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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 1.5 박지혜 변호사 인터뷰

Q. 안녕하세요, 바쁘실 텐데 시간 내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사단법인 플랜 1.5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지혜 변호사입니다. 2017년 녹색법률센터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이후부터 환경 분야의 공익 활동을 전업으로 해오고 있습니다. 저는 녹색법률센터에서 2018년에 대규모 석탄발전소 건설사업에 대한 취소소송에 나서게 된 것을 계기로 에너지 · 기후 분야 활동에 주력하고 있네요. 최근 몇 년간은 석탄발전소의 빠른 퇴출과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한 활동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전국적인 연대체인 ‘석탄을 넘어서(Korea Beyond Coal)’ 활동에 힘을 쏟기도 했습니다.


Q. 플랜 1.5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플랜 1.5는 이전 단체(기후솔루션)에서 함께 활동하셨던 윤세종 변호사님, 권경락 활동가님과 함께 설립한 비영리 사단법인입니다. 작년 5월에 창립총회를 하고 8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플랜 1.5에 변호사가 둘이나 되지만 법률가단체이기보다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환경단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이제는 기후정책의 큰 정책목표가 정해졌기 때문에 정책목표의 이행을 위해 세부적인 정책이 큰 정책목표에 맞게 잘 조정되는 것이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했고, 플랜 1.5도 그러한 점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시민사회에서 기후 · 에너지 캠페인이 더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환경단체 이외의 시민단체들(노동단체, 소비자단체, 인권단체 등)과도 관계를 맺고 기후운동을 널리 확산하고자 하며, 이러한 운동과정에서 필요한 법적 조력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청소년기후소송의 사례와 같이 소송 등 법적인 수단도 적절히 활용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자 하는 단체입니다. 참, 플랜 1.5는 지구평균기온 상승을 1.5도에서 막아 보자는 뜻에서 붙인 이름입니다(웃음).

석탄발전 중단과 관련한 토론회(2022년8월)


Q. 온실가스와 기후문제에 관한 변호사로서 활동하고 계신데, 어떻게 해서 이런 활동을 하시게 되었나요?

 조금은 관념적인 얘기일 수도 있는데요, 본래 환경 문제에 주목하게 된 것은, 우리가 살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대표적인 사례가 생태적 가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온실가스 문제는 특히 우리의 생산과 소비 활동전반과 아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에너지를 사용하는 모든 활동이 온실가스를 발생시키기 때문이죠. 그래서 기후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고, 더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으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에요. 그러한 방식으로 기후문제가 제대로 해결된다면 많은 환경 문제가 함께 해결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처음 환경변호사 일을 시작하면서 대리하게 된 석탄발전소 사건이 계기가 되긴 했습니다. 녹색법률센터에서 진행한 석탄발전소 허가 취소소송(주변 지역 주민들의 제3자 소송)을 대리하면서 온실가스 감축 관련 내용이 허가 시에 왜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지 저도 많이 들여다보게 되었고 문제의식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Q. 우리나라의 온실가스나 기후문제는 국제적 기준에서는 어느 정도 수준이고, 부족한 점이나 잘된 점은 무엇인지요?

 우리나라는 제조업 강국이라서 온실가스 배출 대국입니다. 지난 수십 년간의 산업화 과정에서 온실가스배출이 꾸준히 증가해왔고, 그 결과로 연간배출량으로는 전 세계 10위권 안에 들고, 누적배출량으로도 17위라는 통계가 말해주듯 역사적 책임도 만만치 않아 꼭 감축 책임을 이행해야 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그래서 꾸준히 국제사회에 온실가스 감축하겠다는 약속을 해왔고요. 국제적인 논의에 참여하고 약속을 제시했다는 것은 잘된 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도 그간 온실가스 감축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해 오지는 못했습니다. 2009년에 2020년 감축목표(5억 4천 3백만 톤)를 선언했지만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 한해도 빠짐없이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했고, 2019년 UNEP(UN환경계획)에서는 한국을 파리협정의 이행을 위해 감축 노력 이행이 필요한 7개 국가 중 하나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2020년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6억 5천만 톤 정도였는데, 이는 2020년 감축목표를 무려 1억 톤 이상이나 초과한 수치였고요.


Q. 우리나라의 온실가스나 기후문제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2021년 11월에 강화된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수립되었어요. 강화된 감축목표에 따라 현재는 연도별 · 부문별 감축목표가 제시되어야 하고, 산업과 수송, 전환 부문 등 주요 배출 부문의 감축을 유도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이 조율되어야 하죠. 기존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폐지하고 새로 제정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 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라 다가오는 3월까지 위와 같은 내용을 담은 탄소중립 기본계획이 수립되어야 하는데요, 이 계획이 제대로 세워져야 할 것 같습니다.


Q. 기후소송도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후소송은 무엇이고, 그동안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요?

