이슈 : 회사의 사업기회 유용금지 및 이사ㆍ주요주주의 자기거래 금지

 내부거래 여부와 범위를 결정하는 것은 1차적으로는 이사회 구성원인 이사들, 좀 더 멀리까지 본다면 배후의 지배주주이다. 2012년 개정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를 구체화한 조항으로서 이사가 현재 또는 장래에 회사의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업기회를 이사 2/3 이상에 의한 이사회 승인 없이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이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제397조의2). 또한 개정상법은 이사, 주요주주 및 친족, 자회사 등 일정 범위의 특수관계자들과 회사 간의 거래를 일종의 ‘자기거래’로 사전에 거래의 중요사실을 밝혀 이사 2/3 이상에 의한 이사회 승인을 얻도록 함은 물론 거래의 내용 및 절차의 공정성까지 준수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제398조). 내부거래 추진 시 사업기회 유용금지나 자기거래 금지의무 조항을 위반한 경우 거래의 효력이 문제됨은 물론, 당사자인 이사 및 의사결정에 관여한 이사들의 손해배상책임뿐 아니라 Dart 공시내역 등을 통해 내부거래를 파악한 소수주주들의 위법행위유지청구나 대표소송 제기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상법 위반 여부를 가장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2) 형사상 이슈 : 업무상 배임죄 성립 가능성

 기업집단 내 계열회사 간 내부거래의 경우 우량 상장회사에서 신생 비상장회사, 또는 배후의 지배주주로의 부의 이전·분배를 목적으로 일방 회사에 유리하거나 불리한 조건으로 거래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이러한 내부거래의 의사결정을 한 이사진들은 자신의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다른 계열회사에 이익을 분여한 행위로 평가되어 형법 또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법’)상 업무상 배임죄로 처벌될 우려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형법 제356조, 제355조, 특경법 제3조).

 업무상 배임의 형사 리스크는 내부거래를 추진하는 지배주주 내지 경영진들에게 가장 민감한 사항일 수밖에 없으므로 이들은 내부거래의 전후로 그와 같은 조건의 거래를 할 수밖에 없었던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근거를 토대로 배임의 고의가 없었음을 소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Business Judgment Rule). 다만, 대법원 판례의 법리상 법령을 위반한 이사들의 의사결정에까지 경영판단의 원칙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공정거래법, 세법 등 타 법령의 위반 여부나 위반 가능성까지 함께 검토해두어야 한다.


(3) 공정거래법상 이슈 – 부당지원행위,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금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사업자가 (i) 특수관계인이나 다른 회사와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거나(거래조건·물량 지원행위) (ii) 다른 사업자와 직접 상품·용역을 거래하면 상당히 유리함에도 거래상 실질적인 역할이 없는 특수관계인이나 다른 회사를 매개로 거래하여(이른바 ‘통행세’ 지원행위)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를 지원하는 행위를 불공정거래행위 유형인 ‘부당지원행위’로서 금지하며 위반 시 시정조치, 과징금 부과 및 형사처벌 조항까지 두고 있다(제45조 제1항 제9호, 제49조, 제50조 제2항, 제124조 제1항 제10호).

 추가로, ‘공시대상기업집단’ 내 내부거래의 경우에는 위 일반조항과는 별도로 특수관계인에게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 사업기회 제공행위, 적정한 검증절차 없이 이뤄지는 상당한 규모의 거래행위 등 부당한 이익 제공행위에 대해 별도 조항으로 규제하고 있다는 점도 체크해둘 필요가 있다(제47조).


(4) 세법상 이슈 : 부당행위계산부인, 일감몰아주기ㆍ떼어주기 증여의제

 부당행위계산부인이란 특수관계인 간의 이상(異常) 거래로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될 경우 과세당국이 해당 거래를 부인하여 세법상 과세소득을 재계산하는 제도를 말한다(법인세법 제52조, 소득세법 제41조, 부가가치세법 제29조 제4항). 한편, 국내가 아닌 국외특수관계자 간의 거래에서의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을 소위 ‘이전가격세제’라 하며 별도 세법에서 따로 규정하고 있다(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제6조, 제7조 제1항).

 부당행위계산부인 및 이전가격세제에 따른 과세조정의 기준은 국내거래의 경우 ‘시가’, 국외거래의 경우 ‘정상가격’을 기준으로 판단하는데, 기업집단 내 내부거래의 특성상 세법상의 ‘시가’·‘정상가격’과의 차이가 큰 경우가 빈번하므로 예정된 내부거래의 조건이 ‘시가 등’의 범위 내에 있는지 여부를 사전에 살펴 예상치 못한 과세상 불이익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한편,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이 일감을 몰아주어 수혜법인의 주주 등이 얻게 된 간접적인 이익(일감 몰아주기) 및 특수관계법인이 지배주주와 그 친족이 주주로 있는 수혜법인에 사업기회를 제공하여 지배주주 등이 얻게 된 간접적인 이익(일감 떼어주기)을 증여로 의제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는바(제45조의3, 제45조의4), 계열회사 간의 내부거래로 향후 지배주주 등에게 증여세가 부과될 가능성은 없는지 여부도 놓치지 않고 살펴야 한다(국세청 발간 ‘일감몰아주기·일감떼어주기 증여세 신고안내’ 책자 참조).


내부거래 시 주의사항과 대응방안

 내부거래는 필연적으로 다양한 법률 리스크를 내포한다. 거래의 동기나 내용 측면에서 부당한 내부거래라면 가능한 하지 않는 것이 법률 리스크가 가장 적을 것이다. 다만 꼭 해야만 하는 거래라면 ‘특수관계가 없는 자와 거래할 경우에도 지금처럼 거래할 것인지?’를 생각하며 거래조건을 설정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바람직한 기준이라고 본다(또한, 거래조건을 정할 수 없는 경우 최소한 세법에서 정한 ‘시가’ 내지 외부전문기관에 의해 객관적으로 평가된 가액을 기초로 설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내부거래 추진 시에는 관련 법령 및 사규에서 정한 절차를 준수하여 가능한 투명ㆍ공정한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해당 내부거래가 계열회사에 대한 지원 등으로 오해될 수 있는 자료를 작성·보관하지 않음은 물론, 추후 앞서 본 법적 리스크들이 불거질 가능성을 대비하여 이사회 의사록, 첨부자료 등 그와 같은 내부거래를 추진·결정하게 된 근거자료들을 사전에 충분히 마련해두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채용현 변호사
● 법무법인(유) 대륙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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