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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퀄라이저

 이번에 나갈 영화는 2015년 1월에 개봉된 <더 이퀄라이저 1>이다. 다들 알겠지만 이 영화의 후속작인 <더 이퀄라이저 2>도 나와 있는 만큼 기회가 되면 다음에 속편에 대한 소개도 할까 한다. 먼저 영화 제목인 [Equalizer]라는 단어의 뜻부터 살펴보자. 이 단어의 기본형인 ‘Equal’은 우리말로 ‘평등한, 균등한, 공평한’이라는 의미임은 누구나 쉽게 알아챌 것이다. 그리고 ‘이퀄라이저’는 바로 ‘균형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또 이 단어를 우리는 어디서 들어보았을까? 바로 축구이다. 축구에서는 ‘이퀄라이저’를 ‘동점 골’이라고 표현한다. 한편, 음향기계장치에도 ‘이퀄라이저’라는 단어가 사용된다. 즉 EQ, 앞 글자만 따면 스피커 등 음향효과장비에서 많이 보이는 이 단어가 바로 이퀄라이저인데, 특정 주파수를 보정하거나 기계를 거쳐서 스피커로 나오는 소리의 음색을 조정하는 장치이다. 이번에 소개할 영화 제목인 ‘이퀄라이저’는 ‘세상을 평등하게 바로잡는 심판자’이자 ‘서양판 <아저씨>’라고 이해하면 이해가 빠를 듯하다.

 주인공은 누구나 믿고 보는 명품 배우인 덴젤 워싱턴으로, 이 영화는 그가 주연으로 출연한 대표적인 액션 범죄 스릴러물이다. 통쾌한 복수, 사이다 같은 시원함이 그리운 날에 딱 보기 좋은 영화가 이번 영화가 아닐까 한다.

 줄거리를 보자. 전직 미 해군 최고 특수부대 요원이었지만 아내와 사별한 후 불면증(특수요원으로서의 직업적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주인공 ‘로버트 맥콜’은 과거와 단절하기 위해 폭발 사고로 죽은 것처럼 위장한 채 미국 동부 보스턴에 있는 홈마트에서 낮에는 직원으로 일하며 평범하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새벽 2시만 되면 어김없이 잠에서 깨는 맥콜은 더이상 잠 못 드는 그 시간이 돌아오면 늘 책 한 권을 들고 동네 카페로 향한다. 가족도 친구도 없는 그는 아내가 유언으로 남긴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소설 100권’을 모두 읽는 것이 유일한 삶의 목표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러시아 출신의 어린 콜걸 테리(클로이 모레츠)가 말을 건넨다. “무슨 책이에요?” “…정의의 기사 이야기지. 기사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 사는...”, “내가 사는 세상과 똑같네요...” 늦은 새벽 시간까지 무료하게 전화를 기다리다 벨이 울리면 대기하고 있던 리무진에 오르는 콜걸 테리와 매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공유하던 로버트는 묘한 동질감을 느끼며 가까워진다. 매번 식당에서 만나 짧지만 진솔한 고민을 들어주는 사이가 된 테리는 이제 그의 삶의 또 다른 일과가 된 것이다. 그러던 중 마피아 조직원들이 테리를 끌고 가고 며칠 동안 테리는 카페에 보이지 않게 된다. 그리고 로버트는 얼마 후 심한 폭행을 당해 병원에 누워있는 테리를 보게 된다. 테리는 맥콜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맥콜은 세상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범죄 조직의 본거지로 가 자신의 전 재산을 주면서 테리를 매춘 조직에서 풀어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조직원들이 이런 맥콜이 가소롭다며 단번에 거절하자 맥콜은 심판자로서 이 조직원들을 눈 깜짝할 사이에 모두 처리해버린다. 로버트는 사망한 것처럼 위장한 채 은둔의 삶을 살아가며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이웃들을 도와주면서 더 이퀄라이저를 맞추며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로버트가 자신의 조직원들을 쓸어버리자, 영화 속 악의 축인 러시아 마피아 조직 보스인 푸쉬킨이 러시아 특수부대 장교 출신인 매스터스에게 로버트를 제거하라고 지시한다. 매스터스 일당은 로버트의 집까지 찾아왔고, 자신의 정체를 들킨 로버트 역시 최후의 결전 준비를 하게 된다. 조직들은 그를 죽이려고 계속 추격하고 있었고, 그는 멕시코로 도망친 것으로 위장을 하게 되지만 KGB 출신이었던 푸쉬킨은 속지 않았다. 로버트는 그가 근무하던 정보국에 잠시 들러 옛 동료 수잔(속편에서도 등장함)을 통해 푸쉬킨에 관한 모든 정보를 빼냈고, 알아낸 정보를 통해 푸쉬킨이 운영하는 사업장들을 습격하여 이들 관련 범죄조직원들과 해당 시설들을 모두 휩쓸어버린다. 그렇게 영화는 결말을 향해서 달려간다.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분노한 푸쉬킨은 매스터스를 더욱 압박하였고, 로버트는 너무나도 당당하게 매스터스가 저녁밥을 먹고 있던 식당을 먼저 찾아가 경고한다. 이에 더욱 화가 난 매스터스는 로버트가 낮에 일하던 마트 직원을 인질로 삼고 그를 죽이려고 한다. 하지만 전직 특수부대 동료였던 랠리의 도움을 받아 로버트는 이들을 모두 구하게 된다. 너무 열심히 싸운 덕에 로버트도 부상을 입게 되지만 그는 지치지 않고 매스터스를 처리하고 러시아에 있는 푸쉬킨의 대저택까지 찾아가게 된다. 푸쉬킨은 그를 무시하지만, 로버트가 조작한 간단한 함정에 속아서 목욕탕에서 전기에 감전되어 너무나 허무하게 죽게 되면서 영화 <더 이퀄라이저 1>은 막을 내린다.