 지난 2020년 3월에 청소년들이 대한민국 정부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미약하여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므로 위헌이라는 취지의 헌법소원을 제기할 때 저도 기후솔루션에서 대리인으로 참여하였습니다. 위 헌법소원에서는 크게 세 가지 문제를 제기했는데요, 2020년 감축목표의 불이행, 2030년 감축목표의 미흡함, 이를 규율하는 당시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의 문제입니다. 이후로 청구인 청소년들의 기후운동은 청소년기후행동이라는 단체의 탄생으로 이어졌고, 최근 아기 기후소송까지 2건의 헌법소원이 더 이루어지는 등 기후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확산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미흡하지만 2030년 감축목표를 한 차례 상향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유사한 사건들이 해외에서는 승소로 이어진 바 있어서(네덜란드 우르헨다 사건, 독일 연방헌재 위헌결정, 프랑스 세기의 사건 등), 3건의 우리나라 헌법소원에 대해서 한국의 헌법재판소에도 전향적인 판결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회 토론회 발표 사진(2022년 11월)


Q. 산업통상자원부나 국회를 통하여 국가의 정책에도 관여를 하시는지요?

 ‘관여’라고 부르기는 미약한 수준이지만, 중요한 정책들에 의견을 내고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해당 내용을 플랜 1.5의 ‘기후제안’, ‘기후현안’이라는 이슈페이퍼 형태로 발간하여 널리 알리는 활동도 병행하고요. 저희 홈페이지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결국 정책결정 과정은 줄다리기와 같다고 생각하는데요, 환경 이익은 분산된 이익이고 제대로 된 대변자가 없기에 산업적 이익이나 단기적인 경제적 이익에 손을 들어주는 결과가 나오기 쉽죠. 그러한 줄다리기에서 환경이익을 대변하는 쪽에 조금 더 힘을 보태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저희 단체가 신생단체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고 정책 관여 활동 경험이 부족해서 정부와 소통하는 채널을 만드는 작업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기후 이슈가 국가적 우선순위에서 많이 밀려나 있는 상황이라 더 열심히 활동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그 밖에 기후문제에 대한 플랜 1.5의 법률 대응이나 활동에 관하여도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외에 다른 시민사회단체의 기후운동에 대한 법률적 조력자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신규석탄발전 중단에 관한 입법청원 성공을 계기로 관련 법률안(신규석탄발전금지법) 작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기후소송과 관련하여서도 또다른 의미 있는 시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도 모색하고 있고요. 재작년 네덜란드에서 기업을 상대로 온실가스배출량 감축을 명령하는 판결이 나왔는데, 이러한 유형의 소송이 우리나라도 가능할지 고민해보고 있습니다.

취소소송을 추진했던 삼척석탄발전소


Q. 많은 일들이 기억에 남으시겠지만, 그래도 하셨던 일 중에 특별히 더 기억에 남거나, 보람 있었던 일이 있으신지요?

 가장 인연이 많았던 사건은 역시 신규석탄발전소취소소송입니다. 소송은 졌고 발전소 건설도 아직 진행 중이지만,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해상공사 중단, 회사채전량 미매각 등 여러 가지 자그마한 승리의 순간들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기후문제, 석탄발전소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내는 성과가 있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Q. 일하시면서 애로사항이나 단점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환경사건을 하면서 법정에서 이겨본 경험이 별로 없네요(웃음). 아직 제 역량이 부족하고, 또 관련 실무가 발전이 더딘 탓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환경법 공부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2020년부터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환경구제법 강의를 맡아서 법으로 환경을 보호하는 일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고 앞으로 할 일들을 고민하는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박사학위논문을 ‘기후위기 시대의 기후 · 에너지법’이라는 단행본으로 발간하였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 번 읽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Q. 플랜 1.5를 비롯해서 앞으로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거나, 환경을 위한 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 변호사님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나 알려드리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지요?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으시고 직접 활동하고 싶으시다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녹색법률센터에서도 함께할 변호사님들을 항상 모시고 있습니다. 녹색법률센터 운영위원회에 참여하시면 실무와 병행하여 공익사건들을 함께 수행하실 수 있습니다. 시간을 내기 어려우시다면 저희 단체를 비롯한 환경단체를 후원해 주셔도 큰 힘이 됩니다. 저희 플랜1.5도 여러 기후재단이나 개인의 후원으로 유지되고 있으니까요.


Q. 서울지방변호사회나 대한변호사협회에 바라시는 점은 없으신지요?

 공익전업변호사에 대한 지원이 다시 부활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공익인권라운드테이블 처럼 환경단체와 관심 있는 변호사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의미 있는 공익활동 촉진을 위해서 더 노력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변호사님 및 플랜 1.5의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당장 큰 변화를 꿈꾸기보다는 조금씩, 한 단계씩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공익 환경법 단체들이 꾸준히 활동하면서 함께 변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러한 활동 기반을 만드는데 제 역할을 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 인터뷰/정리 : 고정욱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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