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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홍 변호사 인터뷰 녹색법률센터

Q. 안녕하세요, 바쁘실 텐데 시간 내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연수원 전부터도 녹색연합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했었고, 사법연수원에서도 중단되었던 환경법학회도 다시 만들기도 하면서 녹색연합 산하 녹색법률센터에서 활동해 온 사법연수원 36기 최재홍 변호사라고 합니다. 연수원 수료 후에는 건국대에서 환경법 관련 강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사법시험 3차 면접 때 환경운동하려고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했더니 부장검사인 면접관분이 환경운동 활동가를 하지 왜 변호사를 하려고 하냐고 물어보셨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Q. 환경 문제를 위한 변호사로서 활동하고 계신데, 어떻게 해서 환경 문제 관련 활동을 하시게 되었나요?

 산을 너무 좋아해서 산에 다니던 중 환경이 훼손된 모습들을 보고 생각이 참 많았습니다. 93년도 겨울 치악산에 갔다가 거기 인명구조대 대장님과 둘만 잠을 자게 되었는데, 당시 제가 산에 관심이 많아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중 대장님이 ‘동생이 산을 위해서 일하다 보면 언젠가 산이 동생 옆에 와 있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신 것이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제가 법대였으니까 변호사가 되어서 법적으로 환경 관련 활동을 해보자고 결심한 후 여기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Q. 녹색법률센터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제가 사법시험 준비하면서 절에서 공부하던 98년도경에 신문을 받아 보다가 그 당시 환경소송센터라는 명칭으로 녹색법률센터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오신 변호사님이 국내에서도 소송이라든지 법제도 측면에서 환경운동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녹색연합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게 되었고, 이후 새만금 미래세대 소송에서 자원봉사활동 등을 하며 관련 활동들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죠.

 녹색법률센터는 이병일 소장님과 운영위원 19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과 함께 입법운동이라든지 제도개선 운동도 하며, 현안이 발생하면 지역 주민들을 만나 소송도 진행합니다. 자동차 배기가스에 의한 천식 피해 관련 서울 대기 오염 소송, 제철소 대기 오염 피해 관련 소송,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제도개선 용역 등을 진행하고, 변호사들끼리 만나서 관심 영역도 찾고 같이 수행하고 있어요.

 현재 제가 속해 있는 법무법인 자연도 녹색법률센터운영위원님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로펌입니다. 3년 정도 같이 활동했던 변호사님들이 뜻을 모았고, 환경에 관심 있는 젊은 변호사님들의 인큐베이팅도 같이 하고자 했지요.

 녹색법률센터에는 환경에 관심 있는 변호사님들이 스스로 찾아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외에도 환경법률센터라고 환경운동연합 산하에 있는 단체가 변호사분들이 모여서 활동하는 단체가 있고, 환경정의시민연대 쪽에서도 변호사분들이 모여서 별도의 센터처럼 운영하고 있습니다. 민변 환경보건위원회도 있네요. 하지만 환경 관련 중요 사건이 있을 때에는 관심 있는 변호사님들이 국민소송대리인단 등을 구성해서 함께 진행하는 경우도 많아서 대부분 서로 다 아는 사이입니다.


Q. 하시는 업무가 전부 환경 사건은 아닐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저의 경우 일반 사건 60%, 공익 사건이 40% 정도로 평소에는 일반 사건을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익 사건도 하다 보면 선순환 구조로 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활동하다 보면 지역 주민분들이 사건을 소개해 주시기도 하고, 지역 주민분들의 자녀분들이 도시에 나가있다 보니까 그분들이 또 사건을 소개해 주시기도 합니다. 폐기물매립장 거부처분 취소소송처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소송할 때 저희에게 의뢰를 할 때도 있고요. 한 번은 폐기물사업자가 저를 찾아와서 군 상대로 소송대리를 해달라고 해서 거절한 적도 있었는데, 그렇게 돌려보내자 결국 소송에서 상대방으로 만났어요(웃음).


Q. 환경 문제에 대한 법률 대응에 관하여도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패소 전문 변호사라고들 합니다(웃음).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 등 유해 물질 노출로 인한 건강 피해는 특이성 질환이 아닌 이상 소송을 통해서 승소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인과관계 입증이 어려워서 배출기준 초과인 경우에만 위자료 정도가 인정됩니다. 하지만 그런 소송들이 반복되다 보면 현재 제도상의 한계 부분을 드러내는 효과는 있어요. 이러한 제도적 한계들을 지속적으로 제기한 결과 가습기피해자구제법에서는 역학적 인과관계가 인정되고 환경부가 피해질환으로 인정한 경우에는 인과관계를 추정하도록 좀 더 구체적인 입법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법원에서 이러한 인과관계 추정규정을 어떻게 적용할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할 것 같아요.

 다들 잘 아시는 밀양 송전탑 사건에서도 10년 넘는 투쟁 기간에서 송전탑주변지역지원에관한법률도 제정되고, 헌법소원도 하면서 제도개선으로 끌고 가기도 했습니다. 골프장 관련 사건도 국민권익위원회 제도개선팀과 협의해서 골프장이 국토계획법상 도시계획시설사업이 될 수 없도록 도시계획시설의 결정구조 및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 권고를 하였고, 국토부가 해당 권고를 수용하기도 하였습니다.

 골프장 설치 근거 법률이었던 국토계획법 관련 규정에 대해 헌법소원을 통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이끌어내기도 했어요. 대부분 패소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런 경험들이 환경 관련 일을 계속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거 같네요. 물론 최근에는 지자체가 개발행위신청을 거부하면서, 관련 소송이 제기되면 지자체를 대리해서 사건을 진행하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지자체장의 지역환경 등 고려한 거부처분은 적법하다는 판단을 받는 경우가 많아진 것도 새로운 경향이기는 합니다.