 <더 이퀄라이저>라는 영화의 키워드는 ‘전개가 빠르고 시원하다’이다.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영화 <존 윅>과도 일부 흡사하지만, 복수에 불타오르는 존 윅과 다르게 로버트는 훨씬 정적이며 영화 중간마다 로버트의 소시민적 삶과 섬세한 부분을 보여주며 어떤 정의로움을 느끼게 한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평소 철저히 정리정돈을 하고 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강박적 모습을 보여주는데, 처음부터 무작정 나서서 사람을 구하는 슈퍼히어로가 아니라 자신이 정한 선이 존재하고, 그걸 넘는다면 구제 가능 여부에 따라 살리느냐 죽이느냐를 결단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 매춘부 테리 알리사를 구하기 위해 포주 슬라비를 찾아가서 위와 같이 살릴지 죽일지에 대한 테스트를 통해 결국 죽이기로 결심하면서 조직원 4명에 대한 살인 시간을 16초로 외치지만 실제로는 19초가 걸리자 쓴웃음을 짓기도 하며, 슬라비가 죽을 때까지 친절하게 숫자를 세주는 강박증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 어찌보면 킬러이기 이전에 사이코패스적인 인간의 면면을 영화는 보여주기도 한 것이다.

 한편, 영화감독인 안톤 후쿠아 감독은 유명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로 MTV 최고 뮤직비디오상을 수상한 바 있는데 이런 화려한 영상미와 탁월한 연출을 눈여겨본 오우삼 감독에 의해 <리플레이스먼트 킬러>로 감독 데뷔를 하였다. 그는, 이 영화로 평단으로부터 ‘홍콩 느와르 액션을 할리우드 스타일로 재창조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감각적인 영상에 강렬한 전투신 등으로 액션 연출에 강한 감독으로 알려진 그가 <더 이퀄라이저>에서 선보이고자 하는 액션은 <아저씨>와 같이, 무술스럽지 않고 직설적이며 스트리트식의 매끄러운 액션이었다고 한다. 영화 속 스턴트 장면을 총괄한 코디네이터인 키이스 울라드는 이를 위해 자신의 특수부대 경험을 바탕으로 배우가 직접 소화할 수 있는 액션을 만들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고도 한다. 대부분의 액션을 마주하는 방식으로 짰기 때문에 관객들은 영화 속 액션의 95%에 달하는 장면에서 대역이 아닌 덴젤 워싱턴의 액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그는 촬영 한 달 전부터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트레이닝을 받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이퀄라이저의 핵심 장면은 주인공 로버트 맥콜이 영화 속에서 일반적인 무기인 총을 사용하지 않고 손에 잡히는 것을 활용한 실용 액션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테이블 위의 재떨이, 꽃병, 유리잔, 책, 와인오프너 등 액션이 펼쳐지는 장소에 놓인 사물을 최대한 이용해 효율적으로 적들을 제압하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영화 서막에 등장한 와인오프너를 이용한 킬러 액션으로 정말 압권이었다. 단 2초 만에 주위에 사물과 상황을 파악하고 이를 역으로 이용해 자신이 기준으로 삼은 시간 안에 적들을 무력화시키는, 총을 멀리하는 인물임을 확실하게 드러냄과 동시에 고도로 훈련받은 사람들만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을 더해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몰입하게 하는 효과를 더했다.

 세상을 바로잡는 심판자, ‘이퀄라이저’, “법이 지켜주지 않는다면, 내가 한다!”, “악한 세상을 향한 정의로운 폭력”으로 대리만족을 얻고 싶다면 꼭 보기를 추천한다. 왜 이제야 봤나 싶을 정도로 재미있던 액션 영화로 넷플릭스에서 1, 2편을 몰아서 보고 그 이후에도 스트레스를 풀고 싶을 땐 유튜브에서도 요약본을 보곤 했던 영화 <더 이퀄라이저>를 아직 꽃샘추위가 매서운 이 봄날 아닌 봄날에 꼭 보길 추천해 본다.

성중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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