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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비의 부담과 운송비용전가대구지방법원 2021.10. 21. 선고 2020가합203705 판결

사건의 개요

 피고는 택시회사로서 택시운전근로자(이하 ‘기사’라고 함) 들이 하루 운송수입금 중 기준운송수입금을 회사에 납부하여 이를 재원으로 고정급을 받고, 나머지 운송수입금은 기사들이 갖는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차량구입비, 유류비, 세차비 등 택시 운행에 드는 비용을 사업자가 노동자에게 떠넘길 수 없게 하는 택시운송사업 발전에 관한 법률(이하 ‘택시발전법’이라고 함) 제12조 제1항(이하 ‘운송비용전가금지규정’이라고 함)이 2017. 10. 1.자로 시행되었는데 피고회사는 그 이전에는 유류비를 기사들이 부담한다는 명시적 규정을 두고 있다가 운송비용전가금지규정 시행 이후에는 운송수입금 중 현금으로 유류비를 LPG 충전소에 입금하여 납부하고 그 외 일정 금액을 기준운송수입금으로 회사에 납부하도록 하였다.

 피고의 기사들인 원고들은 위와 같은 방식이 택시발전법상 운송비용전가금지규정에 위반되었고, 자신들은 사납금제하에서 전체 운송수입금 중 회사에 납부하는 기준운송수입금(이른바 사납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모두 성과급으로 받을 수 있었는데, 운송수입금 중 LPG 사용대금을 충전소에 결제함으로 인하여 그만큼 성과급에 해당하는 임금을 덜 받았다고 주장하며 실사용 유류비에서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을 제외한 금액을 임금으로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판결 요지

 택시운송사업자가 택시운수종사자에게 운송비용을 전가하는 것을 금지하는 택시발전법 제12조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하고, 이를 위반하여 택시운수종사자에게 운송비용을 전가한 이 사건 유류비 부담 약정은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운송회사가 그 소속 운전사들에게 매월 실제 근로일수에 따른 일정액을 지급하는 이외에 그 근로형태의 특수성과 계산의 편의 등을 고려하여 하루의 운송수입금 중 회사에 납입하는 일정액의 기준운송수입금을 공제한 잔액을 그 운전사 개인의 수입으로 하여 자유로운 처분에 맡겨 왔다면 위와 같은 운전사 개인의 수입으로 되는 부분 또한 그 성격으로 보아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

 피고는 택시발전법 제12조 제1항에 따라 피고가 부담해야 하는 유류비를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그에 상당하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판례 평석

 사납금제하에서 택시회사는 직접운송비용뿐만 아니라 간접비용도 모두 운송수입금 중 일부인 사납금에만 반영하여 충당할 수밖에 없다.

 차량구입비, 유류비, 보험료, 기사 및 사무직종사자 인건비, 사무실 및 차고유지비, 기타 조세공과금 등은 보조금으로 충당되지 않는 한 운송수입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 그 운송수입금은 결국 승객이 납부하는 요금이므로 유류비 등 운송비용의 최종적인 경제적 부담의 주체는 승객이다.

 그런데 승객들로부터 받는 운송수입금을 전액 회사가 향유하지 못하고 그중 일부인 사납금만을 향유하는 사납금제하에서는 승객이 운송비용 전부를 최종으로 경제적 부담을 한다는 경제원리가 무너지고 경제적 부담의 왜곡현상이 일어난다.

 운송비용전가금지규정이 실시되자 대부분의 택시회사는 유류비 부담이 늘어난 만큼 사납금을 인상하였고, 국토교통부도 이는 유류비전가금지규정위반이 아니라고 보았다.

 운송비용전가금지규정은 운송비용을 운송수입금으로 회수하는 구조를 넘어서 기사 개인에게 경제적으로 부담하도록 하였는지 여부를 해석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합리적이다.

 피고회사는 유류비전가금지규정이 시행되기 이전에는 기사가 유류비를 부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보아 임금협정에 “LPG 공급비용은 근로자가 부담한다”라는 명문의 규정까지 두었다. 그러다가 유류비전가금지규정이 실시되자 연도별로 당일 운송수입금 중 “LPG 사용금액과 기준운송수입금 76,500원 또는 84,500원”을 회사에 납입하도록 하였다.

 대상판결은 형식적인 용어에만 집착하여 “76,500원 또는 84,500원”이 사납금이라고 보았으나, 택시를 운행하여 얻는 운송수입금 중 회사에 납부하는 금액이 사납금이므로 피고회사의 진정한 사납금은 “LPG 사용금액 + 76,500원 또는 84,500원”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즉, 피고회사는 “정액 + 유류비 실사용액”이라는 변동사납금제를 취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운송비용전가금지규정은 회사가 부담하여야 할 운송비용은 기사들 개인의 경제적 부담으로 하지 말라는 취지의 규정이지, 기사들에게 결제에 관한 사실행위도 하지 말라는 취지는 아니라고 보여진다.

 기사들은 운전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금사원의 역할도 하고 있어 운송수입금으로 받은 현금을 가지고 있다. 기사들은 운행하다가 충전소에 들러 충전을 하면서 택시요금으로 받은 돈을 가지고 현금으로 보관금을 맡긴다. 충전소는 그 돈을 택시회사에 전달해주고, 나중에 회사에서 일괄결제해주었다.

 기사들이 충전소에 건네는 현금은 승객들로부터 받은 택시요금이고, 그 돈은 원칙적으로 회사소유이므로, 기사들의 사비라고 할 수 없다. 기사들은 승객들로부터 택시요금으로 받은 돈을 가지고 회사를 대신하여 결제과정 중 일부에 대한 사실행위를 하는 것이다.

 대상판결은 사납금제하에서는 운송수입금 중 사납금을 초과하는 금액은 모두 기사의 성과급인데, 운송수입금 중 충전소에 지급한 금액 상당을 성과급으로 덜 지급하였다고 보아 임금을 추가로 지급하도록 하였으나, 이는 피고회사의 진정한 사납금이 고정금액만으로 구성되지 않고 “고정금액 + 실사용 유류비”로 정해진 것을 간과한 것이다.

 또한 사납금제에서 운송수입금 중 사납금을 제외한 돈은 기사의 성과급이라는 막연한 전제하에 운송수입금의 정산 전 소유권 귀속을 정치하게 구분하지 못하고 임금이 덜 지급된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는데, 이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판단으로 보인다.

오승원 변호사
● 법무법인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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