Q. 공익 소송을 하시는 경우 소송비용은 어떻게 충당하시나요?

 소송비용은 지역 주민들로부터 지원받는 경우도 있는데, 전에는 공익 소송을 비용을 따로 안 받고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단체에서 모금활동을 통해서 기금을 마련해서 진행을 많이 하지요.


Q. 많은 일들이 기억에 남으시겠지만, 그래도 하셨던 일 중에 특별히 더 기억에 남거나, 보람 있었던 일이 있으신지요?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역시 골프장 건으로 2010년경 헌재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았을 때입니다. 회원제골프장은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아님에도 강제수용권한이 주어지는 국토계획법의 위헌적 요소에 대해서 기자회견도 하면서 최후의 수단으로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쉽지 않을 것을 알고 있어 별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선고 당시에 헌법불합치 선언이 되었을 때는 정말 보람되고 뜻 깊었네요.


Q. 일하시면서 애로사항이나 단점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주민들과 같이 활동을 할 때, 주민분들께 소송이 어렵다는 점을 말씀드려도 변호사를 통해서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이 억울함을 풀어 줄 거라는 생각을 많이들하세요.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앞에서도 패소 전문이라고 말씀드렸지만, 그럴 때 주민분들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마음이 좀 그렇지요. 밀양 송전탑 사건 때에도 행정대집행으로 송전탑 설치부지에 주민들이 세운 움막을 강제철거한다고 하여 서울에서 10명의 변호사가 밤에 급히 내려갔는데도 변호사로서 할 수 있는 한계가 많다고 느껴졌습니다. 주민과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사후적인 소송의 결과의 한계가 있다 보니까 그럴 때 자괴감도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패소의 무게를 같이하는 변호사들과 나누어서 지니까 좀 낫습니다.

 그 와중에 할 만큼 했다고 이해해 주시는 주민분들도 있어서, 가을만 되면 전국에서 농산물 선물이 참 많이와요(웃음). 죄송하고 감사하지요.


Q. 녹색법률센터를 비롯해서, 앞으로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거나, 환경을 위한 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 변호사님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나 알려드리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지요?

 요즘에도 젊은 변호사님들이 환경에 관심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전통적인 환경 이슈 외에도 최근에는 동물권, 기후변화 쪽으로도 많이 관심이 있는 것 같아요. 기후솔루션, 플랜 1.5 변호사그룹 등의 단체들은 변호사님들이 메인 상근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해서 매우 고무적입니다.

 법이론적으로 환경 분야는 특수 분야라서, 변호사가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특히 건강피해의 경우 인과관계의 문제 때문에 전문가 그룹과 연계해야 하고, 환경행정 같은 경우는 오염물질 배출저감 기준 등의 프로세스를 잘 아는지 여부에 따라 소송 진행 방향도 달라지기 때문에 피해 발생 현장도 찾아가서 주민들과 대화도 하고 관련 행정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게 되면 좀 더 용이합니다. 그게 안 되면 증거수집부터 해서 소송진행과정에서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죠.

 그리고, 토양오염 문제도 이슈가 커지고 있습니다. 도심지 주유소 폐업 시 유류 오염에 따른 토양 오염도 매매 시 중요하거든요. 아직까지는 이 부분을 전문적으로 하는 분이 별로 없으신 것 같아 블루 오션이 아닌가 합니다.


Q. 서울지방변호사회나 변호사협회에 바라시는 점은 없으신지요?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는 녹색법률센터를 통해서 환경소송매뉴얼 작업 강연도 했었습니다. 환경에 관심있는 변호사에게 안내하는 자료로서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능하다면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중요 사건에서 증거 수집 관련 감정 전문가 그룹과 연계를 해주거나 프로보노와의 네트워크 연결, 비용 지원 등을 해주시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일본 같은 경우는 공해 사건 소송으로 확보된 기금으로 다른 사건에 대한 소송을 지원하기도 하는데, 공적인 변호사회나 변협에서 이런 부분을 해주신다고 하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변호사회에서 환경 이슈 관련 피해 구제나 조사와 관련해서 보도자료를 내 주시는 것만 해도 법적으로 피해자들에대해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니, 관심을 많이 가져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변호사님 및 녹색법률센터의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빨리 변호사를 그만두고 산에 가고 싶습니다(웃음). 바쁘다 보니 오색 케이블카 사건 현장조사 겸 산에 갔었고, 지리산 산악 열차 현장조사를 겸해서 겨우 등산을 가고 있네요. 오색 사건 때에는 설악산 대청봉에서 기자회견을 하자고 뜻을 모아서 10명 정도가 플래카드를 짊어지고 대청봉에 올라가서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4대강, 설악산도 그렇고 자기 스스로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확신이 있어야 그걸 토대로 법원을 설득할 수 있는데, 문제가 생겨야지만 산에 간다는 것이 저로서는 참 슬픈 일입니다.

 저희 쪽에서도 환경이라는 큰 틀로 변호사들과 만나고 했었는데, 점차 분야가 구체화되고 있어요. 관심은 있지만 변호사 활동이 바빠서 참여 못 하는 분들도 많은데, 후배변호사들 중에 특정 분야에 전문가로서 활동할 수 있는 분이 있으면 인큐베이팅도 하면서 같이 성장해 나가는 탄탄한 환경운동 변호사 그룹을 만들고 싶은 것이 제일 큰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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